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후기 (3)

내가 보통 새로운 vendor를 develop할때 쓰는 중요한 전략은,
그 회사가 hungry for business 한가 하는 것을 먼저 보고, 그런 회사들을 좀 더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1) 새로운 business opportunity를 절실하게 찾고 있는 회사일수록 실제로 우리가 deal을 할때 좀 더 좋은 deal을 할 가능성이 많다.

(2) hungry for business라는 말은, 대개의 경우 감가 상각이 되고 있는 놀고 있는 생산라인이 있다는 뜻이고, 그 놀고 있는 생산라인을 활용해서 새로운 process들을 try하기 쉽기 때문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생산라인을 세우고, 새로운 process를 해보겠다고 부탁하는건 사실 그리 쉽지 않다.

(3) hungry for business인 회사들 가운에서는, 예전에 잘 나가던 어떤 분야의 제품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 industry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거나 다른 방식의 기술로 옮겨갔기 때문에 생산 라인이 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령, 요즘 내가 아주 구체적으로 target해서 만나는 회사들은, ‘사과회사'(^^)에 어떤 특정한 종류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었는데 그 ‘사과회사’에서 나오는 제품들에 다른 기술이 사용되기 때문에 더 이상 옛날의 그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된 회사들이다.
사실 요즘 보면, 그 ‘사과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던 회사들중 그런 회사들이 정말 많다.
그러면, 당장 그 회사가 내가 요구하는 모든 technical capability들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하더라도, 일단 project를 시작하면서… 필요한대로 investment도 더 해가며 생산라인을 갖추어 갈 수 있다.

(이 블로그의 많은 독자들은, 아마도 갑자기 너무 이런 종류의 글이 계속 나와서 지루하고 재미 없으실 수 있겠으나… 이런 것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어떤 분들도 있으리라 믿고… 일단 써본다. ㅎㅎ)

출장 후기 (2)

이렇게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는 것이 불편한 가장 큰 이유는,
첫째로, 이런 것들이 내가 해야하는 중요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까 하는 것 때문이다.

이번 출장에서 다녔던 회사들의 대부분은 지금 내가 참여하고 있는 어떤 product를 만들 candidate 들이다. 말하자면 이 회사들이 vendor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출장에서 내가 했어야 하는 일들은,
(1) 각 회사의 기술적인 측면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2) 또 그 회사의 엔지니어들과 discussion을 하면서 그 회사 엔지니어들의 수준을 가늠하고,
(3) 이렇게 일을 하면서 얼마나 이 회사들의 조직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는가 하는 것을 evaluate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1)과 (2)는 어차피 highly technical 한 것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상당히 객관적이기 쉽다.
그렇지만 (3)은 대개… 내가 이 사람들과 함께 일을 돌려보면서 얼마나 나와 (그리고 우리 회사와) 잘 맞아 떨어져서 움직이는가 하는 것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객관적인 data로 뽑아내기 어렵다.
그야말고 feel로 판단을 해야한다.

그런데,
이렇게 나를 ‘모시는’ logistics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과,
실제로 technically 일을 하는데 얼마나 깔끔하게 하느냐 하는 것이 자칫 섞여서 좀 더 정확한 판단을 못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어떤 회사가 위의 (1)~(3) 항목이 모두 만족스러울 뿐 아니라, 나를 ‘모시는’ logistics도 잘 한다면…
내가 그 회사를 택할 경우, 마치 그 회사가 내게 극진한 대접을 해서 그렇게 된 것과 같이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출장에서의 결과가 그렇다. 내게 가장 극진한 대접을 한 회사가, 실제로도 가장 기술적으로도 앞서있고, 함께 일하는 chemistry도 제일 잘 맞는다.)
이렬 경우엔 어떻게 해야하나?

적어도 현재 생각으로는….
그 회사에게… 내게 극진하게 대접해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깊이 표시하면서,
솔직하게 그것이 필요 이상의 대접이었고, 따라서 불편했다는 것을 어떻게든 시기를 잘 잡아 공손하게 이야기하려고 하고 있다.
일단 그렇게 먼저 이야기를 해야… 내가 위의 (1)~(3)에 대한 객관적 판단에 더 공정성이 확보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장 후기 (1)

내가 예전에 함께 일하던 회사들은 대부분 대기업이라고 보기엔 살짝 모자르는 수준의 회사들이었다.
그리고 그나마 한국 회사와 일하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한국의 모 대기업과 연락을 해서 그 회사와 3일에 걸친 미팅을 했었다. 내 한국에서의 일정이 4일 이었는데, 그중 하루는 다른 회사를 방문했었다.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를 모두 다니면서 그 회사의 여러 공장들과 연구소들을 다녔고, 그곳에 있는 엔지니어들과 미팅을 했다.

그.런.데.
대기업의 ‘영업팀’은 움직이는게 중소기업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가령 예를 들자면…
원래 나는 그 여러 site들을 내가 rent car를 해서 운전해서 가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랬더니만 그 회사에서 아예 한국 내의 내 모든 transportation을 다 책임지겠다면서 차를 호텔로 보내주었다.
이게… 무슨 연예인들 타는 차 같은.. 큰 밴 같은… 뭐 그런 거였는데,
내가 그렇게 다니는데에는 그 회사의 연구소장을 비롯해서 임원 1-2명과 몇명의 엔지니어 그리고 영업을 담당하는 사람들 몇명이 함께 다녔다.
음… 일단 그것만 해도 왕불편.

내가 가는 공장마다 그 현관의 모니터에 크게…
Welcome Dr. Kwon 뭐 이런게 크게 뜨고…
계속 VIP 식당에서 점심 먹고,
내가 어떤 공장에 도착하기 전에는 그 더운 여름에 밖에서 나를 기다렸다가 ‘영접’하는 일도 있었다.

전라도에 가서는… 전라도의 어느 큰 도시였는대…
거기서 비싸다는 한정식집에서 비싼 한정식을 먹었고,
(나는 보리굴비가 그렇게 비싼건지 몰랐다. 쩝.)

KTX로 이동할때가 있었는데…
자기들은 모두 일반석 타고 나만 혼자 일등석을 끊어주었다.

어쩌다가 내가 자판기에서 커피라도 사먹으려고 다가가면,
마치 큰일이라도 난다는 듯이 수행하는 사람이 내게 고급 커피를 사다 가져다 주었고,

내가 혼자서 내 가방을 들기라도 하려고 하면…
그중 제일 말단에게 권박사님이 가방 들게 한다고 뭐라고 혼내고…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나서는 내가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도록 비가 떨어지는데에도 가지 않고 택시를 잡아서 나를 태우고는 환송을 해 주었다.

어디든 가면 나는 혼자이고,
상대편에서는 높은 사람들로부터 쭈르륵 여러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왕 불편.

일본에서도 그랬다.
내가 일본에 간다는 이유로,
그 회사의 미국 현지 직원이 일본까지 가서 일본에서 나를 escort하면서 다녔고,
(나는 일본에서 따로 도움 필요 없다고 몇번이나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일정이 끝나는 것과 함께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 더운 날씨에 긴팔 흰색 와이셔츠에 자켓 입은 모습은 정말 너무 안쓰러워보였다.

뭐 대접받고 그런게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정말 정말 왕 왕 불편했다.

솔직히 그렇게 좋은 음식 먹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discussion 더 하고,
필요하면 차라리 다들 더운 날씨에 힘들텐데 조금씩 쉬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이번 일정

지난번에 한번 썼던대로,
이번엔 나름대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출장을 해보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다소 느슨하게 일정을 짰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약간 좀 마음이 찔리긴 했었다. ^^)

그러나,
막상 여기 한국과 일본에 온다는 것이 정해지자…
몇몇 회사 사람들이 더 만나자고 meeting을 잡았고,
우리 쪽에서도 이왕 가는김에 거기도 들려보면 어떻겠느냐… 뭐 그런 식으로 일정이 더 잡히는 바람에,
결국은 꽤 빡빡한 일정이 되고 말았다.

바빠도 웬만하면 주말에는 부모님댁에 가서 인사도 드리고 시간도 좀 보내려고 하는 편인데,
금년엔 부모님이 캐나다에 가 계셔서… 와보니 동생만 있다. (게다가 걘 꽤 바쁘다. ㅎㅎ)

월요일 저녁에 여기 도착해서 자고 나서는
화요일 아침 9시부터 인천-구미-대전-오산-광주를 쭈루룩~ 찍고나선…
일본으로 가서 토쿄와 쿄토를 찍고 다음주 목요일에 돌아가게된다.

원래는 좀 meeting 일찍 끝나면 저녁에 아는 사람들도 만나고… 뭐 그렇게 해보려고 했건만,
그 소박한 소망은 물건너가 버렸을 뿐 아니라,
이 더위에… 왕창 빡쎈 일정을 보내게 되어 버렸다.

오늘은 민우가 새 학기를 시작하는 날인데,
새 학기에 민우 꼭 껴안고 기도해주는 것도 하지 못하고…

뭐 궁시렁궁시렁 그런 생각이 좀 드는건 사실이지만,
막상 정신없이 또 일하기 시작하면 또 그것에 빠져 시간 보내게 되겠지…

다음주 목요일 25일까지,
블로그 update도 약간 불성실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건강하지 못한 소비?

나는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을 써서 하는 쇼핑이 가장 건강하지 못한 쇼핑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령, 남에게 멋지게 보이려고 필요 이상의 고급차를 산다거나, 거들먹거리기위해 고급 시계를 산다거나 등등.
대부분의 사치품이 이에 해당할 것 같다.
혹은 Status symbol들도 여기에 해당된다.

사실 나는 웬만해선 그런게 없는 편이다.
그래서 맨날 옷도 허름하게 입고 다니고, 세차도 잘 안하고… ^^
그래서 스스로 나는 내 쇼핑의 형태가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반면,
나는 어떤 ‘기능’에 끌려서 하는 쇼핑 충동/욕구는 꽤 크다.
가령 새로운 전화가 나왔을때, 그 기능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전화를 사고 싶어한다.
running shoes가 새로운게 나오면 내가 뛸때 그걸 신어보고 싶어서 그게 사고 싶어진다.
혹은 자동차도, 자동차의 어떤 기능 (가속력, 승차감, infotainment system 등등)때문에 그것을 사고 싶어한다.

그래서 나는 여러가지 전자기기에는 가끔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할때가 있다.
꼭 전화에 문제가 없는데도 새로운 전화가 나오면 몇번을 참다가 그걸 결국 사고야 마는 식의…

그런데,
시선 의식형 소비에 비해, 기능 추구형 소비는 조금 더 나은 소비인걸까?

시선의식형 소비는, 어떤 경우에는 물론 충동에 의한 소비를 하기도 하지만, 더 큰 범주에서 보면 그 쇼핑을 하는 사람조차도 그렇게 하도록 요구받아서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자신의 옷이 너무 남루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것이 걱정되는 사람이 꼭 필요한 것보다 조금 더 비싼 옷을 산다면, 그것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어쩔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선의식형 소비는 건강한 세계관을 통해서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기능추구형 소비는, 내가 그것을 경험해보겠다는 개인적 욕구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결국은 꼭 필요하지 않는 것을 잘 참는 자제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내 욕구 / 충동을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능추구형 소비를 극복하는데에는 self-control(자제력)이 요구된다.

시선의식형 소비는 좀 더 거시적인 이슈가 개인적으로 드러나는 것이고,
기능추구형 소비는 좀 더 개인적인 이유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에 대한 ‘무지’… 나 자신의 욕망을 채워놓으려는 ‘욕구’…
무엇이 더 나쁜 것일까?

이렇게 놓고 보면,
내가 잘 빠지는 기능추구형 소비가 좀 더 개인적으로 싸워서 극복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고,
그런의미에서 최소한 시선의식형 소비만큼, 어쩌면 시선의식형 소비보다 더 나쁜 소비형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시 전공을 택하라면

우리 민우가 과연 대학에서 무슨 공부를 할 수 있을까.
무슨 공부를 하는게 좋을까.
무슨 공부를 제일 재미있게 하게 될까.
무슨 공부를 얘는 하고 싶어 하나.

뭐 이런 고민들을 당연히 많이 한다.

민우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multitasking이나 optimization에 능한편은 아니고,
학습능력보다는 표현능력이 좋다고 여겨진다.
공감능력이 아주 뛰어나고, attention to detail에 완전 짱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나와는 거의 반대의 성향인 것 같은… ㅎㅎ)

민우 때문이 이런 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다가,
문득 어제는…
만일 내가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가서 어떤 전공이든 다시 선택해서 공부하라고 한다면 무엇을 할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만일 먹고사는 문제가 걸려있지 않다면…?
여러 생각을 해본 끝에,
두가지중 하나를 했더라면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는 연극이고, 또 하나는 철학이다.

그렇지만,
뭐 다시 고등학교때로 돌아가더라도, 먹고 사는 문제를 고려해서… 취직의 가능성이 좀 높은 공대쪽을 책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 ^^
(비록 내가 공학쪽에 최고의 적성을 가진건 아니지만 말이다.)

제자가 되기, 스승이 되기

1.
내가 20대일때 난 정말 ‘스승’을 결사적으로 찾았었다.
어떻게든 내 삶과 신앙과 인생에 insight를 주는 스승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어떤 부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쪼르르 달려가 배우곤 했다.
그렇지만, ‘이 사람이 내 스승이다’라고 이야기할만한 사람은 결국 만나지 못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이 오히려 내게 득이 된 부분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다양한 사상가들을 책을 통해서 접했고, 어떤 분들의 사상은 꽤 오랫동안 추종하기도 했었다.
김교신, 프란시스 쉐퍼, 마틴 로이드-존스, 자크엘룰 등은 내 20대의 스승들이었다.

2.
그렇게 애타게 스승을 찾아헤맬때 나는 굳게 다짐했었다.
나는 어떻게든 내 후배들에게 도움이되는 스승이 되어주겠노라고.
그저 내가 무엇을 이루어보겠다는 목표나 소망이 아니었다.
내가 그처럼 답답하게 보냈던 20대를 생각하며 너무 가슴 터지도록 답답했던 그 느낌을 기억하며,
그렇게 답답해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3.
그런데…
여전히 목말라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긴 하지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은 정말 없다.
오히려 한 10년쯤 전에는 해줄 이야기가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많은 이야기들에 모두 이젠 자신이 없다.
하나님 앞에서 많이 부끄럽고 부족한 생각일 뿐이다.

4.
그리고…
솔직히 지금의 20-30대에서, 20-30년전의 내 모습을 잘 발견하지 못한다. (아예 없는건 물론 아니겠지만서두…)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그렇게 목말라하며 찾아갔던 것을 이야기해주면… echo가 없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해줄 이야기는 더 없다고 느껴진다.

5.
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했던 많은 고민과 생각과 아픔과 희열을…
그래도 누군가에겐 좀 pass-on 해야하는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끔은…
아니 세상에… 이렇게까지 크고 대단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밀이 내게 있는데…
아니 세상에… 이렇게까지 온몸에 전율이 일어날만큼 웅장한 깨달음이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럴땐 그저 내가 그걸 내가 혼자서 삭히고만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6.
그리고, 아주 복음의 웅장함을 제대로 그 삶과 생각에 담아내지도 못한채 shallow하게 이야기하는 ‘스승들’을 보면,
정말 복창이 터진다.
아니 세상에… 저렇게 shallow하게 복음을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스승’이라고 칭하는게 부끄럽지도 않나…
그런 생각에 정말… 정말… 복창이 터진다.

7.
한편,
솔직히 적어도 부족한 내 인식의 세계에 담고 있는 복음의 웅장함과 비밀을 말로 다 표현해낼 자신이 없기도 하다.
말로 그것을 이야기하고나면, 아… 결국 내가 말로 담아낼 수 있는 것은 이정도밖에 안되는구나 싶어 자책하고 절망할때가 많다.
그 shallow한 스승들도, 혹시 그분들이 알고있는(히. 야다) 복음의 내용은 훨씬 풍성한데 그것을 표현해내는 것이 제한되어서 그렇게 shallow하게 이야기할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8.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나처럼 생각의 깊이도 얕고 단순무식한 공돌이에게도 하나님께서 말씀과 기도와 삶을 통해 이만큼의 깨달음을 주셨다면…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내 20대, 30대보다 훨씬 더 풍성한 깨달음을 얻어가며 하나님과의 동행을 누리고 있지 않겠는가.

9.
그래서, 예전에 스승이 되겠다고 생각했던 그 마음의 간절함이 요즘은…
눈물의 기도로 많이 나타나곤 한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내가 직접 경험하거나 목도하지 못해도 좋으니, 그저 희미한 소문만이라도 듣게 해달라며 눈물을 흘리는 일이 많아진다.

Welcome back 민우!

민우가 4주동안의 Summer school을 마치고 돌아왔다!
CSSSA라는 California주에서 주최(?)하는 ‘artist’들을 위한 summer school이었다.

여기에는,
Music, Dance, Animation, Drama/Film 등과 같이, 정말 ‘art’의 영역에 해당하는 program이 있는데,
민우는 그중 Creative Writing program에 참가를 했다.

장소는 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에서 했는데, 솔직히 모든 art쪽에 해당하는 것에는 뭐낙 내가 문외한이어서 나는 이 학교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었다.

그리고 솔직히,
민우가 creative writing 같은 것 보다는 좀 더 ‘학구적인’ 쪽의 summer program을 했으면 하는 생각도 좀 개인적으론 있었는데,
그냥 민우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밀어준다는 생각에 그저 그걸 support했다.

민우는 이 program을 아주 많이 즐겼던 것 같다.
그렇지만 고리타분하고 고지식한 아빠는, 딸내미가 artist를 자처하는 머리 보라색으로 염색한 애들이랑 함께 그렇게 있는게 웬지 완전히 편하지많은 않았다.

민우가 돌아오니, 참 많이 반갑다! ^^

Business Travel (6)

Business travel을 할때에는 경우에 따라서는 대단히 많은 압박을 갖고 가기도 한다.
가령, 예전 직장에서는 한주에 내가 출장을 하면서 쓴 총 액수가 40만불 가까이 된적이 있었다.
그 한주 동안에 내가 일을 망치면, 40만불이 날아가는 것이었다.

또 어떤 business trip에서는 vendor에서 하는 일에 문제가 생겨서 간 것이었기 때문에,
가서는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거의 매일 일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어떤 business trip에서는 일정을 잡아놓고 비행기를 탔는데,
California의 home office에서 큰 일이 생겨서 유럽에 있는 동안 내내 현지 시간으로 밤 2-3시에 거의 매일 conference call을 해야만 했던 경우도 있었다.

언제 한번은, 거기 가서 무슨 agreement를 sign해야 했는데, 그게 안되면 사실상 내가 있던 그룹이 다 망하는 상황에 처한적도 있었다.

워낙 business trip을 할때 이런 일들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늘 business trip을 할때면 나는 긴장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때로는… 아니 솔직히 너무 자주…. 다소 지나치게 긴장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이번 business trip에서 내가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여러 회사들을 다니면서 그 회사들이 내가 지금 involve하고 있는 product중 하나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가를 evaluate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내가 가서 뭘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뭐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fact를 잘 알아오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무슨 거액의 돈을 쓰는 것도 아니고. ^^

그런데 왜 이렇게 온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 있을까?
이번에는 좀 덜 긴장하면서 여행하는 연습을 열심히 좀 해봐야 겠다.

Business Travel (5)

내가 business trip을 가끔은 기대하고 기다리기도 한다.
가면 빡세게 고생도 하고, 집과 가족이 그립기도 한데… 그럼에도 내가 business trip에서 고대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비행기 안에서는 좀 쉴 수 있다.
적어도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는 일 안하고 쉴 수 있다. ^^
요즘은 비행기 안에서도 wifi가 되어서 그나마 좀 쉴 수 있는걸 방해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내가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도중에는 email 이나 text response를 할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래서 진정한 의미에서 unplug를 할 수 있다!
그 안에서는 밀린 잠을 자기도 하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심지어는 멍때리기를 할때도 있다.
사실 회사일 때문에 너무 바쁠때엔, business trip을 위해서 비행기를 타는 때를 고대하기도 한다. 그때는 좀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렇게 바쁘진 않다. 그래도 그렇게 비행기 타고 잠깐 쉬는 시간이 기대되긴 한다. ㅎㅎ)

2. 도착해서 첫날 저녁에 좀 길게 잘 수 있다.
business class로 비행을 하면 비행기 안에서도 좀 잘 수 있고,
economy를 타더라도 나는 대개 premium economy를 탈 수 있으므로 (마일리지 status가 좀 높은 편이어서) 그럭저럭 잠을 좀 잘 수 있다.
게다가, 도착해서 (대개는 오후/저녁에 도착하도록 일정을 잡는다.) 저녁을 먹고나서는 잠이 든다. (대개는 저녁 9시 정도)
그리고나서 시차 때문에 대해 1-2시에 한번 깨긴 하지만, 그때 계속 무대뽀로 누워있으면 30분 쯤 지나서 대개는 다시 잠이 더 든다. (바로 이때 자는 이 잠이 진짜 꿀맛이다.)
그러면 비행기안에서 자는 시간 + 도착해서 자는 시간을 다 해서 하루밤에 12시간 자는 수준의 잠을 잘 수 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는 웬만해선 해보기 어려운 일이다.

3. 대개는 보통때보다는 좀 더 좋은 수준의 식사를 한다.
하루에 얼마 이상 쓸 수 없다는 기준이 있긴 하지만, 대개는 그 기준이 꽤 높은 편이다. (Google은 그게 하루에 75불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예전에 Apple에서는 100불이 넘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는 어쩌다 사먹더라도 10불 남짓 한거 사먹는 수준이므로…
가령 일본에가서 30불이 넘는 sushi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이럴때 아니면 기회가 별로 없다. ^^
심지어는 자주 business trip을 갔던 도시의 경우에는, 어떤 음식점의 무슨 메뉴가 그리워질때도 있다.
(가령, 일본 Kyoto의 어떤 구석에 있는 라면집에서 파는 텁텁한 국물의 라면같은…)
밤까지 일을 하고, 나름대로 녹초가 되어서 돌아오면서 그렇게 혼자서 잘 챙겨먹는 식사들 때문에…
대개 business trip을 마치고 나면 체중이 좀 늘어난다. -.-;

4.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가 좋다.
대개 출장을 가서 그곳의 사람들과 식사라도 하는 기회가 되면, 나는 무례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그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노력한다. 다른 문화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이야기해주는 삶의 이야기들은 내가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해주는 등불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