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개념, 하위개념

아래 글은,
최근… ‘친북좌파척결’의 극우 정치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그것을 신앙으로 여기고 있는, 내가 아끼는 한 친구와 나눈 이메일 대화중 일부를 옮긴 것이다.
신앙이 정치성에 종속되지 말아야 할 것에대한 내 논증인데… 아마 내 이런 논증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이 있을 듯. ^^ 
(반론, comment 환영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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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신념은, 그 당시 처한 상황 속에서 무엇이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가 하는 것에 대한 분석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지.

가령, 너도 네 이메일에서 썼지만, 어떤 사람은 북한의 위협이 우리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은 경제정의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잖아. 또, 북한의 주민들을 어떻게 하면 그 폭압과 부조리에서 해방시켜낼 수 있을까 하는 접근에 대해서도, 북한을 점진적 개방으로 이끌어야한다는 입장으로부터 북한을 강하게 몰아서 붕괴에 이르게해야한다는 입장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지.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하느냐… 하는 것은, 어떻게보면 100% 충분한 과학적 data를 바탕으로 결정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어. 왜냐하면 미래에 대한 모든 information을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A 라는 결정을 하면 A’ 이라는 결과가 나온다고 100%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지. 물론 어떤 입장을 견지할 때에는, 그 입장이 충분히 내적 통일성 (integrity)를 갖는지, 가능한 많은 data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 등등을 evaluate 해봐야 하겠지.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그리고 현실과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치적 신념을 이야기할때에는, 자신과 다른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에 대해 관용을 갖고, 서로 대화를 통해서 풀어나가는 작업이 중요할 수 있지. 물론 그것이 어려울 때도 많지만.
일반적으로, 이러한 대화를 거부하는 그룹을 극우 혹은 극좌라고 이야기하는 거지.
그런데 신앙은, 그것보다 더 상위의 개념이야. 정치적으로 진보적이던 보수적이건 간에, 같은 신앙을 가질 수 있지. 신앙은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이기 이잖아. (이 argument에 동의하지 않는 신앙인도 물론 있을 수 있지. 그렇지만 너같이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내가 이야기하는 이 notion에 동의하리라 생각해.)
그런데, 정치적 신념을 신앙과 연결시키게되면, 하위의 개념과 상위의 개념을 연결시키는 과정에서 상위 개념의 범위가 축소되는 결과를 낳게 되지.
가령 예를 들면, 일반적인 인과론(논리 체계)과 논리 라는 상위의 개념이 있고, 그 인과론과 이성을 바탕으로 인간이 세상을 기술하는 방법으로 뉴튼 역학을 발견해 내었지? 뉴튼 역학은, 매우 powerful한 것이지만, 그것이 인과론과 이성이라는 a priori concept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잖아. 만일 여기서 뉴튼 역학을 거부하는 것은 인과론을 거부하는 것이다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을 바로 동일시 하는 거지) 라고 이야기하면, 그 순간 인과론의 범위가 뉴튼 역학이라는 하위 개념으로 좁아져 버리게 되지. 그래서, 가령, 뉴튼역학으로 설명이 되지 않지만 인과론이라는 더 큰 개념 안에서 설명이 되는 상대성 이론 같은 것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되는 거고. 
신앙과 정치적 신념도 비슷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 같아.
극우(좌)파의 사상 = 기독교 신앙 이라는 등식을 성립해버리면, 극우(좌)파의 사상을 통해서 기독교 신앙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극우(좌)파의 사상의 수준으로 기독교 신앙이 강등되게 되어 버리지.
역사적으로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정치적 신념과 신앙을 동일시 했을때마다, 교회는 힘을 잃어버렸고, 복음의 영광이 가리워졌어. 
로마의 콘스탄틴 대제때 그랬고, 중세교회가 그랬고, 국교화되었던 개신교회들이 그랬고, 히틀러를 지지했던 독일교회나… 그리고 나는 지금의 한국 교회에서도 그런 것을 보면서 많이 우려하고 있어. 그리고… 네 이메일을 읽으면서도 그런 불편한 마음이 있었던 것이고.

 

정권 탈환/수호?

“나는 꼼수다” podcast가 podcast ranking으로 1등이라고…
신문을 보거나, 각자의 정치색을 강하게 드러내는 website 등을 보면,
정치공학상의 계산, 어떻게 하면 정권을 탈환 혹은 수호할까 하는 것에 대한 전략등이 요즘 참 많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정권을 잡는 것이 중요한 목표이므로 당연히 그럴만 하지만…

그러나, 정치의 궁극적 목표가 정권이 아니라, 국민을 더 살기좋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볼때,
어떻게 하면 정권을 잡을까 하는 것에 대한 논의보다는,
어떤 방향이 더 right direction이냐 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좀 더 많이 이루어져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특별히 한국의 경우에는, 소위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꿈꾸는 나라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하는 것에 대해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그것을 제대로 해 낼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하는 것에 대한 것도 모르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이런 꼼수를 쓰니까 이런 작전을 쓰자는 식의 접근은, 본질로부터 관심을 빼앗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정치에 문외한 이어서…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인가…

어제 본 유머 하나

어제 인터넷 어디선가 읽은 유머 하나

“어느 나경원/한나라당 지지자가, 투표율이 높으면 나경원/한나라당에 불리하다고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렇게 이야기하겠지
“그렇게 바보같이 생각한 한나라당 지지자를 모두 합산해서 생각하면 사실상 승리입니다.”

최근, 매우 정치적/종교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한 사람과 이메일로 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객관성, 논리, 이성, 지성 등을 완전히 무시한채 ‘좌파척결’을 주장하는 것에 매우 놀라고 있다.
그 사람도 나름대로 최고의 학벌을 가진, 엘리트인데…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논리적이고 정상적인 토론을 해볼 수 있는 건강한 보수주의자를 좀 만나봤으면 좋겠다.

이런 선거를 통해서, 보수가 건강해지는것을 좀 보고 싶다.
정치적으로 진보적 입장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 쓰면 깐죽거리는 것 같지만, 진심이다. 적어도 나는, 현재 한국 정치의 후진성은, 건강하지 못한 보수로부터 나온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중동 수준의, 기독당 수준의, 조갑제씨 수준의, 이명박씨 수준, 박근혜씨 수준의 그런 보수가 아닌, 정말 건강한 보수를 보고 싶다. 

선거

나는 정치에 관한한 비전문가이지만,
이번 선거는 내가 미국에 와서 보아왔던 여러번의 선거중, 내가 여러가지 이슈에 대해 가장 많은 이해를 하면서 관람하고 있는 선거이다.

경제, 실업률, tea party movement, Obama healthcare 등등.

나는 미국에 살지만, 미국에 대한 많은 애정을 아직은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만일 내가 미국에 좀 더 애정이 있었다면,
이번 선거판을 보면서 정말 복창이 터졌을 것 같다. -.-;

이런 민주적 선거를 통해,
공공의 이익이 아닌, 정의, 옳음, 희생, 공동체, 사랑 등의 가치가 구현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인 것일까.

참… 많이 생각하게 하는 설교

김동호 목사님은,
내게 참 영향을 많이 준 분이시다.

내가 개인적으로 그분과 다른 생각을 가진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참 여러가지로 존경하는 분이신데…
문득 이분이 예전에 하셨던 이 설교가 기억나서 youtube에서 찾아보니 축약본으로 있었다.

나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하셨던 이분의 ‘예언’이 성취되고 있는 것 같아…
참 마음이 아프다.

오바마의 개혁도 실패하는가

내가 오바마라면 정말 분통이 터질것 같다.
페일린 같은 사람이 무슨… death panel 인가 뭔가 말도안되는 이야기를 해가며 공격하는 것에… 대중이 홀딱 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므로, 깊이 있는 고찰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public option을 포기하면 너무 많이 포기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것도 못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김대중 – 노무현을 빨갱이, 친북좌파로 몰어붙였던 한국의 조중동이나…
오바마의 의료개혁을 death panel을 만드는 작업으로 호도하는 미국의 보수 세력이나…

오바마도 노무현의 전철을 밟게 되는가.
참으로 답답하다.

갑자기 정치적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식에 즈음하여,
갑자기 블로그의 글이 지나치게 정치적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줄 안다.
사실 그렇다. 정치적이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는 사람으로써,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 내 개인적인 정치성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로 하여금 복음에 등을 돌리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갑자기 정치적인 글을 쓰는 이유는 다음의 세가지 이유이다.

1. 하나는 자본주의=민주주의=한국적수구=조중동=한나라당=박정희=기독교근본주의=성경적 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위의 등식 가운데 하나도 성립하는 것이 없다!… 아 한국적수구=조중동=한나라당=박정희 정도는 성립한다고 해야 하나)
나는 성경을 진리로 믿는 복음주의자이다. 그러나 위의 공식은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내 신앙적 양심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2. 조중동에 반대하는 것이 좌파가 아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내가 가끔 나 스스로를 어설픈 좌파 라고 이야기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나는 좌파라기 보다는 자유주의자에 가깝다. (정말 좌파가 나를 보면… 꼴통 “반동세력”이라고 할 것이다!) 인간 개인의 판단을 존중하고 자신의 양심의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수구세력, 조중동, 기독교근본주의는 이러한 양심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나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인간에게 주어진 양심의 자유가 매우 위험한것이 될수도 있으나, 그 자유 자체를 인간으로 부터 빼앗아갈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고 믿는다.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우파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개념이라고 할때, 한국의 유사보수세력은 그 자유를 억압하는 가짜 우파인 것이다. 게다가 그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을 좌파로 몰아붙이다니!

3. 그나마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외쳤던 노무현 대통령의 외침이 그저 감정적 애도로 흘러가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인간 노무현이 불쌍하다. 불쌍한 노무현을 탄압한 이명박 나쁘다…는 식의 접근은 역사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말 노무현이 이야기했던 것 가운데 옳은 것을 한국 사회가, 특히 한국 주류사회가 어떻게 탄압했는지, 그것도 조중동이라는 비이성적 언론권력을 사용해서 어떻게 짓밟았는지… 한국 국민은 그 조중동의 선동에 어떻게 놀아났는지…
노무현=빨갱이=친북세력=김정일 지지=사탄=나쁜놈=반미 와 같은 비논리적 비이성적 주장을 어떻게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되었는지… (이 역시 위의 등식 가운데 하나도 성립하는 것이 없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믿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의 생각을 하도록 격려하고 싶었다.

아마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 열기가 식어감에 따라,
나도 이런 글을 훨씬 덜 쓰게 될 것이다.
내 생각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이런 글이 안먹힐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안타까운 일이다.

아직도 내 마음속의 대통령은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이 가졌던 가치를 내가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또 정치인 노무현이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능력있는 정치인이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2002년 정치인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마음의 대통령은 노무현이다.

한국의 조중동과 기득권 세력이 그렇게도 밟아죽이려고 했던 정치인,
경상도 민주 세력을 독재정권에 상납한 3당 합당을 거부한 정치인,
차떼기식의 금권정치를 거부한 정치인,
언론이 아닌 찌라시인 조중동에 정면으로 맞설 용기를 가졌던 정치인,
친일과 독재로 점철된 한국 정치역사를 바로잡으려 노력했던 정치인,
정당한 논리나 정책을 우스꽝스러운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지역주의와 싸웠던 정치인,
부당한 기득권, 권력에 저항하여 권력을 잡았던, 대한민국 최초의 정치인,
남북관계, 대미관계를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삼으려 했던 세력과 정면으로 맞섰던 정치인.

정치인 노무현은 결코 완벽하지 않았다.
어떤 의미에서 정치인 노무현의 ‘무능함’은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를 구현하는 일을 막았다.

그러나,
나는 2002년 대통령 선거의 상황이 다시 온다고 해도,
정치인 노무현을 다시 지지할 것이다.

나는 2002년 이후, 내 마음의 대한민국 대통령을 아직 바꾸지 않았다.
언젠가 한국의 정치 지형이 바뀌어서, 내 마음속의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을 마침내 떠나 보낼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도한다.

DNC vs. RNC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나는 물론 투표권이 없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 연설들을 시간이 날때마다 들어보고 있다.

양당의 정,부통령 후보들의 연설들을 들으며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는 것은,
나는 도무지 공화당의 정책들에 환호를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중산층 백인 미국인들이 저런 정책을 가진 정당을 지지할 수 있을까… 싶다.

뭐… 하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한국의 서민들도 있는데… 뭐.
그것에 비하면 미국의 공화당은 양반이지.

내가 한국의 보수주의자라면…

내가 만일 한국의 보수주의자라면,
정말 깊이 실망하고 절망했을 것 같다.

정말 보수다운 보수,
생각하는 보수,
논리적인 보수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저 수구와 꼴통들만 잔뜩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지난 대선이후 진보진영이 보수에게 완전히 밀린 것 같아 보이지만,
지금과 같이 보수진영이 있어만 준다면,
균형이 다시 반대로 쏠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