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친구 (1)

대학때와 대학원시절,
친하게 지냈던 친구 하나가 금요일 밤 늦게 text를 보냈다.

이 친구는,
내가 대학 4학년때와 한국에서의 대학원 시절 가장 가깝게 지냈던 친구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함께 캠퍼스주변을 조깅하고,
함께 QT를 하고,
아침을 함께 먹고,
각자 실험실로 일하러 갔다.

그리고 밤 늦게,
다시 만나서 하루가 어땠는지를 이야기하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들에 대해 나누었다.

석사 1년차때,
하나님께서 갑자기 이 친구와 내 마음을 막 흔드셔서,
대학 신입생들을 모아서 성경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주셨었다.

그래서,
대학 1학년 기숙사를 방마다 다니며 방문을 노크하고 들어가서 신입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중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모아서 우리끼리 성경공부를 시작했었다.
(지금도 나는 비교적 introvert 이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더 introvert 였다. 그런 식으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거의 terrifying한 것이었는데, 그런 용기를 갖게 되었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같은 교회에서 청년부를 함께 섬겼고,
함께 성가대를 섬겼고,
함께 지체부자유 고아들을 돌보는 일도 했었다.

주말에 마음이 맞으면,
몇명이 함께 누군가의 기숙사 방에 모여,
새우깡 한봉지와 물을 떠넣고 먹으며,
함께 기타를 치며 찬양도 하고, 기도도 하고, 밤새워 하나님을 위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두명이 쓰는 기숙사 방에, 7-8명의 남자들이, 발냄새 풍기며 모여 앉아서, 그렇게 함께 우리 삶을 나누었다.

이 친구가 여름에 단기선교를 간다고 해서,
내가 가진 돈을 톨톨 털어 그 단기선교 가는것에 다 주는 바람에,
나는 한달여동안 거지로 살아야 했던 적도 있었다.

내가 유학생시절,
이 친구는 내게, 힘들면 이야기해라. 내가 여기서 돈 모아서 보내줄께. 그렇게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이 친구도 일정이 넉넉하지 않아서,
겨우 두시간 남짓 만나서 잠깐 이야기한 정도 였지만…

참 반갑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