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technology 업계 (7)

이렇게 해서 일본 회사가 휘청하면 속이 시원할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실제로 일본의 그런 재료회사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서 밥도 먹고, 이메일도 하고, 밤 늦게까지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한 사람들이 꽤 있다.

일본 회사가, 일본 경제가 휘청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당장 그 사람들이 떠오른다.
밤 늦게까지 함께 일하고 근처 라면집에서 라면 먹으면서 함께 자녀교육 이야기,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는 이야기, 출퇴근하면서 고생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던 테라타니상이나 타카히로로상, 토모노상 같은 사람들의 얼굴이 당장 떠오른다.

일본 재료업체들이나 부품업체들에 가보면, 한국말을 잘 하는 일본 사람들을 만날때가 많다. 한국에 3년, 5년씩 살면서 sales를 했다는 사람들이다.
나는 당장 그런 일본에 있는 ‘한국통’들의 job이 힘들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뭐 나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일들에 대해 어떤 깊은 통찰을 가질만한 식견이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좁은 경험으로 보면,
이번에 일본 정부가 벌이는 일은, 많이 이해가 안된다.
한국은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
일본에 있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걱정된다.

뭐 이정도로 정리될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 좀 싸우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

내가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technology 업계 (6)

가령 한국의 삼성에서 플렉시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만드는데, 거기에 일본 Sumitomo의 폴리이미드 필름이 들어간다고 하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서는 누가 ‘갑’이 될까?

그건 시나리오에 따라 다르다.

삼성에서 요구하는 폴리이미드를 만드는 회사가 일본의 Sumitomo말고 다른데가 없다면 Sumitomo가 힘을 갖게 된다.
반면, Sumitomo가 만드는 폴리이미드의 대부분을 삼성이 소비하고, 삼성은 Sumitomo 말고도 다른 option이 있다면 이때는 삼성이 갑이다.

지금 일본이 이깃장을 놓고 있는 재료들은 그렇다면 이중 어디에 해당할까?

나는 직접 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확실히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이게 한국의 숨통을 조여서 확 산업이 죽어버리게 할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가령, 내가 얼마전에 이쪽 실리콘 밸리에 있는 엔지니어와 이야기를 하면서, 삼성 Galaxy fold의 겉면의 플라스틱 필름이 어느회사것인지 궁금해서 물어본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Sumitomo것을 쓴 것같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왜 하필 Sumitomo냐고 물었더니 삼성이 한국 회사와 일하면서 그걸 해보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한국 회사로부터도 꽤 괜찮은 물건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한국 회사가 계속 그렇게 안정적으로 물건을 잘 생산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삼성에게 없어서 결국 일본 회사를 선택했다고…

대개 재료선택이 그런식이 많다.
이 회사도 있고, 저 회사도 있는데…
어떤 회사를 선택할때 기준이 결국은 stable한 supply가 되느냐 하는 것이.

그런데….
재료회사의 공급이 stable하지 않다고 여겨지면 삼성은 어떻게 해야할까?
당연히 공급처를 바꾸는 거지.

나는 그런 의미에서 일본이 이렇게 한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 왜 이런 자해행위를 하는 걸까?
이거 잘못하면 일본 회사들 휘청하게 만들수 있는 아주 위험한 도박인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