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하다가 중단하였을때…

지난 주말,
DC에 가서… 내가 존경하는 분들과 함께 여러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늘 그렇듯, 밤을 꼴딱 새우고… (대화는 새벽 3시반경에 끝났지만, 나는 4시쯤 나와야 했기에 결국 나 혼자서 밤을 새우게 되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나누었지만,
내가 Shiker 님께 여쭈어본 질문이 지금도 내 머리에 맴돈다.

만일,
지금 우리가 바로 이 시점에서 어떤 이유로는 KOSTA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면,
지금껏 우리가 노력해온 모든 것들이 결국은 ‘실패’로 판단내려지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우리 귀한 간사들이 이렇게 KOSTA spirit 이라는 깃발아래 모이게 되었고,
함께 고민하며 기도하며 ‘복음주의 학생운동’이라는 비행기를 띄우려는 이 순간에…

이 모든 일을 포기해야되는 일이 생기게 된다면…
정말 우리가 했던 모든 것들은 다 실패가 되는 것일까.

Shiker님과 함께 그런 대화를 나눈 후,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그리고 어제 하루 종일…
나는 이 생각을 여러번 곱씹어 보았다.

내가 나름대로 정리한 것은 이것이다.

심지어 지금 우리가 KOSTA의 깃발을 접어야 한다고 해도,
우리가 여태껏 해온 이 일이 실패가 아니라는 것이다.

왜?

그것은 KOSTA Spirit 아래 모였던 ‘사람들’에게 소망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KOSTA의 성공은 KOSTA의 외연이 확대되는 데 있지 않고, KOSTA의 spirit이 살아 움직이게 되는데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생각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다


지난 9월,
뉴저지의 어느 작은 수양관에서 있었던 KOSTA 간사 수양회도중…
조별로 퍼즐 맞추기를 하는 모습이다.

마치,
사랑하는 애인의 사진을 보며 그 사진을 꺼내볼때마다 가슴 벅찬것 처럼,
나는 이들의 사진을 보며… 이들의 글들을 읽으며… 이들의 이메일을 받으며…
그렇게 가슴이 떨린다.

이렇게 연약한 그룹이,
이렇게 아무런 힘이 없는 이들이,
그저 섬기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는 이들이,
결국 내가 KOSTA에 가질수 있는 최대의 소망이자 희망이 아닐까.

간사님들…
저는, 여러분을 그렇게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오래된 KOSTA 사진들을 보면서

어제 저녁에,
꽤 오랜 시간동안… 내 hard drive에 담겨져 있던 오래된 KOSTA 사진들을 정리해보았다.
내가 나름대로 ‘기자’였으므로 ^^ 많은 사진 자료들이 있었다.

KOSTA에서 만났던 사람들중,
어떤 이들은 아주 유명인이 되어버린 사람도 있고,
순수했던 모습으로부터 많이 변질되어 버린 사람도 있고,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때는 많이 미숙했지만 지금은 존경할만한 기둥으로 세워진 사람들도 있다.

내가 나름대로 경험했던 지난 15년 가까운 기간의 KOSTA 동안,
사람은 세워졌단 떠나고… 변질되기도 하고… 많이 망가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 복음의 생명력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소망은 사람이 아닌… 복음이다.
KOSTA를 세우고 섬기고 만들고 이끌고 그곳에서 헌신했던 그 사람들이 아닌…
그 사람들을 세우고 섬기게 하고 만드시고 이끄시고 헌신시키셨던 그분이다.

인간의 욕심과 추함이 하나님의 복음의 영광을 가리려는 시도를 하려할때,
당당하고 떳떳하게 내가 사랑하는 것을 포기할수 있을 준비를 하며 섬기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그 사랑을 더 순수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한국 방문 이야기 (3)

한국에서 맞이한 두번째 주일은 내 동생이 출석하는 제자들교회에서 예배 드렸다.
오랜만에 화종부 목사님께 인사도 드리고 식사후 잠깐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날 설교에서 화목사님은 한국은 상위 3%만을 위해 존재하는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그 상위 3%의 삶을 부러워하며 꿈꾸며 좌절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막상 그 상위 3%의 사람들이 존경을 받고 있지는 못하다.
사람들이 그 위치는 동경하면서도 그 사람들은 혐오하는 것이다.
그런 사회 속에서 복음이 가지는 가치는 무엇이겠는가…

이런 류의 설명과 질문을 던지셨다.

나는, 한국에 있을때 상위 3%에 해당하는 사람이었다. 아니 최소한 그 상위 3%에 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무척이나 당연하게 여겼고, 내가 가진 이 지위를 이용해서 어떻게 하나님나라에 헌신할 것인가 하는 고민만을 하였다.
막상 내게 주어진 그 상위 3%의 지위 자체가 깨어진 피조세계의 사회질서로부터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었다.

이번에 한국에 가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대학, 연구소, 기업의 비교적 ‘높은’ 분들과 만날 기회도 있었다.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내가 받는 대접도 참 달라졌다.

그리고 만난 분들은 모두 내게 매우 환대를 해 주셨다.
많은 경우엔, 한국에 올 생각이 없느냐는 직간접적인 권유와 초청을 하기도 하였다.

속으로 참 뿌듯하였다. 아 그래도 이렇게 내가 대접을 받는구나.
그러면서 한국에서 내가 그렇게 대접받는 사람이 될것에 대한 기대로 열심히 공부했던 모습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난 참 열심히 공부했었다. 학과목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항상 더 많은 분량을 공부했고, 결과는 대부분의 경우 매우 좋았다. 공부는 참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공부를 하면서 평생 살수 있다면, 게다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경제적인 안정성까지 확보될 수 있다면 그것을 위해서 많은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그 목표를 이루겠다는 야심이 내 안에 가득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서 일하겠노라고.

내 야심은, 하나님 나라에의 소망과 교묘하게 어긋난 형태로 결합되어 나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미국에 와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내가 개인적으로 더디지만 조금씩 성숙해 가면서 그러한 왜곡들을 많이 바로잡아나갈 수 있었다.

특별히 내가 상위 3%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비교하여 그런 지위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결코 덜 중요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
상위 3%이든, 하위 3%이든 관계 없이 연대성을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특별히 하나님 나라라는 관점에서 보았을때,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등을 많이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그러한 깨달음을 얻게하는 데 있어서 KOSTA가 그 중심에 있었다.

한국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어그러진 생각들이 flashback으로 나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은, 내가 아직도 그 어그러진 옛 생각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주었다.

KOSTA spirit을 생각하며…

KOSTA spirit에 대하여 최근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고 있다.
그 내용은 과연 무엇일까
어떤 과정에서 그러한 것들이 만들어 졌을까
성경적인 근거는 어떻게 확보되어 있는가
누가 그것을 지키고 있을까
지금 그것에 대한 도전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등등.

그런데,
KOSTA spirit에 대하여 생각을 하다가,
최근 나름대로 재미있는 것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지금 우리가 KOSTA spirit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의 많은 부분은,
KOSTA를 뒤에서 묵묵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섬겼던 분들의 인격과 품성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것이다.

가령,
KOSTA에서 유난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겸손히 섬기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신앙의 여러 요소 가운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겸손히 섬기는 것을 강조했던 사람들이 섬겼기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것이다.

결국 자신을 희생하가며 KOSTA를 섬겼던 사람들, 그러나 결코 그 사람 스스로가 드러나지 않았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KOSTA spirit을 만든 주체가 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KOSTA의 spirit이 원래 그런 것이니까… 그것에 맞는 사람들이 모였던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할수도 있지만,
그러니까..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인 질문이 나올수도 있지만…

그러나 좀 더 가까이 지켜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섬겼던 사람들이 함께 스피릿을 만들어갔던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된다.

어떤 드러나는 사람이 스피릿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훨씬 더 바람직하고 건강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 KOSTA spirit을 계속 배우고 있는 나로서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감격에 젖는다.

KOSTA 간사 수양회

‘간사’가 아닌 자격으로 …
처음으로 간사 수양회에 참석하였다.

감사와, 안도와, 아쉬움과, 기대가 나를 덮었다.

KOSTA 간사라는 identity가 내게는 참 감사하고 기쁜 것이었다.
다른 누구에게 그렇게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또, 그렇게 하지 말도록 교육을 받기도 했고^^)
참 나로하여금 가슴벅차게 만든 내 identity 가운데 하나였다.

이번 간사 수양회에서 여러 간사님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말씀을 들으면서,
또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하면서…
지난 12-13년간 이토록 소중한 섬김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리고, 정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지만, 여전히 내 부족한 섬김의 그늘이 크다는 것도 새삼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나 같은 사람에게 이토록 가슴벅찬 섬김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함께 섬기는 기쁨을 느끼도록 내게 많은 배려를 해주신 선배님들과 후배들에게 감사했다.

나때문에 공동체가 함께 겪어야했던 어두움이나…
나의 잘못된 판단이나 결정으로인해 소중한 섬김에의 열정이 식게 되었던 사람들…
그리고 내가 해놓은 잘못이나 실수로부터 recover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우리 차기 간사 리더쉽에 대한 생각들로
마음이 참 많이 무겁고 힘들었다.

이제 우리 간사 공동체도,
권오승이라는 개인이 만들었던 어두운 그늘로부터 벗어나 더 겸손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게 될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코스타 전체집회에서…

지난번에 내가 올린 글에서,
이번에 시카고 집회중… 전체집회의 contents에 B0를 준것을 두고 몇분들이 의의를 제기하셨다. ^^

이에…
좀 해명을 하자면…
적어도 지극히 내 편협한 개인적인 관점으로는…

이번 전체집회의 contents는 ‘양극화’가 심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건강한, 뛰어난, 명쾌한 contents와…
치우친, 내용없는, 부족한 contents 간의 차이가 컸던 것 같다.

전자의 부분에 내가 역시 개인적인 평가를 하자면 A0 정도가 아닐까 싶고,
후자의 부분에 대해서는 D+ 정도가 아닐까 싶다.

또한,
전체집회 design의 차원에서 보면,
주제의 의도대로 잘 present된 부분이 있고,
주제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present 되었지만 좋았던 부분이 있고,
또한 주제의 의도와 관계도 없었고, 내용도 엉성하거나 건강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

첫번째 부분에 대해서는 A0
두번째 부분에 대해서는 A- / B+
세번째 부분에 대해서는 D+
정도를 주고 싶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
뭐 KOSTA 공식적인 평가와는 많이 동떨어질수도 있고,
또 내 개인의 취향(?)에따라 치우친 부분도 있을테니…

내가 나름대로 점수매긴것에 너무 심하게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없기를. ^^

코스타 얘기 말고 다른거…

사실 코스타 관련해서 쓸 이야기가 무진장 많다.

어떤 이들은 내 블로그를 읽으며 뭐 그렇게 한 얘기 또 하고 한 얘기 또 하고 그러느냐고 하시기도 하겠지만,
내 마음과 생각과 기도가 그렇게 가는걸 어쩌랴.

그래도,
이제 내일부터는 코스타 얘기만을 쓰는 것은 좀 그치고…

드디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겠다.

KOSTA/USA-2009 Conference 후기 (10)

집회이후 지난 몇일간,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좀 있었다.

몇년씩 변하지 않던 자매가 드디어 마음의 문을 열고 복음을 받아들인 이야기,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자기 나름대로의 고집으로 진리를 판단하려했던 자세를 버린 형제 이야기,
자녀 양육을 하며 frustration을 경험하고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해답을 찾은 이야기,
부부관계에 새로운 view를 발견하게 된 이야기
교만한 리더의 위치에 있다가 자신의 교만함을 발견하고 겸손하게 엎드린 이야기 등..

정말 엄청난 감동의 스토리들을 들었다.

집회를 끝내고 나면,
아… 힘들다… 이거 또 해야하나..
이런 생각이 혹 들다가도,
하나님께서 이 집회를 통해서 변화시키시는 이런 사람들을 보며 눈물을 쏟고 나면 어느새 내년 집회 준비에 대한 기대로 들뜨게 된다.

집회도중,
지난 1년여간 직장에서 매우 어렵고도 억울한 일을 당한 예쁜 어떤 자매를 자주 만났다.
수요일이었던가..
오전 집회를 마치고 밝은 웃음르오 내게와서 말을 걸던 그 볼에,
눈물 자국이 보였다.

참 깊게 흘린 눈물자국이었다.
몇년전까지만해도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나있었는데…
코스타를 통해 다시 신앙을 찾고…
자신의 어려움과 억울함을 ‘그리스도의 평화’로서 극복해나가고 있는 와중에…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에 감격해서 흘린 그 눈물.

이런 눈물이 계속되는한,
정말 몸이 부서져라 섬겨보리라…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96년에 처음 휘튼에서의 집회에 참석한 이래,
한해도 빠지지 않고 하나님께서 이런 일들을 하셨다.

지난 14년동안 이런 섬김의 기회와 견증(見證)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눈물로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