사람을 섬기는 고통스러움

글쎄,
이게 하나님께서 나를 다루시는 독특한 방법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어떤 한 사람을 섬기는 일을 하게되면,
하나님께서는 정말 부지런히 나를 들들 볶으신다. -.-;

그냥 좀 편하게 넉넉하게 열심히 성경공부나 잘 할 수 있게 해 주시면 좋으련만…
대개 다음의 한가지를 겪게 된다.

– 몹시 다른 일로 바쁘게 된다. 뭐 이거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다기 보다 사탄이 그렇게 만든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하나님께서는 너무 자주 의도적으로 나를 이런 상황 속에 넣으시는 것 같다. 그리곤 나로 하여금 깊이 갈등하게 하신다.

– 삶의 어떤 부분이 잘 안풀리게 하신다. 경제적으로 여럽게 되기도 하고, 인간관계가 어렵게 되기도 하고, 건강의 문제, 직장의 문제 등 어떤 부분에 어려움을 주신다. 나는 에이씨.. 이럴때 좀 하나님께서 이런것들을 잘 풀어주셔서 내가 성경공부에 좀 집중하게 해 주시면 안되나… 그런 생각을 해보지만….

– 내가 섬기는 사람의 아픔을 유난히 깊게 느끼게 하신다. 그래서 그 사람의 아픔의 이야기를 들을때, 대단히 고통스럽게 된다. 어떤땐, 성경공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차를 타고서는, 마음이 막막하고 힘들어서, 금방 시동을 걸지 못한 채 한 10여분 숨을 고르고 나서야 운전을 할 수 있을 만큼 무겁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고통을 겪으면서, 신기하게 하나님의 마음과 연결됨을 경험하곤 한다.
고통 때문에 기도를 하다가 번쩍 눈이 뜨이는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내가 섬기는 사람의 아픔을 마음에 두고 기도하게 되기도 한다.

성경공부를 준비할 때나,
혹시 어쩌다 설교를 준비할때…
하나님께서 그렇게 볶으시면…
하나님, 너무하십니다… 그렇게 볼멘 소리를 해 보지만,
뭐 그분은 내가 뭐라고 해도 늘 꿈쩍도 않으시니…

크리스 라이트에 대한 비판적 생각

나는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사상에 대하여 제대로 평가할 만큼 잘 알지 못한다.
거의 20년 전에, ‘현대를 위한 구약윤리’ 한권 책 읽은 거랑,
비교적 더 최근(?)에 ‘하나님의 선교’ 책 한권 읽은게 전부다.
그나마 최근에 K 간사들이 열심히 읽으며 스터디 하고 있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선교’는 서문도 읽지 못했다. -.-;
(그러므로, 혹시 이 글을 읽는 K 간사들을 비롯해서, 크리스 라이트에 대해 좀 잘 아시는 분들이 comment를 해주시면 참 좋을 것 같다 ^^)

그런데,
어제 아침, 한국에서 내 동생이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관점에 대해 비판적/회의적 질문 하나를 이메일로 보내왔다.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창 18:19을 설명하면서 말하는 “선택-윤리-선교”의 설명 (하나님 백성의 선교는 ‘하나님의 도’라는 윤리적 기준에 따라 사는 공동체가 되어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을 성취하시고 열방에 복을 가져다주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너무 윤리학자적 입장일까? 아니면, 하나님의 은혜로 성령의 능력으로 그렇게 살아낼 수 있다고 해석해도 될까?

오빠도 알겠지만, 총체적 선교(전도 이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전도에 치우친 선교를 벗어나도록 말하는 책이라… 복음 전도의 ultimacy는 인정하지만 priority를 강조하면 relevance를 잃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말 자체에 동의는 되지만
윤리적 기초에 따라 공동체가 자라가야만 언약이 성취된다는 해석은 너무 지나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나도 사실 이 의견에 많이, 깊이 공감한다. ^^

이분이 기본적으로 구약학자이시기 때문에,
구약의 언약의 백성에게 주어진 윤리적 강령과 선교적 하나님을 통합시키면서 그런 framework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나도 역시 매우 탁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동의도 하는데…)

그러나,
자칫

  • – 언약과 윤리를 너무 긴밀하게 연결시켜 놓아서 은혜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점
  • – 실제로 선택-윤리-선교로 이어지지 않았던 반례들이 대단히 많이 있다는 점 (한국 교회 초기 선교만 해도 그렇지…)
  • – 이런 접근이 궁극적으로 균형잡힌 하나님 나라의 시각과 선교적 시각을 세워주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선교/전도 자체에 대한 열정을 식게 만들지는 않겠느냐는 실질적 우려

등등이 사실 내게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