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을 떠는 부모

내 아내는, 내게 ‘유난을 떠는 아빠’라고 늘 놀린다.
딸아이라면 정신을 못차린다고 한다.

정말 내가 유난을 떠는 아빠일까.

내가 꽤 나이가 들어서 였는데,
내가 나의 부모님이 아닌 다른 부모님을 보면서 거의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그것은,
함께 식사를 하다가 어머니가 자기 딸이 맛있게 먹고 있는 음식을 맛을 보자며 가져가서 먹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뭐 그게 그리 별일이냐 싶겠지만,
내게 그것은 대단한 것이었다.
나는 태어나서 나의 부모님이 내가 먹는 음식을 ‘맛있어 보인다 조금 먹어보자’며 드신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유난을 떠는 부모’에게서 ‘유난을 떠난 아들’이 나온 것이다.

지나치게 자녀를 과보호하는 것은 물론 좋지 않겠으나,
자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고 당연하게 여기는 우리 부모님의 모습은…
내가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이제는,
내가 내 아이에게 그런 사랑을 보여줄 차례인데…

한시간에 150불

US Army와 관련된 project를 하면서,
나같은 engineer 한사람이 한시간 일한 것에 대한 charge를 시간당 $150 정도 한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각종 overhead를 포함한 것이므로 실제로 내게 돌아오는 돈은 그것의 절반도 훨씬 안되는 액수이다. ^^)

한시간에 150불이라…
일년에 30만불이 넘는 액수이다!

과연 나를 포함해서,
내가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일을 하는 것일까.
한시간에 적어도 150불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

한 30분 커피 마시면서 잡담을 하면,
순식간에 70불이 넘는 돈을 날리는 것인데…
그런 시간 낭비는 없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적어도 내가 회사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최소한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면서 일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creative 하고, knowledgeable 하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자신의 것으로 알고 충실하게 할 뿐 아니라,
자신에게 맡겨진 일 자체를 확장시키면서 함께 일하는 team에 dynamics하게 기여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평소에 느긋하게 5시면 퇴근하던 사람들도,
필요하다면 2-3시가 되도록 일하는 것을 전혀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의 휴가를 취소하고 밤 늦게까지 실험실에서 실험하는 것을 기쁨으로 여긴다.

이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이미 HP Labs에서 일한지 30년이 넘은 MIT 출신의 engineer 한분은 여전히 내가 쓰고 있는 장비가 고장나면 당장 연장통을 자기가 가서 뒤진다. (그리고 그런것이 정말 재미있단다!)

다음주부터 두주동안 회사의 실험실이 shut-down을 한다. cost saving을 위해서 지난 몇년간 계속 그래오고 있는데…

그 두주 동안 일을 못하기 때문에,
일의 진전이 늦어지지 않게 한다면서…
지난 한주는 정말 모두가 평소보다 더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함께 일했다.

이런 이들이라면,
한시간에 150불이 전혀 아깝지 않은 사람들이다.

다만….
난…
내가 일하는 것이 부끄러울 뿐…

회사일을 하면서…

Business deal을 위한 meeting을 할 때,
특히 한국의 culture에서는 소위 ‘기선제압’을 하는 것이 중요한 듯 하다.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많이 보긴 하지만…)

많은 경우,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
자신의 경력이 얼마나 좋은가,
업적이 어떤가 등등을 이야기해서 기선을 제압하거나…

목소리를 높이거나 다짜고짜 상대의 아이디어를 깔아 뭉게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 가거나…

하다못해
교묘하게 대화 상대보다 상석에 앉는다던지,
아주 바쁜척 하면서 지금 임하는 business meeting이 자신에게는 덜 중요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던가 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이럴때,
어떻게 반응을 하면 좋을까?

…

적어도 내가 회사 일을 열심히 하는 중요한 이유는,
이렇게 하는 일을 통해서 나와 내 회사 뿐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들이 함께 유익을 얻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다.

회사 관련된 협상이나 meeting을 할때에도…
그런 우리의 spirit을 나눌 수는 없을까?

그렇게 미리부터 우리 기선제압하려 할 필요 없다고…
우리는 당신을 take advantage 하려는 것이 아니고, 당신과 함께 잘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라고…

C 형제 이야기

지난 2009년 KOSTA/USA의 주제는
“예수의 평화, 세상을 향한 용기” 였다.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깨달음이 있었던 주제였다.

나는 비록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주제를 몇개월간 묵상하고 연구하면서…
내가 이해하는 복음의 깊이와 넓이를 한껏 깊고 넓게하는 경험을 하였다.

특히 2009년의 주제문은 참 호소력있는 것이었다.
신학적인 배경을 친절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추상적인 가치를 실제적인 삶의 영역으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C 형제는,
지난 2009년 주제문 초안을 잡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몇 사람중 한 사람이다.
지난 Chicago conference의 conference design에도 깊이 관여하였고,
실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그 C 형제가,
최근 닥쳐온 경제위기의 여파로 실직했다.

H visa status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조만간 미국에서 job을 잡지 못하면 두 아이를 데리고 귀국을 해야할 지경에 쳐해있다.
귀국을 한다고 해도 이제 나이가 꽤 들었기 때문에 쉽게 아무렇게나 job을 잡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고 한다.
여러가지로 직장을 얻기위해 노력을 하고 있으나 정말 이상하리만치 길이 열리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이상하게 길이 열리지 않는 것을 보면, 분명히 하나님께서 깊이 개입하고 계신 것일텐데… 한편 기대가 되지만 역시 주된 마음은 답답함이다.

예수의 평화 세상을 향한 용기…
이 주제를 정했을때, 이 주제문을 써내려가던 순간에…
우리는 이렇게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쳐한 이들에게 소망의 근거를 이야기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의 중심에 있었던 이가 바로 이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거의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그렇기에,
C 형제의 어려움은 단지 그 형제만의 어려움이 아닌 듯 하다.

하나님께서…
KOSTA/USA를 섬기는 이들에게…
너희가 그렇게 외치고 기도하고 주장했던 그것이 정말 너희 것이냐고 묻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C 형제가 매우 벅차고 힘들게…
그러나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싸우고 있는 이 싸움을 보며…
나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

C 형제의 삶과 기도와 땀과 눈물에 박수를 보내며,
그의 앞으로의 삶에 큰 기대를 건다.

고난을 활용(?)하기

어그러진, 비뚤어진 창조 질서 내에 있는 사람들은…
고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피조세계가 처해있는 framework 자체가 비뚤어져 있기 때문에,
개개인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그 고난의 영향아래 있게될 수 밖에 없다.

고난이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 고난을 활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접근이 아닐까 싶다.

몇가지 생각해보면…

1. 고난을 통해 비뚤어지지 않은 창조질서에 대한 목마름을 더 깊이 인식한다.
2. 고난의 근원이 이미 복음 안에서 해결되었음을 감사한다.
3. 고난을 겪는 형제-자매들의 아픔에 동참한다.
4. 아직 고난의 의미와 깊이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겪는 고난의 내용을 다른이에게 이야기해준다.

최근,
개인적인 고난을 겪고 있는…
그러나 그 고난을 개인적으로만 볼 수 없는 그런 고난을 겪고 있는…
사랑하는 형제를 생각하며,
그 형제의 영광스러운 싸움에 격려의 마음을 보낸다…

해야하는 일은 많은데… 능력이 정말 안된다.

지난 주말 DC에서의 모임 이후,
머리 속에 해야하는 일들에 대한 생각이 가득하다.
youth를 섬기는 일, 대외관계와 관련된 일들…

그런가 하면,
최근 한국의 기업과 미국의 Venture Capital 등과 이야기되어온 investment deal에 관한 일들이 내 머리를 맴돈다.

최근 몇가지 실험 결과가 좋아서 working display demo를 만들어 내는 일에 대한 생각들과,
annealing temperature와 관련된 실험들,
ZTO etching에 관한 실험들이 역시 또한 burden으로 남아 있다.

1월부터 Stanford 학생들과 함께 하게될
Leadership Training 성경공부에 대한 생각들…

몇명의 간사님들과 하고 있는 간사 훈련에 대한 생각들…

12월 가족 여행에 대한 일들,

1월 초에 있을 business trip, 그곳에서 나누게될 business 관련된 discussion들…
역시 1월에 있을 KOSTA 간사 모임,
2월 초에 있을 학회, 그 곳에서 있게될 business related 된 이야기들…

어느것 하나 소홀하게 여길 수 없는…
정말 내가 아끼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인데…

내가 조금 더 능력이 되면…
이 소중한 일들을 더 잘해낼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나를 채운다.

태산은 무너졌으나, 하늘은 무너지지 않았다

내가 존경하는 한 선배님께서,
그분의 선배가 integrity를 잃어버리는 모습을 보며…
‘태산이 무너졌다’고 표현하는 이메일을 내게 보낸 적이 있었다.

나도…
그 이메일을 읽으며…
정말 태산이 무너진게 맞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태산은 무너졌으나… 하늘은 무너지지 않았다.

소망은 태산에 있지 않고, 하늘에 있다.

그리고,
함께 태산을 쌓겠노라고 헌신한 개미군단에 있다.

최선을 다하다가 중단하였을때…

지난 주말,
DC에 가서… 내가 존경하는 분들과 함께 여러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늘 그렇듯, 밤을 꼴딱 새우고… (대화는 새벽 3시반경에 끝났지만, 나는 4시쯤 나와야 했기에 결국 나 혼자서 밤을 새우게 되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나누었지만,
내가 Shiker 님께 여쭈어본 질문이 지금도 내 머리에 맴돈다.

만일,
지금 우리가 바로 이 시점에서 어떤 이유로는 KOSTA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면,
지금껏 우리가 노력해온 모든 것들이 결국은 ‘실패’로 판단내려지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우리 귀한 간사들이 이렇게 KOSTA spirit 이라는 깃발아래 모이게 되었고,
함께 고민하며 기도하며 ‘복음주의 학생운동’이라는 비행기를 띄우려는 이 순간에…

이 모든 일을 포기해야되는 일이 생기게 된다면…
정말 우리가 했던 모든 것들은 다 실패가 되는 것일까.

Shiker님과 함께 그런 대화를 나눈 후,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그리고 어제 하루 종일…
나는 이 생각을 여러번 곱씹어 보았다.

내가 나름대로 정리한 것은 이것이다.

심지어 지금 우리가 KOSTA의 깃발을 접어야 한다고 해도,
우리가 여태껏 해온 이 일이 실패가 아니라는 것이다.

왜?

그것은 KOSTA Spirit 아래 모였던 ‘사람들’에게 소망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KOSTA의 성공은 KOSTA의 외연이 확대되는 데 있지 않고, KOSTA의 spirit이 살아 움직이게 되는데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 경험하기

요즈음은,
좋은 설교를 들으며 하나님을 깊이 ‘느끼는’일이 참 드물다.

얼마전에 내가 아주 좋아하는 어떤 동역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그 형제가 “자신의 귀가 너무 높아져서 웬만한 설교는 귀에 잘 안들어온다”고 이야기 했는데…
내게 그런 증상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정말 열심히 성경을 혼자 연구할때나…
그렇게 말씀을 연구하여 사람들과 열정적으로 나눌때,
혹은 사람들을 말씀으로 섬길때…
하나님을 깊이 경험하는 것을 보면…

내 귀가 높아져서 그런것만은 아닌것 같기도 하다.
좀 혼란스럽기도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