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교회 (1)

뭣도 모르는 사람이 뭣도 모르는 주제에 대해 뭣도 아닌 소리를 해대는 것은 참 꼴불견이다.
나는 교회에 대해 뭣도 모른다. -.-;

나는 지금 50이 되도록, 교회에서 꾸준히 서리집사라도 하며 섬긴적이 없다.
30대 초반에 딱 1년동안 집사가 되었었다.
그것도 일년 후에 목사님께 ‘저는 계속 집사로 교회에서 섬기는 일을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린후 집사를 그만 두었다. (그걸로 목사님께 완전 찍혔다. ㅎㅎ)

그래서 다른 크리스천 모임등에 갔을때 어떤 분들은 나를 부르는 호칭이 없어서 불편해하시기도 하신다. ^^
집사님이라고 부르시면, 저 집사 아닌데요… 라고 이야기하고…
아, 그럼 장로님이세요? 물으시면 아아뇨 그건 더더욱 아닌데요 하고…
그냥 형제라고 부르시거나, 그냥 누구누구 씨 라고 부르시라고 하시면 많이 난감해하고 부담스러워하신다.

그런데 나는 늘 모임을 시작해서 처음 setup 하는 일들에는 많이 관여를 했던 것 같다.
대학교/대학원때는 개척교회에서 청년부를 처음 만들어서 setup 하는 일을 했었다.
그리고 어른들이 끼워주셔서 교회의 몇가지 decision making을 하는데 살짝 들어가는 일도 있었다.

미국에서 교회개척에 두번 involve 되었었고,
다른 지역에 있는 교회 개척에 아주 remotely 살짝 연관이 좀 된적이 있었다.

한인 이민교회에도 좀 다녔고,
그냥 영어를 쓰는 대부분이 백인 교인으로 이루어진 ‘미국교회’들도 두개 경험했다.

교회 밖에서 여러가지 모임들을 시도하는 일은 꽤 많이 계속 했다.
그렇지만 그 모임들을 ‘지역교회’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내가 교회에대해 뭘 알겠는가.

그런데 이제, 몇번의 글을 통해서 지금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지역교회에 대한 난잡한 생각들을 써보려고 한다.
아주 난잡한 글들이 된 예정이다.

포기와 지혜

포기하는 것은 대개 비겁함이나 용기없음, 혹은 능력없음의 sign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때로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 지혜없음의 sign이 되기도 한다.

나는 대개 쉽게 포기하기보다는 늦게 포기하는 우를 범할때가 많다.
그것은 내가 용기있거나 능력이 넘쳐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지혜가 많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인 듯.

좀처럼 포기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는 성품때문에,
포기했더라면 이루지 못할 것들을 이루며 살아온것 같다.

아주 숭고한 가치라 하더라도 그게 안되는 거구나… 하며 포기하는데서 오는 평화를 누리는 법을 더 배워야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어디에 가고싶다고 이야기하지 말고 무엇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해보라

나는 이메일과 linkedin으로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거기 일하는거 어떠냐는 식의 inquiry를 많이 받는 편이다.
예전에는 그런 이메일에 가능하면 잘 대답을 해주고 안내도 해주려고 노력을 했는데, 일년쯤 전 부터는 그냥 그런 이메일들을 대강 무시하고 대답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다짜고짜 자기 resume를 보내면서 거기 job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것도 있고, 예전에 알던 사람들이 부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이 거기서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식의 질문을 해오는 경우도 있다.

나는 가능하면 학생들의 질문에는 대답을 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데…
대개 어린 학생들의 질문은 이렇다.

나는 이런걸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 너희 회사에서 꼭 일하고 싶다. 그 회사에서 일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달라. (사실 놀라운건, 몇년사이에 우리 회사가 꽤 유명해졌다는 거다.)

그러면 나는 그 학생들에게 꼭 이렇게 이야기를 해준다.
어느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거나, 어디 가고 싶다거나 하는 것을 이야기하지 말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을 먼저 잘 생각해보라.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그 회사에서 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라.
그냥 그 회사가 cool 해보여서 그 회사에 가서 일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건 별로 지혜로운 것 같지 않다.

좀 시간이 되어서 그런 학생들을 만나서 한 10분이라도 이야기를 나누며 조언이나 충고를 해줄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금 더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California Drought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일년에 8~9개월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다.
겨울에 오는 비로 일년을 사는 거다.
캘리포니아에 여러 저수지가 있고, 특히 캘리포니아 동쪽의 높은 산에는 겨울에 눈이 내린다. 그 눈은 6-7월이 되어서야 녹는다. 그러면 그 눈이 녹으면서 계속 물을 흘려보내게 된다. 높은 산에 쌓이는 눈은 자연적인 저수지가 되는 것이다.

3년전에 우리 회사가 지금의 South San Francisco로 이사를 왔다.
그런데 그때는 California 가뭄이 극에 달해있을 때였다.
City에서는 회사에 dish washer를 설치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을 아껴야 한다고.
그래서 우리 회사 cafe에는 dish washer가 없다. 그래서 모두 일회용품을 매일 쓰고 있다. -.-; (이 무슨…)

그런데 이번 겨울에 California에는 비와 눈이 꽤 많이 왔다.
그래서, California 가뭄은 7년만에 해갈이 되었다.
세상에 7년…

회사에서도 이제는 dish washer를 설치를 준비한단다.

가뭄이 해갈되는 것은 참 반갑고 기쁜 일이다.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내 영혼의 깊은 목마름과 외로움은 그러나 계속되고 있다.

사순절에 하는 랜덤 생각

덧셈뺄셈을 하지 못하면서 수학전공자라고 하지 마라.
100m 달리기를 25초에 뛰면서 마라톤 뛴다고 하자 마라.
악보 읽을 줄 모르면서 오케스트라 지휘하려 하지 마라.

예수님의 십자가를 풀어 설명할 수 없으면서
예수님을 따라 사는 기쁨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면서 그리스도인이라 하지 마라.

휴~가~

휴가 잘~ 다녀 왔다. ^^
일상의 루틴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은 내게 늘 쉽지 않다.
그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불확실에 대한 두려움인것 같다.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것들을 그냥 ‘루틴’으로 만들어서 단순화시킨다.
옷 입는 것, 밥 먹는것, 자고 일어나는 것 같은 것들은 그날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지 않고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고 산다.
다른거 생각하고 살일도 많은데, 오늘 뭐 입을까 이런걸로 에너지는 빼앗기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보기엔 이상하다고 여길만큼 나는 그 루틴 안에 살려고 노력한다.
잘때 전화기를 충전하면서 전화기를 놓는 위치도 늘 똑같이 맞춘다. 아침에 일어나서 안경없이 전화기 알람을 쉽게 끌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매일 아침 아침식사를 회사의 어느 식당에서 먹는 것도 늘 정해져있다. ^^
(회사 Mountain View campus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회사 셔틀을 타고 회사에 가는데 아침식사를 Mountain view campus에서 먹는다.)
아침 출근 셔틀에 타는 자리도 늘 똑같다. 그래야 늘 하던대로 같은 자세로 노트북을 펴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휴가에서는 그런게 되지 않는다.
늘 하던 것을 할 수 없다.

휴가는 내가 늘 우선순위를 두고 생각하는 것을 잠깐 잊고,
중요하지만 우선순위에 밀려 있던 것을 끄집어 내는 것이 되어야 하는 것 같다.

이번 휴가에서 그렇게 잘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꽤 많은 생각을 하게되긴 했다.

Good to be back home!

휴가!

다음주에는 민우 봄방학을 맞이하여,
그리고 일년 지난 결혼 20주년을 맞이하여,
가족 휴가를 가기로 했다.

원래 작년에 결혼 20주년때 둘이 가까운데 여행한번 다녀오자고 했는데,
둘다 시간내는것이 어려워서 작년에 그냥 지났었다.

그러나 금년에는 민우가 대학에서 맞는 첫 봄방학이고 우리까리 멋진 여행을 한번 간일도 별로 없고 해서 마일리지 30만마일 넘게 있는걸 톨톨 털고, credit card benefit 모인거 다 털어서 여행을 간다.

열심히 일한 사람은 쉴 자격이 있다는 식으로 현대에서 이야기하지만,
나는 한번도 쉴 자격이 있을 만큼 열심히 일한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늘 내가 일하는 게 맘에 안든다. -.-;
다만 열심히 공부한 민우와, 열심히 일한 아내는 좀 쉬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놀기 위해서 한참 바쁜 와중에 한 주 회사를 빼고 이렇게 가는건… 언제 그랬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몇달만에 민우를 본다는 생각에 설레고,
회사일을 끊고 휴가를 간다는 생각에 살짝 걱정이 된다.

(다음주는 내내 블로그 update가 없을 예정입니다.
휴가 갔다와서 뵙겠습니다!)

좀 살살하자…

새해에 내가 좀 못된(?) 결심을 했었다.
한 3개월동안 회사 일을 좀 살살하면서 남는 시간에 다른 일들(christian ministry에 관련된 것을 포함해서)을 좀 해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실제로 1,2월 두달은 꽤 널럴하게 지냈다.
아… 이렇게 해도 되는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살짝 들만큼 ㅎㅎ

그런데 내가 그저께 글에서도 잠깐 언급 했는데,
어쩌다 보니 내 manager와 그 위 사람들이… 내가 회사를 떠날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1월 말쯤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내 manager에게 요즘은 일이 좀 적어서 완전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만…. 이 사람들이, 내가 일이 적어서 회사에 흥미를 잃고 회사를 떠나려고 생각한다고 결론을 내린게 아닌가 싶다. -.-;

우리 회사에는 20% project라는게 전통적으로(?) 있어왔다.
20%정도의 시간은 원래 하는 일을 벗어나서 새롭고 실험적인 일들을 하도록 encourage하는 일이다.

내 manager가 아마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그 팀에 오승이가 할만한 20% project가 있으면 좀 얘기해주라’고 이야기하고 다녔다.
그래서 20% project 몇개를 물어다가 내게 던져주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뭐가 막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20% project들이 모두 다 사실상 100% project라는 것이다. -.-;
여기 저기 불려다니면서 사람들 만나고 여러 팀 미팅에 들어가고 해보니… 정말 내가 좀 도와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런데… 이게 내가 ‘좀’ 도와줘서 될만한 것들이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덕분에 요즘은 일이 확~ 많아질 위기에 처해있다.

사람이 좀 널널하게 일하는걸 가만 놔두지 못한다는 건…
그래도 회사 system이 잘 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하긴 하지만….

한동안 좀 널널하게 살아보겠다는 나의 가열찬 결심은 두달정도 만에 막을 내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또 일이 많아지니 전투의지가 막 생기면서 에너지레벨이 살짝 올라가긴 한다.

그렇지만, 오늘은 6시 반 출근, 7시 퇴근쯤 될 것 같으니…..

성장과 성숙

어떤 사람이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되는 것은 성장이다.
어떤 사람이 부족한 것을 극복해가는 것은 성숙이다.

성장은 efficiendy를 높이고
성숙은 effectiveness를 높인다.

나는 기독교 신앙이 이야기하는 것은 성장이라기 보다는 성숙에 더 무게중심이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얼마나 성숙한 사람인가를 보려면, 그 사람이 그 장점을 어떻게 개발했느냐를 볼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그 단점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 이러면 더 이상 회사 못다녀?

나는 회사에서 소위 ‘윗 사람’들에게 별로 나긋나긋한 사람이 아니다. -.-;
무진장 대들고, 절대로 자존심 굽히지 않고 싸우는 편이다.
아, 그렇다고 막 무례하거나 무모하게 악악대는건 당연히 아니다.

때로는 공정하지 못한 것에 대해 따질때도 있고,
효율적이지 못한 것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일 때도 있지만…
정말 웬만하면 ‘나 자신’을 위해서는 목소리를 높이거나 따지지 않으려고 무진장 노력하는 편이다.
이게 이기적인 voice를 자꾸 내는 사람이 되어버리면 나머지 내가 하는 말도 다 무게감이 떨어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나는 보통 회사에서 좀 손해를 보기도 한다. 내가 ‘내것’을 잘 챙겨먹지 않기 때문에.

몇달전, 내 manager와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이 동네 다른 회사로 옮길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나왔다. 그런데 그걸 이야기한 context가 뭔가 내가 frustrated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나오게 되었다.
그때부터 내 manager는 만날때마다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더 일해라, 여기 기회가 많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
음… 나는 지금 회사 옮길 생각도 없고, 어디 딴데 갈데가 딱 있는 것도 아닌데… -.-;

나는 반복해서,
‘내가 혹시 frustrated되어서 회사를 옮길것 같은 impression을 주었다면 그건 아니다. 나는 어디 갈 생각이 현재로는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사람은 여전히 두주에 한번씩 딴데 가지 말라고…

처음엔 그런 상황에 있는게 좀 불편했는데,
요즘은 그게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좀 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 사람이 내게 요즘 무지하게 잘해준다.
회사 내에 여러 사람들에게도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대단한지를 열심히 설명하고 다닌다.

일종의 오해 때문에 이런 상황에 오게 되었는데…
이런 상황을 은근 즐기면서 엉거주춤 있는 내 모습이 좀 치사하다.
나는 회사를 옮길 생각이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