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의 이상한 어투 (3)

그리고 또 매우 신기하게 느껴지는건,
젊은/어린 여자들의 콧소리다.

이건 정말 많이 많이 신기하다. 왜 언젠가부터 10대 20대의 여자들은 하나같이 모두 다 콧소리를 낸다. 심지어는 TV 뉴스 아나운서도 살짝 그런 소리가 섞여있다.

뭐 그거 자체로 좋다 나쁘다 할건 아닌 것 같은데,
아주 솔직히 말하면 난 그렇게 이야기하면 잘 못 알아 듣는다. -.-;

그래서 실제로 한국에 출장이라도 가서 젊은 여자 종업원이 뭐라고 이야기를 하면,
“죄송한데요, 잘 못들었습니다.” 라고 다시 물어보는 경우가 정말 많다.

그럼 그쪽에선,
아, 저 사람 한국사람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을 하는 듯 하다. ㅋㅋ

이것도 95년에는 전혀 없던 말투다.

요즘 한국의 이상한 어투 (2)

한국을 오래 떠나온 사람으로서 한국에서 쓰이는 한굴말이 이상한 또 한가지 경우는,
한국에서는 한자어를 어색하게(?) 많이 쓴다는 거다.

가령, 호텔에서 아침을 먹는건 꼭 ‘조식’이라고 한다. 아니 왜? 아침식사, 아침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되나?
비행기를 탈때는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라고 한다. ‘비행기를 타기 시작하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되나?

한국 회사와 일 관련된 이메일을 하다보면 이게 정말 더 많다.
‘내일’이라고 하지 않고 ‘명일’이라는 일본식 한자어를 많이 쓴다.
‘그럼 그렇게 알고 실험을 하겠습니다.’ 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그럼 그렇게 알고 실험을 진행하겠습니다.’ 라고 이야기한다.
‘아래 조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십시오’라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아니면 ‘아래 조건에 대해 의견주십시오’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아래 조건에 대해 의견 확인 부탁드립니다’ 이런 식으로 이메일이 온다.

한자어를 써야 더 공식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생각하는 걸까?
내가 보기엔 좀 지나치게 이상하게 그렇게 쓰는 것 같은데.

내가 한국에 있던 90년대에도 이렇게 이상한 한자어를 많이 썼던가???

요즘 한국의 이상한 어투 (1)

나는 한국을 1995년에 떠나왔다.
24년 전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국에서의 마지막 히트곡은 잘못된 만남이다.
나는 서울이 지하철 4호선 까지만 있을때 미국으로 왔다.
그러니 지금의 한국은 내가 떠나온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어쩌다 한국에 출장을 가면 그래서 한국이 좀 어색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그중 하나는 한국에서 많이 쓰는 (그리고 예전엔 그렇지 않았다고 내가 느끼는 말투 들이다.)
그중 몇가지를 써보자면..

우선,
한국에서는 ‘미래’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 현재의 상태나 과거의 이력보다 더 중요한것처럼 이야기한다.

가령, 무슨 광고를 보더라도…
‘고객을 잘 모시는 기업이 되겠습니다’라는 식의 광고가 많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우리 회사는 지난 수십년간 고객을 잘 모셨습니다’ 라는 광고가 많다.

글쎄, 한국에서는 어떤 사람이 하는 결심을 그 사람의 과고 이력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까?
이게 참 이상하게 느껴졌었다.

최근 회사 상황 (5)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내가 원하는대로 내 professional 커리어가 풀려본적이 별로 없다.

내가 꼭 하고 싶었던 전공이 아닌 전공을 하게 되었고,
한국에서 석사를 할때도 내가 꼭 가고 싶었던 실험실이 아닌 다른 실험실에 갔고,
미국에서 박사를 할때도 내가 꼭 하고 싶었던 2~3개의 다른 분야는 열심히 찔러보았는데 길이 열리지 않아서 하고 싶지 않던 것으로 박사를 했고,
박사를 마치고 보스턴쪽에 남고 싶어서 그쪽에 부지런히 job apply를 했는데 하나도 안 되어서 서부로 왔고,
첫번째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패기를 가지고 시작한 start-up이 망했고,
두번째 직장에서는 사람 때문에 힘들었고,
세번째 직장에서는 lay-off 당했고,
지금 직장에서는 하는 프로젝트마다 “나가리”가 나고 있다.

태어나서 한번도 소위 ‘multiple offer’라는 걸 받아서 offer negotiation이라는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고,
여태껏 늘 직장 내에서 ‘아, 저거 내가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다른 포지션들이 있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내가 당장 보기에 좋아보였던 것이 정말 내게 좋은 것이었느냐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다.
대학때 원하는 전공을 했더라면,
석사과정때 원하는 실험실에 갔더라면,
박사과정때 잘 풀려서 그때 hot 하다고 생각하던 분야에서 후다닥 박사를 잘 했더라면,
보스턴에서 job을 찾았더라면,
첫번째 직장에서 더 잘 되어서 그 직장에 남았더라면,
두번째 직장에서 사람들 잘 만나서 그 직장에 더 있었더라면,
세번째 직장에서 짤리지 않았더라면…
솔직히 말해서 그게 더 좋았을 것 같지 않다.

그때는 몰랐는데,
돌이켜보니 그렇다.

내 ‘욕심’이나 ‘두려움’이라는 것을 조금 걷어내고 나 자신과 상황을 보는게 참 중요하다. 그러나 힘들었던 그 당시에는 그걸 거두고 보는게 쉽지 않는데, 시간이 지나니 객관화해서 보는게 훨씬 더 쉽다.

내가 정말 잘 할것 같고, 재미있어 하는 것이 나도 당연히 있다.
그런데 회사 일은 늘 내가 잘 하고 재미있어 하는 것을 하도록 연결되어지지 않고 있다.
아니 세상에… 내가 ‘로보트’ 만드는 일을 하게될줄 누가 알았겠나…

8월 초에는 유럽에 또 출장을 가야할듯 하다.
새로운 프로젝트 때문이다.
잘 안풀리는 것 같은걸 좀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머물러 보려고 한다.

최근 회사 상황 (4)

지금은 복잡한 상황들이 거의 정리가 되었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우리 회사 내에서 수술용 로보트를 만드는 쪽에 사람이 desperate하게 필요하다고 해서, 그쪽 일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전의 일이 다 끝난게 아니어서,
사실 상당히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이번주에는 그나마 좀 나은데,
지난주에는 하루에 5시간씩 밖에 못자면서 보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예전에 내가 하던 프로젝트의 일은 주로 아시아쪽 회사들과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오후 5시 이후에 바쁘고,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의 일은 주로 유럽쪽 회사들과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오전 9시 이전이 바쁘다.

지난주에는 매일 아침 7시 conference call이 있었다. -.-;
여전히 한주에 한두번은 아시아쪽 conference call이 저녁이 있으니,
나는 계속 하루가 길~다.

한참 마음이 복잡하고 어려울때 나는 KOSTA를 참석할까 말까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었고,
그게 다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KOSTA 컨퍼런스에 참석했고,
KOSTA 다녀온 이후에는 완전 개처럼 일하고 있어서 이런 최근의 회사 상황에 대해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지… 하고 상황을 정리해서 생각해볼 기회조차 없었다.

최근 회사 상황 (3)

이런 상황을 만난 내 두번째 감정은 ‘분노’였다.
적어도 내가 판단하기엔, 기술적으로 꽤 괜찮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냥 cool한 technology를 개발한 것 뿐 아니라, 실제로 이것으로 돈을 벌 수 있는 technology를 개발했다.
쉽게 대량생산을 할 수 있도록 process가 개발되었고, 가격도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것에 비해 거의 1/4 가격으로 만들 수 있도록 setup을 해 놓았다. 아무도 그런거 생각 못할때, 내가 완전 혼자서 여기 저기 비행기 타고 다니면서 사람들 설득해서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하여간… 그 technology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게 ‘나라리’가 났다. -.-;
(아주 엄밀하게 말하면 이게 완전히 꽝난건 아니다. 그 자세한 내용은 회사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쓰기 어렵긴 하지만)

나는,
그 ‘무식한’ 그 사람들에게 화가 엄청 났다.
아니, 조금만 전략적으로 생각하면, 지금 그렇게 꽝나게 하는게 얼마나 닭짓인지 아니??? 어휴….

이렇게 많이 화가났었는데,
그걸 가라앉히고 해결하는데는 몇주가 걸렸다.
지금 가지고 있는 감정은, frustration이긴 하지만 anger(분노)는 아닌 정도로 정리가 되긴 했다.

최근 회사 상황 (2)

우선 이 상황이 내겐 두려웠다.
여기서 혹시 layoff를 당하거나 하면 어쩌지?
내게 맞는 job을 찾지 못하면 어쩌지?
지금은 돈 들어갈데가 많은데…

다니던 회사가 망해서 job을 찾아야한적도 있었고,
회사에서 layoff를 당한 적도 있었으므로…
이런 것은 그래도 어느정도 잘 handle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막상 그럴 가능성을 생각해보니 많이 두려웠다.
이런 쫄보.

패닉을 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평정심을 잘 유지하면서 지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평정심을 어느정도 잃은 것이야 그럴 수 있는데,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다. 이런 상황에서 뭔가 ‘믿음’을 가지고 좀 잘 지내면 좋으련만.

그러고보니, 나는 하나님께서 정말 내게 선하시다는 믿음이 지난 몇년간 많이 사라진것 같았다.
그건 내게 일어난 일들 때문이라기 보다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보면서 그랬다.
주변의 어떤 사람들은, 정말 하나님께서 좀 지켜주셔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이고, 그렇게 무관심한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라면 내가 정말 그분을 신뢰할 수 있는건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든거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내가 흔들릴 수 밖에 없지.

최근 회사 상황 (1)

지난 2년반 정도간 나는 회사 내에서 어떤 프로젝트 하나를 해 왔었다.
나름 꽤 공을 많이 들여왔다. 그것을 위해서 다녔던 나라가 미국을 빼고 다섯개나 된다.
자세히 말을 할수는 없지만, 이게 잘 되기만 한다면 이쪽 업계에 꽤 큰 impact가 있는 project 였다.
회사에 내 contribution으로 벌어오는 돈의 액수도, 내가 얼추 계산해 봤을때 내 연봉의 몇백배 수준이 될 수 있을만한 큰 것이었다.

KOSTA 다녀오기 거의 바로 전에 나는 출장을 다녀왔다.
일본에 출장을 가 있을때 나는 갑자가 home office와 video call을 하자고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일본 새벽 시간에 들어갔더니 (아마 4am 이었던가…)
회사에서 하고 있는 business deal이 잘 되지 않아서 이 project를 hold 한다는 거다.
허걱.

나는 그 문제 좀 더 해결해보려고 비행기타고 여기 와 있는데…

이것 역시 아주 자세한 이야기를 여기에 쓸수는 없지만, 나로선 꽤 황당한 일이었다.
두주 출장 일정이 잡혀 있는데… 여기서도 줄줄히 사람들 만나서 discuss할 것들이 많은데… 이게 후다닥~ 날라가 버린거다.

게다가,
이게 날라가면서 어찌보면 회사에서 내 입지가 불안해지게 되었다.
그 project가 확~ 날라가 버렸으니, 어찌보면 회사에서 나를 쓸만한 다른 project가 없다면 나를 그냥 짤라버릴수도 있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출장을 가 있는 도중에,
project가 갑자기 없어진 황당함,
내 job security에 대한 불안감,
열심히 하던게 날라가 버린것에 대한 일종의 분노랄까 그런 것도 있었고….
하여간 난 매우 복잡한 마음 상태가 되었다.

job search를 시작해야하나.
이거 어쩌나…

2019년 KOSTA 후기 (10)

이번 컨퍼런스를 마치고나서는, 나는 매우 희망적이 되었다.
곳곳에서 엄청난 저력이 느껴졌다.
그 저력은 한편으로는 execution을 감당한 간사들의 힘이고,
한편으로는 presentation을 담당한 강사들의 힘일테지만…
그리고 leadership/공동대표 그룹의 힘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결국 그 저력이 내게 희망이 된것은, 하나님께서 아직도 이 컨퍼런스를 사용하고 계시다는 것이었다.

리더십과 집행부와 강사그룹이 이렇게 coherent하게 되었던 시기가 지난 코스타 역사기간 얼마나 있었던가 싶다.

나를 어느정도 아는 사람들은,
오랜만에 나를 만나서 흔히 하는 인사 가운데 하나가
“아직도 코스타 하세요?” 이다.
나는 ‘코스타 하는 사람’으로 (어떤) 사람들이 나를 여기는 것 같다.

지난 수년동안, (거의 10년동안)
나는 그 label을 벗어버리려고 많이 노력했다.
내가 그 label을 가지고 있는한, 간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코스타라는 딱지가 붙은 어떤 일이 있으면 나는 일단 많이 움츠려들고 조심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했다.
간사들이 뭔가를 부탁하면, ‘그거 안한다’는 대답부터 하고 시작했었다.
내가 무언가를 하는 사람으로 드러나는 것이 코스타에 정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작년과 금년 집회를 지내면서,
그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내가 더 열심히 뛰어들어서 뭔가를 하겠다는 결심을 한건 아니다. ^^
내가 많이 조심해야 우리 간사들을 잘 지켜낼 수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코스타 세팅에서 player가 되기 보다는… player들이 잘 할 수 있도록 운동장을 정리하고 락커룸을 청소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조금 더 하게 되었다.
이렇게 뭔가가 이루어지는 사람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나를 조금 더 내어주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우리 간사들이 잘 할 수 있도록… 예전에 내가 어질러놓은 쓰레기도 좀 열심히 치우고,
간사들이 뭐 요청하면 예전보다는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뒤에서 돕는 일들을 해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다.

지난 2~3년동안 만들어지고 있는 어떤 ‘모멘텀’에 대한 확신 때문에, (그리고 그 모멘텀 뒤에 계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 때문에)
내가 조금 더 ‘안전하게’ 뭔가를 돕는 것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나는 코스타라는 세팅 안에 있는 내 모습이 두려웠다.
나의 존재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해가 되거나 부담이 되는 것이 두려웠다.
그렇지만 이제는 하나님께서 뭔가를 하신다는 믿음 때문에 그 두려움이 조금 극복되는 것 같다.

이게 내 version의 “Fear to Faith”였다.

그렇지만 나는 워낙 겁이 많으니까…
이게 그리 오래가지 않을 가능성도 많다.

‘온전한 사람이 두려움을 내어 쫓는다’는 말씀이 내게 잘 작동하기를 바랄뿐이다.

2019년 KOSTA 후기 (9)

코스타 집회를 참석할때나, 기타 다른 코스타 관련된 뭔가를 접할때 가끔 섬뜩해질때가 있다.
그리고 무지하게 미안해질때가 있다.
그럴때는, 거의 15+년 전에 내가 많은 고려를 하지 않고 setup 해 놓은 어떤 것이 여태까지 계속 남아 간사들에게 많은 부담으로 남아있는 것을 볼 때이다.

그럼 정말 무지막지하게 미안해진다.
내가 그때 그걸 그렇게 setup해 놓은 건, 그때 상황이 그런 것이었고, 지금은 그거 그대로 안해도 되는데… 그걸 잘 설명을 못해준거구나 싶어서.

그래서 나름대로 뛰어들어 간사들이 짊어지고 있는 비효율성을 좀 개선해주려는 노력을 살짝 하고 있는데…. 그게 맘처럼 쉽지 않다.
내가 지금 뭔가 앞에 나서서 확~ 뭘 하기도 애매하고, 그 일들을 간사들에게 맡기자니 간사들 일만 더 늘어나게 되는 것 같고…

내가 어질러놓은 쓰레기는 내가 치워야지… 하는 마음으로 그래도 뭔가 해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긴 하다.

나는 왜 이렇게 계속 간사들에게 미안할까.
늘 옆에서 보면 왜 계속 미안하기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