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에게 분노한다고?

이건희 회장이 성매매를 한 동영상이 떴다고 난리다.
대충 보니 참… 마음이 착잡하다.

당연히 나는 성매매를 한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아주… 아주 많이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이게 이건희 회장에게만 악담을 쏟아내고 이건희 회장을 비난하면 되는 일인걸까?
나는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의 남자들의 술 문화,
한국 남자들의 성 문화를 생각해보면…
솔직히 말해서 이건희 회장에게 그렇게 돌던질만한 사람들이 많지 않을수도 있겠다.

벌써 몇년 된 일 이지만…
어떤 남자 한사람과 일대일로 성경공부를 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미국에 공부하러 와서 신앙을 좀 갖게 된 경우였는데…
성경공부를 하면 잘 따라왔고, 어느정도 ‘성장’하는 것이 보인다고 생각하기도 해서
나름대로 기뻤다.

그러다가,
이 친구가 여름에 방학을 맞아 한국에 다녀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가면 하고 싶은 일들을 이야기했다.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쇼핑도 하고 싶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그런데 그 하고 싶을 리스트 중에는, 소위 ‘퇴폐 안마시술소’에 가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

한국에서 친구들이,
자신이 오면 데리고 가겠다고 했단다.
그래서 그게 기대가 된다고.

허걱…
이건 뭥미.

아니… 우리 성경공부도 함께 했고, 이젠 신앙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화들짝 놀라서 물어보았다.

아니… 그게… 신앙 양심에 괜찮느냐고…

그랬더니 그 친구가 다시 화들짝 놀라면서 내게 반문했다.

아니… 그걸 신앙과 연관시켜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남자가, 친구들과 함께 여자 나오는 술집에 가서, 술 마시고, 2차도 가고…
이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문화이기 때문에,
그냥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생각했다는 것이었다.

아니, 세상에… 그게 말이된단 말인가?????

한국의 모든 남자들이 다 그렇다고 이야기할수는 물론 없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남자들이 여자에 대하여 성적농담을 쉽게 하는 대화들을 들어보면…
그리고 술 마시고 여자들과 ‘노는 것’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것들을 들어보면…
아마 깜짝 놀랄만큼 많은 남자들이, 정말 돈만 있다면 이건희 회장이 했던 것 보다 더 심한 것들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의미에서,
내가 나름대로 분석(?)을 해 보자면…
이걸 ‘개인적 일탈’로 이야기해버린 삼성측의 발빠른 답변은 대단히 영리한 move 이다.
왜냐하면, 그냥 ‘개인적 일탈’로 이야기해버리면… 이미 성매매 혹은 그와 비슷한 일들을 쉽게 하고 있는 놀랄만큼 많은 다수가 돌을 던지는 것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뭐 남자가 그럴수도 있지….
뭐 나라도 돈 있으면 그러겠다….
심지어는 이건희 부럽다…. 는 식의 반응까지.

그래서,
뉴스타파가 이걸 공개한 것은 참 용기있는 행동이었고, 나도 박수를 보내지만…
이건 그렇게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본다.

초대교회 시절에,
이교도들이 그리스도인들을 특징지을때 두가지를 언급했다고 한다.
하나는 자꾸 모인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아무하고나 난잡한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는 것.

이건희의 ‘개인적 일탈’, 한국 남자들의 ‘2차 문화’…
과연 한국의 기독교는 무엇이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