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를 없애야 한다?

일베를 비판하는 소리가 높다.

극우적 시각을 가지고 운영되는 인터넷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여기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해서 자신들의 주장을 편다는데에 있다.

종북좌파라는 딱지를 여기 저기 붙여가며 (심지어는 조갑제도 종북좌파라고 했다지? ㅎㅎ)…

대부분 매우 유치한 수준의 썰을 풀어낸다.

좀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일베를 없애야한다고 주장을 한다.

음…

나도 일베가 싫다.

그런데,

나는 일베가 없어지도록 직접적 압박을 받지 않는 사회가 되는 것이 건강한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견이 요구하는대로 국가나 공동체가 움직여질때 바로 서는 것이 아니라,

minority가 되는 것이 안전할때 바로서게 되는 것이다.

나찌체제가 민주주의가 아니었던 이유는,

그 체제가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 체제에서 minority가 무자비하게 말살당했기 때문이다.

minority가 되어도 안전하려면,

일베와 같이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거리낌 없이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건강한 시민 교양이,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를 분간해 낼 수 있는 소양으로 그것을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하고.

내가,

한국의 보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들은 사회적 다양성, 사상의 자유 등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사회 속에서 소수자(minority)가 되는 것이 불안하도록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이들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빨갱이’라고 몰아세워 제거했었고,

propaganda를 통해서 거짓된 ‘국민통합’을 이루려고 했었다.

민주주의를 죽이는 일이다.

건강한 사회는,

일베와 같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도 안전한 사회가 아닐까 싶다.

다만 건강한 시민교양, 언론, 학계 등에서 그것을 잘 판단할 수 있는 filter를 제공해주어야 하겠지만.

한국 사회는, 

건강한 시민교양도, 건강한 언론도, 사실상 없기 때문에 문제이긴 하지만 서두…

하나님의 열심

박영선 목사님은,

내가 대학, 대학원때 참 큰 영향을 주신 분이셨다.

‘하나님의 열심’이라는 그분의 성화에 대한 개념은,

아직 어리던 내 신앙 성숙의 기본적인 줄기를 잡아주었다.

(‘하나님 나라’라는 개념도 사실은 나는 이분의 책을 통해 처음 접했었다.)

한동안 그렇게 그분의 글들에 깊은 영향을 받았었는데 (그때는, 설교 구해서 듣고 그런거 그렇게 쉽지 않았다. ㅎㅎ)

언젠가부터인가, 내가 그 ‘하나님의 열심’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성화의 개념에 대해 시큰둥해졌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이런 몇가지 이유였을 것이다.

– 너무 익숙해져서, 그 개념을 ‘떼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advanced concept으로 내가 옮겨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 그렇게 ‘하나님께서 하심’을 강조하며 변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그 사람들에게 뭔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내 자신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나를 그렇게 그분의 열심으로 붙들고 계시다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remind 해야할 필요를 많이 느끼고 있다.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내가 그걸 잊고 있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

한동안 나는 캘빈주의자였다.

그리고 한동안 나는 캘빈주의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요즘 나는, 내가 다시 캘빈주의자가 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은혜와 자유

Grace + anything else = Not Grace

지난주 설교시간에 들은 말이다.

요즘 복잡하게 하고 있는 생각 가운데 몇가지.

– ‘자유’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자유는, ‘죄악으로 어그러진 자아’로부터의 자유이다.

(혹은 자신으로부터의 자유라고 할 수 있을 수도)

– 자유를 가져다주는 일차적 핵심 개념은, 사랑, 승리, 심판 등등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은혜’ 이다.

– psdudo-freedom이 세상에는, 그리고 기독교 써클 내에도 무척이나 많은데, 진정한 자유가 되지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에 ‘은혜’라는 개념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 은혜는, intuitive 하지 못한 개념이다. 논리적이거나 상식적이지 않다. 오히려 대단히 직관적이고 일방적이다. 은혜를 논리화하려는 순간, 은혜는 그 본질을 잃어버린다.

함께 꾸었던 꿈

밴쿠버 학회에 가서,
15년만인가… 20년만인가…

참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후배를 만났다.

 

나와는 한살차이니까,
뭐 이제 이 나이에 선후배라기 보다는 그냥 친구이자 동지인데,
고등학교, 대학, 대학원을 함께 다니고, 교회를 함께 다녔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시간을 비롯해서 모든 일정이 꽉 잡혀 있어서,
이 친구와 이야기할 여유를 제대로 갖기 어려웠는데,
다행히도 하루 아침식사 시간을 함께 맞추어 그나마 한시간 남짓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함께 많이 웃고, 울고, 땀흘리고, 기도하고,
사랑하며 꿈꾸며 섬겼던 친구인데…

우리가 20대에 함께 꾸었던 꿈, 복음, 하나님 나라, 직장생활, 중년, 교회, 궁극적 소망, 은혜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정신 없이 나누었다. 아침에 맥도날드 breakfast를 먹으며 그래도 이렇게 이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그나저나,
이 친구와 나는, 스타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참 다른 점이 많은데,
이렇게 사진을 함께 찍고 보니, 뭔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멀리 떨어져서 20년을 보냈어도, 같은 소망을 함께 품고 있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게 된걸까. ㅎㅎ

마누라 자랑 ^^

요즘,
아내가 열심히 ‘소설’을 쓰고 있다.
자기 블로그에 올려가며 조금씩 update을 하고 있는데,

이게.. 도대체 어디까지가 fact이고 어디가 소설인지 매우 애매한 형식으로 써나가고 있다.

음…
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나로서는,
이게 소설이야, 다큐멘터리야, 수필이야, 그렇지 않으면 자서전이야…?
뭐 그런 생각이 마구 들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을 사람들이 좀 있을 것 같아…
어제에 이어 또 다시 한번 자랑질을… ㅎㅎ

http://mnrji.tistory.com

(당분간 자랑 안하렵니다. 이틀연속 자랑을 했더니만, 제 자랑 battery 용량이 다 소모되었습니다. ㅋㅋ)

딸 자랑… ^^

민우가 졸업을 했다.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이 바쁘게 지내다가 졸업식장에 허겁지겁 도착해서는, 뭐 중학교 졸업인데… 뭐 대단한 거라고… 하는 생각으로 식장에 들어갔다.


무심코 졸업식 순서가 나와있는 순서지를 보는데…

허걱…. 

민우가 Valedictorian에다가 Principal’s list에 올라 있었다! 

GPA 4.0 만점에 4.0

아니,

왜 얘는 이런 얘기를 우리들에게 하지도 않았던 거지?

깜짝 놀라면서도 참 기분이 좋았다.

민우가 나중에 설명해 주기로는, 자기도 잘 몰랐단다. -.-;

이 학교 특이하다. 졸업식 직전까지 valedictorian에게 그걸 알려주지 않다니.

그런데, 또 민우가 이야기하기로,

만일 미리 알았더라도 아빠 엄마에게 미리 얘기하지 않았을 거란다. ^^

이렇게 자랑하기 좋아하는, shallow한 아빠와는 달리, ^^

너무 쉽게 떠벌이고 자랑하지 않는 듯한 아이의 모습이 참 대견하고 기특했다.

내 의도가 의심 받을때

나는 내 의도가 의심받는 것을 참 잘 참지 못한다.

내 의도가 잘 이해되지 못해 의심을 받으면, 그것을 차분이 설명해주거나 하면 좋을 때에도,

버럭 화를 내거나 이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꽤 많다.

(내 아내가 이건 잘 안다. ^^)

시간이 지나면서,

내 의도가 의심받거나 오해받는 일들을 좀 더 견딜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아직도 나는 참 이게 힘들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

무슨 생각의 흐름으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

아버지, 어머니 생각에…

지난 토요일,

Mother’s day를 맞이하여,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갈비집’ 이라는데에 외식을 갔다. ^^

갈비를 구워먹고 게장 먹고, 디저트 사먹고, 참 좋은 시간이었는데…

나는 갈비 고기를 열심히 민우에게 넘겨주며 먹게 하고 싶었다.

민우가 배부르다고 할때까지 고기 먹는것도 자제해가며…

뼈에 붙은 것만 뜯어가며…

그리고 밥이랑 국 함께 나온거 먹어가며…

내가 어릴때, 

우리 가족의 ‘유일한’ 외식 장소는 갈비집이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우리는 외식을 했다하면 갈비집을 갔다.

가면 늘 아버지 어머니는, 

갈비를 별로 드시지도 않고,

뼈에 붙은 질긴 고기만 좀 드시고, 된장국에 밥만 드시고는… 

우리 삼남매 많이 먹는것을 보는 것을 좋아하셨다.

외식을 하면서,

예전에 우리 아버지, 어머니께서 민우 나이였던 나와 내 동생들에게 하셨던 모습이 생각났고,

이제는 내가 우리 부모님과 같이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참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아버지 어머니가 많이 보고싶어졌다.

사람이 우상된 교회 (7)

뭐 대단히 거창하게 지난주에 글을 시작했는데,

막상 써놓고 나니 꽤 아직 생각이 빈약하다.

그럼에도 3번 정도 쓰겠다고 한걸 6회에 나누어서 쓰게 되었네. -.-;

그렇지만,

최근 몇달동안,

나는 내가 이렇게 행동하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깊이 회개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전에…

내가 ‘독성이 있는 사람’ 같다는 식의 표현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사람을 우상만드는 내 성향과 행동이 그 ‘독성’의 주요 요소 가운데 하나였음을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우상이 되고 싶어 하는 마음,

또 다른 누구를 우상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

여전히,  많이 내 안에서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제는 그 결판이 조금씩 나고 있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