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것들이 많은데…

몇년전… 콜로라도에 계시는 K 교수님과 어쩌다 점심을 함께 먹을 기회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한참 N T Wright의 책들을 공부하고 있던 차였는데…
로마서를 아예 화끈하게 연구하신 유명한 학자를 만났으니, 당연히 궁금하게 많았다.
그래서 점심에 라면 한그릇을 대접하면서, 이런 저런 질문을 많이 쏟아부었던 기억이 난다.

내 동생과 그 K 교수님이 나중에 만나면서,
오빠는 라면 한그릇 놓고 한시간 넘게 신학 질문만을 하더라… 하시며 내 흉(?)을 보셨다고.
(나중에 가만 생각해보니 죄송했다. -.-;)

이번 간사 수양회에 오신 C 교수님을 월요일 오후에 모시고 다닐 기회를 얻게 되었다. ^^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여러 궁금하던 질문들을 여쭈어 보았다.
구약학을 공부하신 학자이시니, 내가 궁금해하던 구약의 역사성, 구약 윤리에 대한 것들, 구약적 윤리의 신학적 이슈들을 좀 여쭈어 보았다.
사실 내가 궁금한 것들을 제대로 여쭈어보기엔 시간이 많이 부족했지만, 나름대로 내가 이리저리 공부하고 들은 내용들을 일부 confirm받기도 했고, 내가 생각했던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되기도 했다.

공항에 태워서 보내드리면서,
역시 또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괜히 죄송할 짓을 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그래도 나로선 궁금한건 많고 시간은 없으니 어쩔수 없이 무례를 범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지면(?)을 통해서,
C 교수님의 대학부 친구이신 아땅 교수님께서 나중에 제 미안한 마음을 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Marginality

지난 주말 간사 수양회에서,
C 교수님께서 하시는 Marginality 강의를 들으면서 참 좋았다. ^^
정말 오랜만에, 실제로 뭔가를 배우게되는 ‘강의’를 live로 듣는 것이었다.

Orlando Costas와 Christopher Wright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리고 Drew 신학교의 이정용 교수님도 약간 언급)
하나님의 선교와 marginality를 연결시키는 강의였다.

C 교수님이야 탄탄한 배경의 구약학자이시므로,
당연히 내용이 탄탄하고 좋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모든 논의가 과연 정말 marginality를 제대로 address 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많이 들었다.
결국은 Christopher Wright 식의 접근은… 지나치게 서구적시각어서…
정말 힘이 없는 marginal people의 issue를 cover하는데 제약이 많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의미에서,
marginality를 더 잘 접근하려면…
차라리 Stanley Hauerwas와 같은 평화주의적 접근을 하는 것이 더 유효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공동체, 공동체

H 목사님은 내가 개인적으로 참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이다.
작은 이민교회를 섬기고 계신데,
지난 주말 그분이 공동체에 대해서 하신 말씀이 참 깊이 마음에 남는다.

이분은 성경공부를 참 좋아하는 분이시고 pastoring heart가 참 남다른 분이시다.
San Francisco에 오셔서는 생각만큼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교회 때문에 어려움도 많이 겪으셨고…
요즘은 건강도 좋지 않으셔서 밤에 운전하는 것도 좀 걱정이 되신다고 하신다.

내가 생각하기에 H 목사님은, 젊은 사람들과 꼼꼼하게 성경공부하시는 일을 아주 잘 하신다. 이분의 표현 대로라면, “성경공부 매니아”를 만들어 내는 일에 관심도 많으시고 재능도 있으시다.
그런데 이분이 섬기시는 교회는 노인들이 많이 있으시고, 젊은이들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H 목사님은 이 노인들을 돌보시면서… 이분들 위로해드리고 함께 좋은 곳 여행도 가 드리면서… 이분들을 정성스럽게 섬기셨다.
노인들을 돌보는 일이 무가치한 일은 물론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엔… H 목사님이 제일 잘 하실 수 있는 일도 아니고, H 목사님이 하셔야하는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H 목사님을 뵐 일이 있으면,
노인들과 온천가는데 시간을 소비하지 마시고,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서 목사님께서 잘 하시고 마음도 있으신 젊은이들과 성경공부 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하시면 좋겠다는… 주제넘은 조언을 드리기도 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런 것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해드리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H 목사님은,
그래도 내게 맡겨진 사람들인데, 내가 어떻게 그분들을 버리나…
하시면서…
적어도 내가 보기엔 시간과 재능을 썩히셨다.

그렇게…
이 작은 교회에서 여러 어려움들을 견디어가며 그렇게 10년 넘기 시간과 재능을 썩히셨는데…

다윗이 ‘압살롬, 압살롬’ 하면서 울부짖었던 본문을 이야기하시면서…
자신이 ‘공동체, 공동체’ 그렇게 때로는 이야기하고 싶다며…
어쩌면 이루지 못한 공동체, 이루려고 노력하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는 공동체, 어쩌면 이루어 지지 않을 공동체에 대한 깊은 갈망을 말씀하셨다.

나와 같이…
전략적이고 차가운 사람이 이야기하는 탄식과는 달리…
H 목사님의 pastoral heart가 담긴 그 탄식은 참 내게 깊이 있는 울림이 있었다.

약삭빠른 전략적 사고가 아니라, 차분한 목회적 마음이 담겨있는 울림이었다.
언제 H 목사님과 차라도 한잔 하면서 좀 더 그분의 생각과 마음을 더 들어보고 싶기도 하다…

출장 후기 (5)

한국에서의 일정은 그런대로 manageable 했는데…
태풍 때문에 하루 더 늦게 간 일본에서는 완전 장난아니었다.

화요일 오후 나라타 도착… 기차타고 택시 타고…. 어쩌고 해서 거의 5시간 가까이 걸려 호텔에 도착.
호텔 식당 문닫기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들어가서 저녁 먹음. (아마 9시 반쯤 되었던가)
12시 정도까지 일하다가 쓰러짐.

수요일 아침 5시 기상, 아침에 잠깐 일하고, 호텔에서 7시에 나감. 나가는 김에 편의점에서 빵이랑 캔커피로 아침.
기차타고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가서 하루종일 미팅. 점심은 도시락.
다시 기차 4번 갈아타고 호텔에 도착하니 밤 10시. 사실 지쳐서 배도 고프지 않았는데… 그래도 뭐 먹긴 해야겠다 싶어서 또 편의점에서 빵이랑 물이랑 먹고.
약간 일하다가 12시 좀 넘어서 잠듬.

목요일 아침 5시 기상, 아침에 잠깐 일하고 호텔에서 7시에 나감. 차타고 1시간 반 떨어진 곳에 가서 미팅.
역시 점심은 도시락.
그리고나서 부랴부랴 차를 다시 타고 공항으로. 공항에 출발 2시간 전에 도착.
지난 이틀간 hot meal을 한번도 먹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공항에서 일본 라면 한그릇 먹고,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샤워하고 옷갈아 입으니 비행기 탈시간.

그래서 비행기 타고 SFO 도착해서 전화를 켜보니 meeting invitation 다섯개!
원래는 그 다음날 좀 쉬려고 했으나…
쉬려는 계획 다 포기하고 바로 빡쎄게 일하는 일정 복귀.

비교적 내가 힘든 일정 잘 소화하는 편인데…
지난주는 좀 힘들었다. -.-;

사실…
솔직하게 말해서,
대부분의 경우 나는 두주짜리 출장을 한번 다녀오면,
입안이 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지난 수요일 San Diego에서 하루 종일 미팅이 있어서,
화요일 오후에 가서 수요일 밤 10시가 넘어서야 돌아왔다.

이 와중에 그래도 몸져눕지 않은게 다행이라고나 할까…

출장 후기 (4)

이번 출장을 처음 계획할땐, 나름대로 좀 널럴하게 짰었다. ^^
뭐 가서 놀겠다고 작정을 했던 것은 아니었고, 일단 좀 여유있게 짜고나서 혹시 더 필요한 meeting들을 더 채워넣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출장 일정이 잡히고 나니… 회사에서 사람들이,
야… 너 한국이랑 일본 간다면서? 가는 김에 이 회사도 한번 들려보지?
가는 김에 이 도시도 한번 들려보지?
가서 이 project에 대한 것도 한번 얘기를 해보면 어때?

우…씨….
이 인간들이, 자기 하는 일 아니라고…

그래서 결국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빡빡한 일정이 되고 말았다.

뭐 그렇지만…
원래 내가 그렇게 널럴하게 계획을 하면서, 만일 하루쯤 한국에서 시간이 빈다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뭐 그런 상상을 혼자서 해본 적이 있었다.

먼저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연극’ 이었다.
아… 그래… 요즘도 연우무대 뭐 그런 극단들이 있나. 나머지는 극단 이름도 생각도 안나네.
그리고서 생각해보니, 내가 한국 연극을 본건 벌써 25년이 훨씬 지났군.

그.런.데. 이에 웬일?
졸지에 한국에서 하루가 비었다!
원래 일본에 가려고 했던 날에, 일본에 태풍이 오는 바람에 한국에 하루 더 묶이게 되었다.
그럼… 한번 대학로로 혼자서 가볼까?

그런데…
California 쪽에서 작은 일이 하나 터졌다.
그래서 그거 오전에 주섬주섬 좀 수습을 하고 이메일 몇개 날리고…
오후가 되니… 하악.
웬만하면 나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날씨가 장난 아니게 더운 지라.

이걸 어쩌나… 하다가 결국 시간을 놓치고,
그냥 그날 집에서 퍼질러 앉아서 있다가 동네 한바퀴 돌고 편의점에서 캔커피 사먹고 왔더니만 완전 땀 범벅.
그렇게 오후 보내고,
일찍 퇴근한 동생하고 맛난거 사 먹었다.

결론: 내가 못노는 가장 큰 이유는 게으르기 때문이다. ^^

출장 후기 (3)

내가 보통 새로운 vendor를 develop할때 쓰는 중요한 전략은,
그 회사가 hungry for business 한가 하는 것을 먼저 보고, 그런 회사들을 좀 더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1) 새로운 business opportunity를 절실하게 찾고 있는 회사일수록 실제로 우리가 deal을 할때 좀 더 좋은 deal을 할 가능성이 많다.

(2) hungry for business라는 말은, 대개의 경우 감가 상각이 되고 있는 놀고 있는 생산라인이 있다는 뜻이고, 그 놀고 있는 생산라인을 활용해서 새로운 process들을 try하기 쉽기 때문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생산라인을 세우고, 새로운 process를 해보겠다고 부탁하는건 사실 그리 쉽지 않다.

(3) hungry for business인 회사들 가운에서는, 예전에 잘 나가던 어떤 분야의 제품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 industry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거나 다른 방식의 기술로 옮겨갔기 때문에 생산 라인이 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령, 요즘 내가 아주 구체적으로 target해서 만나는 회사들은, ‘사과회사'(^^)에 어떤 특정한 종류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었는데 그 ‘사과회사’에서 나오는 제품들에 다른 기술이 사용되기 때문에 더 이상 옛날의 그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된 회사들이다.
사실 요즘 보면, 그 ‘사과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던 회사들중 그런 회사들이 정말 많다.
그러면, 당장 그 회사가 내가 요구하는 모든 technical capability들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하더라도, 일단 project를 시작하면서… 필요한대로 investment도 더 해가며 생산라인을 갖추어 갈 수 있다.

(이 블로그의 많은 독자들은, 아마도 갑자기 너무 이런 종류의 글이 계속 나와서 지루하고 재미 없으실 수 있겠으나… 이런 것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어떤 분들도 있으리라 믿고… 일단 써본다. ㅎㅎ)

출장 후기 (2)

이렇게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는 것이 불편한 가장 큰 이유는,
첫째로, 이런 것들이 내가 해야하는 중요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까 하는 것 때문이다.

이번 출장에서 다녔던 회사들의 대부분은 지금 내가 참여하고 있는 어떤 product를 만들 candidate 들이다. 말하자면 이 회사들이 vendor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출장에서 내가 했어야 하는 일들은,
(1) 각 회사의 기술적인 측면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2) 또 그 회사의 엔지니어들과 discussion을 하면서 그 회사 엔지니어들의 수준을 가늠하고,
(3) 이렇게 일을 하면서 얼마나 이 회사들의 조직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는가 하는 것을 evaluate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1)과 (2)는 어차피 highly technical 한 것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상당히 객관적이기 쉽다.
그렇지만 (3)은 대개… 내가 이 사람들과 함께 일을 돌려보면서 얼마나 나와 (그리고 우리 회사와) 잘 맞아 떨어져서 움직이는가 하는 것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객관적인 data로 뽑아내기 어렵다.
그야말고 feel로 판단을 해야한다.

그런데,
이렇게 나를 ‘모시는’ logistics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과,
실제로 technically 일을 하는데 얼마나 깔끔하게 하느냐 하는 것이 자칫 섞여서 좀 더 정확한 판단을 못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어떤 회사가 위의 (1)~(3) 항목이 모두 만족스러울 뿐 아니라, 나를 ‘모시는’ logistics도 잘 한다면…
내가 그 회사를 택할 경우, 마치 그 회사가 내게 극진한 대접을 해서 그렇게 된 것과 같이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출장에서의 결과가 그렇다. 내게 가장 극진한 대접을 한 회사가, 실제로도 가장 기술적으로도 앞서있고, 함께 일하는 chemistry도 제일 잘 맞는다.)
이렬 경우엔 어떻게 해야하나?

적어도 현재 생각으로는….
그 회사에게… 내게 극진하게 대접해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깊이 표시하면서,
솔직하게 그것이 필요 이상의 대접이었고, 따라서 불편했다는 것을 어떻게든 시기를 잘 잡아 공손하게 이야기하려고 하고 있다.
일단 그렇게 먼저 이야기를 해야… 내가 위의 (1)~(3)에 대한 객관적 판단에 더 공정성이 확보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장 후기 (1)

내가 예전에 함께 일하던 회사들은 대부분 대기업이라고 보기엔 살짝 모자르는 수준의 회사들이었다.
그리고 그나마 한국 회사와 일하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한국의 모 대기업과 연락을 해서 그 회사와 3일에 걸친 미팅을 했었다. 내 한국에서의 일정이 4일 이었는데, 그중 하루는 다른 회사를 방문했었다.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를 모두 다니면서 그 회사의 여러 공장들과 연구소들을 다녔고, 그곳에 있는 엔지니어들과 미팅을 했다.

그.런.데.
대기업의 ‘영업팀’은 움직이는게 중소기업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가령 예를 들자면…
원래 나는 그 여러 site들을 내가 rent car를 해서 운전해서 가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랬더니만 그 회사에서 아예 한국 내의 내 모든 transportation을 다 책임지겠다면서 차를 호텔로 보내주었다.
이게… 무슨 연예인들 타는 차 같은.. 큰 밴 같은… 뭐 그런 거였는데,
내가 그렇게 다니는데에는 그 회사의 연구소장을 비롯해서 임원 1-2명과 몇명의 엔지니어 그리고 영업을 담당하는 사람들 몇명이 함께 다녔다.
음… 일단 그것만 해도 왕불편.

내가 가는 공장마다 그 현관의 모니터에 크게…
Welcome Dr. Kwon 뭐 이런게 크게 뜨고…
계속 VIP 식당에서 점심 먹고,
내가 어떤 공장에 도착하기 전에는 그 더운 여름에 밖에서 나를 기다렸다가 ‘영접’하는 일도 있었다.

전라도에 가서는… 전라도의 어느 큰 도시였는대…
거기서 비싸다는 한정식집에서 비싼 한정식을 먹었고,
(나는 보리굴비가 그렇게 비싼건지 몰랐다. 쩝.)

KTX로 이동할때가 있었는데…
자기들은 모두 일반석 타고 나만 혼자 일등석을 끊어주었다.

어쩌다가 내가 자판기에서 커피라도 사먹으려고 다가가면,
마치 큰일이라도 난다는 듯이 수행하는 사람이 내게 고급 커피를 사다 가져다 주었고,

내가 혼자서 내 가방을 들기라도 하려고 하면…
그중 제일 말단에게 권박사님이 가방 들게 한다고 뭐라고 혼내고…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나서는 내가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도록 비가 떨어지는데에도 가지 않고 택시를 잡아서 나를 태우고는 환송을 해 주었다.

어디든 가면 나는 혼자이고,
상대편에서는 높은 사람들로부터 쭈르륵 여러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왕 불편.

일본에서도 그랬다.
내가 일본에 간다는 이유로,
그 회사의 미국 현지 직원이 일본까지 가서 일본에서 나를 escort하면서 다녔고,
(나는 일본에서 따로 도움 필요 없다고 몇번이나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일정이 끝나는 것과 함께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 더운 날씨에 긴팔 흰색 와이셔츠에 자켓 입은 모습은 정말 너무 안쓰러워보였다.

뭐 대접받고 그런게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정말 정말 왕 왕 불편했다.

솔직히 그렇게 좋은 음식 먹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discussion 더 하고,
필요하면 차라리 다들 더운 날씨에 힘들텐데 조금씩 쉬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이번 일정

지난번에 한번 썼던대로,
이번엔 나름대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출장을 해보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다소 느슨하게 일정을 짰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약간 좀 마음이 찔리긴 했었다. ^^)

그러나,
막상 여기 한국과 일본에 온다는 것이 정해지자…
몇몇 회사 사람들이 더 만나자고 meeting을 잡았고,
우리 쪽에서도 이왕 가는김에 거기도 들려보면 어떻겠느냐… 뭐 그런 식으로 일정이 더 잡히는 바람에,
결국은 꽤 빡빡한 일정이 되고 말았다.

바빠도 웬만하면 주말에는 부모님댁에 가서 인사도 드리고 시간도 좀 보내려고 하는 편인데,
금년엔 부모님이 캐나다에 가 계셔서… 와보니 동생만 있다. (게다가 걘 꽤 바쁘다. ㅎㅎ)

월요일 저녁에 여기 도착해서 자고 나서는
화요일 아침 9시부터 인천-구미-대전-오산-광주를 쭈루룩~ 찍고나선…
일본으로 가서 토쿄와 쿄토를 찍고 다음주 목요일에 돌아가게된다.

원래는 좀 meeting 일찍 끝나면 저녁에 아는 사람들도 만나고… 뭐 그렇게 해보려고 했건만,
그 소박한 소망은 물건너가 버렸을 뿐 아니라,
이 더위에… 왕창 빡쎈 일정을 보내게 되어 버렸다.

오늘은 민우가 새 학기를 시작하는 날인데,
새 학기에 민우 꼭 껴안고 기도해주는 것도 하지 못하고…

뭐 궁시렁궁시렁 그런 생각이 좀 드는건 사실이지만,
막상 정신없이 또 일하기 시작하면 또 그것에 빠져 시간 보내게 되겠지…

다음주 목요일 25일까지,
블로그 update도 약간 불성실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건강하지 못한 소비?

나는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을 써서 하는 쇼핑이 가장 건강하지 못한 쇼핑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령, 남에게 멋지게 보이려고 필요 이상의 고급차를 산다거나, 거들먹거리기위해 고급 시계를 산다거나 등등.
대부분의 사치품이 이에 해당할 것 같다.
혹은 Status symbol들도 여기에 해당된다.

사실 나는 웬만해선 그런게 없는 편이다.
그래서 맨날 옷도 허름하게 입고 다니고, 세차도 잘 안하고… ^^
그래서 스스로 나는 내 쇼핑의 형태가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반면,
나는 어떤 ‘기능’에 끌려서 하는 쇼핑 충동/욕구는 꽤 크다.
가령 새로운 전화가 나왔을때, 그 기능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전화를 사고 싶어한다.
running shoes가 새로운게 나오면 내가 뛸때 그걸 신어보고 싶어서 그게 사고 싶어진다.
혹은 자동차도, 자동차의 어떤 기능 (가속력, 승차감, infotainment system 등등)때문에 그것을 사고 싶어한다.

그래서 나는 여러가지 전자기기에는 가끔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할때가 있다.
꼭 전화에 문제가 없는데도 새로운 전화가 나오면 몇번을 참다가 그걸 결국 사고야 마는 식의…

그런데,
시선 의식형 소비에 비해, 기능 추구형 소비는 조금 더 나은 소비인걸까?

시선의식형 소비는, 어떤 경우에는 물론 충동에 의한 소비를 하기도 하지만, 더 큰 범주에서 보면 그 쇼핑을 하는 사람조차도 그렇게 하도록 요구받아서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자신의 옷이 너무 남루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것이 걱정되는 사람이 꼭 필요한 것보다 조금 더 비싼 옷을 산다면, 그것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어쩔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선의식형 소비는 건강한 세계관을 통해서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기능추구형 소비는, 내가 그것을 경험해보겠다는 개인적 욕구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결국은 꼭 필요하지 않는 것을 잘 참는 자제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내 욕구 / 충동을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능추구형 소비를 극복하는데에는 self-control(자제력)이 요구된다.

시선의식형 소비는 좀 더 거시적인 이슈가 개인적으로 드러나는 것이고,
기능추구형 소비는 좀 더 개인적인 이유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에 대한 ‘무지’… 나 자신의 욕망을 채워놓으려는 ‘욕구’…
무엇이 더 나쁜 것일까?

이렇게 놓고 보면,
내가 잘 빠지는 기능추구형 소비가 좀 더 개인적으로 싸워서 극복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고,
그런의미에서 최소한 시선의식형 소비만큼, 어쩌면 시선의식형 소비보다 더 나쁜 소비형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