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TA 간사 수양회

‘간사’가 아닌 자격으로 …
처음으로 간사 수양회에 참석하였다.

감사와, 안도와, 아쉬움과, 기대가 나를 덮었다.

KOSTA 간사라는 identity가 내게는 참 감사하고 기쁜 것이었다.
다른 누구에게 그렇게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또, 그렇게 하지 말도록 교육을 받기도 했고^^)
참 나로하여금 가슴벅차게 만든 내 identity 가운데 하나였다.

이번 간사 수양회에서 여러 간사님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말씀을 들으면서,
또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하면서…
지난 12-13년간 이토록 소중한 섬김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리고, 정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지만, 여전히 내 부족한 섬김의 그늘이 크다는 것도 새삼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나 같은 사람에게 이토록 가슴벅찬 섬김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함께 섬기는 기쁨을 느끼도록 내게 많은 배려를 해주신 선배님들과 후배들에게 감사했다.

나때문에 공동체가 함께 겪어야했던 어두움이나…
나의 잘못된 판단이나 결정으로인해 소중한 섬김에의 열정이 식게 되었던 사람들…
그리고 내가 해놓은 잘못이나 실수로부터 recover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우리 차기 간사 리더쉽에 대한 생각들로
마음이 참 많이 무겁고 힘들었다.

이제 우리 간사 공동체도,
권오승이라는 개인이 만들었던 어두운 그늘로부터 벗어나 더 겸손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게 될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보여줘야 소용 없다~

섬기고 있는 Christian ministry와 관련되어 있었던 일인데…

매우 엉뚱하고 잘못된 의도로 (자신을 드러내고 스스로 떠보겠다는)
우리가 섬기고 있는 Christian ministry와 함께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온 사람이 있었다.

우리는 그 사람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고, 그 사람이 지금 당장 뛰어들어서 함께 이 일을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짜고짜 함께 하겠다고 나섰다.

우리중 어떤 사람들은…
그 사람이 그래도 선한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
우리 모임에 초청도 하고 함께 하도록 격려해서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고 그렇게 해보려고 하였다.

내가 존경하는 선배 한분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우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 그렇게 하는 시도를 할수는 있겠으나, 아마 별로 소용 없을 것입니다. 잘못된 의도와 생각을 가지고 이 사역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우리가 하는 일을 아무리 보여주어도… 이 스피릿을 픽업하기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하는 일의 껍데기만을 보고서 그것을 전부라고 보게될것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알듯이, 우리가 하는 일의 껍데기는 그 안에 담겨있는 스피릿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그 선배의 진단이 정확했음을 배웠다.

때로,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내 동기가 순수하지 못함이 드러날때마다 두려운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이다.
내 순수하지 못한 동기가… 본질을 보지못하도록 막는 것은 아닐까…

영원한 소망

이 땅에서 얻는 것이 가능한 것이 궁극적 소망이라면,
그 소망이 참으로 초라하고 유치할 것이다.

그러나,
마침내 불합리와 부조리가 사라지는 저 영원에의 소망을 갖는다면,
그것은 이 땅의 것을 초월하는 대단한 힘과 용기가 된다.

오랜세월,
육체를 입고 사는 것이 제약이었고, 부조리였던…
어떤 이가… 마침내 그 제약과 부조리를 벗어버리는 것이…
안타까움과 슬픔만이 아닐 수 있는 근거는…
결국 그 영원에의 소망에 있다.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바로 그 소망.

어제…
나의 큰 외삼촌이 마침내 영원한 자유를 얻으셨다.

오바마의 개혁도 실패하는가

내가 오바마라면 정말 분통이 터질것 같다.
페일린 같은 사람이 무슨… death panel 인가 뭔가 말도안되는 이야기를 해가며 공격하는 것에… 대중이 홀딱 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므로, 깊이 있는 고찰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public option을 포기하면 너무 많이 포기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것도 못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김대중 – 노무현을 빨갱이, 친북좌파로 몰어붙였던 한국의 조중동이나…
오바마의 의료개혁을 death panel을 만드는 작업으로 호도하는 미국의 보수 세력이나…

오바마도 노무현의 전철을 밟게 되는가.
참으로 답답하다.

사자 곁에 있는 고양이

어쩌다가,
고양이 새끼 한마리가 사자와 친구가 되었다.

사자의 용맹스러운 모습에 고양이는 매료되었고, 금새 그 사자와 같이 되고 싶어했다.
사자는 친절하게 그 고양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주었다.

사자와 함께 하면서 고양이는, 늘 사자가 사냥해오는 짐승의 고기 살점을 조금씩 뜯어먹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양이는 자신이 사자가 아닌 고양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게 되었다.
사자가 물어온 짐승의 고기를, 잔뜩 폼을 잡고 물어 뜯으며 마치 자신이 그 사냥을 한 것같이 행동했다.

사자가 사냥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마치 그렇게 사냥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을 했다.
사자에게, 자주.. 함께 힘을 합쳐 사냥 계획을 짜자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러나 사냥에 관한한, 고양이는 그저 고양이었다. 겨우 다람쥐 정도를 잡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사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고양이는 자신이 사자인양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었다.

나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자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사자는 일찍, 고양이에게… “너는 사자가 아니야”라고 일러주었어야 했다.

리더쉽은 때로,
자신을 따르는 사람에게, 자신과 같이 되지 말도록 권유하는 것을 포함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Inconvenience vs. Injustice

지난 이틀간 QT 본문이 시편 74편이었다.
불의가 가득한 세상을 보면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어려움이 있는 것을 보면서 외치는 기도이다.

시편 기자는,
불의, injustice가 가득한 것에대하여…
하나님, 뭔가 좀 하십시오… 라며 절규하고 있다.

세상에 가득한 불의를 보며… 하나님의 이름이 더럽게 여겨지는 것을 보며… 도무지 참을 수 없는 안타까움이 가득한 것이다.

최근,
to-do list에 있는 여러가지 일들을 처리하면서…
일들이 뭔가 뜻대로, 계획대로 되지 않아 몹시 내가 화를 냈던 일이 있었다.
이건 뭔가 옳지 않다.
약속된 것이 이렇게 지켜지지 않고 delay 되다니… 그러면서도 이렇게 뻔뻔스럽게 사람들이 나오다니…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분노한 것은, injustice가 아니라… 내가 겪어야했던 inconvenience 였다.

아니… 이렇게 내가 바쁘고 해야할 일이 많은데…
이렇게 일들이 내게 협조를 안해주나…
당장 내게서 나온 반응은 그 불편함에 대한 분노였다.

만일 내가 내 inconvenience에 대한 관심보다 injustice에 더 관심이 많았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내 안에 내 convenience만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기심이 옳지 않음을 안타까워하지 않았을까.
약속을 제때 지키지 못한 사람들이 내게 뻔뻔스럽게 변명하는 모습을 보며… 그 사람이 그렇게 반응하였던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살피며… 자기 변명을 공격적으로 해야만 자신이 받아들여지는 이 세대의 injustice에 분노하지 않았을까. (그 사람에 대하여 분노하는 대신에)
그리고 그 사람에게 강하게 따지고 내 주장을 폄으로써 나 역시 공격적으로 반응하여 나 자신을 받아들여지게 하고자 했던 내 안의 injustice를 보게되지 않았을까.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기

최근 회사에서,
여러 사람의 일을 좀 도와주고 있다.

그중 하나가, process를 해서 defect analysis를 하는 것인데…
비교적 새로 들어온 사람 한 사람이 defect analysis를 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내가 다른 사람의 credit을 빼앗아오지 말자…
내가 하는 일로 다른 사람이 benefit을 얻도록 하자… 는 등의 원칙을 지키려고 가능하면 노력하고 있는데,

최근 이 사람이…
마치 나를 자기 전속 technician인양 대하는 것을 몇번 접했다.

이런 것을 좀 해달라고 sample을 틱 던져주기도 하고…
이만하면 되었으려니… 하고 열심해 해서 주니까 더 요구해오기도 하고…
다른 이들과 이야기하면서는 자신의 일인 것으로 present 하곤 하고.

우씨…
그런 생각이 들다가…

그러면 어떤가.
그 사람이 나를 정말로… 막 부릴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면 어떤까.
그렇다면 내가 그 사람을 부려먹는 것을 원한단 말인가.

다른 이들을 exploit 하지 않겠다고…
복음적 삶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다른이들의 종이 되고 밥이 되고… 다른 이들에 의해서 이용당하는 한이 있어도 그것을 보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하나님께 의탁하고…
그런 것이라고 몇번씩 곱씹고 다른 곳에서 메시지도 하고 글도 쓰고 하지 않았던가.

아니…
나는 이 작은 해프닝 하나에도 이렇게 쉽게 내 안의 평안을 빼앗기다니.

함께 일하는 그 사람은,
그저 말하는 스타일이 그렇수도 있고,
당연히 내가 해주던 일이었느니 더 부탁하는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순전히 내가 그 순간 잠깐 다른 일로 기분이 나빠있었는데 그 사람이 약간 급하게 이야기하느라 퉁명스럽게 이야기한 것을 내가 과장해서 기분나쁘게 들었을 수도 있다.

내가 해야하는 일은…
그런 상황 속에서 나를 높이려는 이 추잡한 내 사고방식을 가슴아프게 여기고…
어떠한 상황에도 다른 이들을 exploit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다시 되새기고…
부지불식간에 내가 다른 이들에게 막대한 것은 없는지 반성하는 일이 아닐까.

지난 주일 설교를 들으며,
counter-cultural Christian way의 중요한 핵심이… 나를 드러내고 높이려는, 출세하고 더 많이 올라가려는 세상의 가치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다시 되새겼었는데…
빌립보서 2장을 다시 묵상해본다.

친구 사귀기

어제 처음으로 새로운 학교에 전학간 민우.
첫날부터 친구들을 잔뜩 사귀어 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그 친구랑 전화도 하고… 벌써 오랫동안 알았던 것 처럼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고.

딱 하루 학교 갔는데… 학교가 재미있단다. 허걱.

민우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을 참 잘한다. 옆에서 보면 놀라울 정도로 잘한다.
언젠가는 민우에게 물어보았다.

“민우야, 아빠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걸 잘 못하거든. 민우가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 줄래?”
“엥? 진짜? 아빠는 진짜 새 친구 잘 못만들어?”
“응, 아빠가 너무 shy 하잖아”

민우가 잠시 생각해 보더니,
“아빠, 친구를 만드는데에는 전략(strategy)이 필요해. 그 친구에게 가서 아빠가 잘 못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해봐. 그러면 금방 친구가 된다”

민우는 겨우 열살짜리 아이이지만,
Friendship이란…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거나 충고해주거나 그 사람을 내쪽으로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Friendship이란, 자신의 약점을 나누는 것이라는 심오한 깨달음을 remind하게 되는 대화였다.

* 민우는, 친구를 사귄하고 하지 않고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완전~ 영어식 표현. ^^

민우의 첫 등교

오늘은 민우가 이사온후 처음으로 학교에 가는 날이다.

이사온 이후, 민우를 어떤 학교를 보낼까 많이 고민하다가…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Christian 사립학교에 보내게 되었다.

공립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한달에 300불정도 더 들이면 보낼 수 있는 수준이어서,
경제적인 부담이 아주 크지는 않은데다,
어차피 1년 후면 중학교에 가야 하므로… 만일 다녀보고 별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내년부터는 다시 공립학교에 보낼 수 있다는 생각도 있었고,
건강한 성경적인 가치관과 관점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보내게 되었다.

내 아이를 사립학교에 보내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교복을 입은 민우의 모습이 참 귀엽긴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