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들의 여행

엔지니어들 몇명이 같은 차를 타고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 덜컥 거리더니 멈추어 섰다.

그중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가 말했다
“아까 멈출때 소리를 보니 트랜스미션의 기계부품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그걸 한번 볼까요?”

그러자 화학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가 말했다.
“아니예요, 아까부터 배기가스의 냄새가 이상했어요. 엔진의 연료 공급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가 말했다.
“전자제어장치 쪽의 문제가 분명합니다. 그쪽을 손봐야 해요.”

그러나, 그때까지 조용히 있던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가 말했다.
“아참, 이 사람들 진짜 뭘 모르네. 우선 차 엔진을 끄고, 우리 다 같이 차에서 내린 후에 다시 차에 다같이 타고, 시동을 한번 걸어봅시다. 그럼 차가 갈껍니다.”

수고하는 우리 간사님들…

내가 처음 KOSTA 노가다를 시작했을때,
정말 하도 기가막혀서 말이 안나왔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일을 나같은 사람에게 턱 맡겨두고 저 선배님들은 저렇게 나몰라라 할까.

너무 일이 많아서… 아니 이렇게 많은 일을 하면서도 과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까 하는 고민을 참 많이 했었다.

이제는 그렇게 지낸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제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그렇게 함께 미국 전역에서 수고하고 있을 간사님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돈다.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이 일을 통해서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는 것도 아니고,
무엇인가를 이루었다는 성취감 조차도 누릴 수 없을 만큼 하찮은 일들이 대부분인데…

이 일을 그렇게 다들 열심히 한다.

우리 주님께,
우리 간사님들의 이 헌신과 수고를 절대로 이땅의 싸구려 것으로 갚지 말아달라고,
그러나 꼭 기억해 달라고…
이 순수한 헌신과 수고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인만큼,
이 섬김을 통해 하나님 나라 복음이 반드시 제대로 선포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이런 이들을 만나게 하신 주님께 눈물로 감사한다.

내 동생의 생일

오늘은 내 동생의 생일이다.

영어로 “내 여동생” 이라는 표현을 할때,
my little sister 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약간 어린아이식의 표현이라고나 할까)
내 동생은 정말 내게 있어 계속 my “little” sister 이다.
뭐 키가 그리 큰 편이 아니어서 내게 little sister 이기도 하지만,
그저 내 마음에 동생의 모습이, little 하게 비추어지고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1-2년의 기간 동안 어쩌면 내 동생이 그저 little 한 사람이 아님을 재발견하게 된다.
내 동생이 70살, 80살이 되어서도 여전히 내게는 little sister 이겠지만,
그래서 언젠가 내 동생이 정말 어리던 시절 그랬던 것 처럼… 가끔 장난삼아 장난감 인형도 사주고 뭐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저 작은 내 동생이 아니라,
작지만 깊은 혹은 작지만 풍성한 그런 사람으로 하나님께서 빚어가시는 기대가 참 크다.

작년에도 이맘때쯤…

작년에도 이맘때쯤,
시간이 너무 없고… 할일은 많고….
매일 이메일 폭탄 속에서 살고…
저녁이면 “내일은 오늘보다는 좀 더 효율적으로 살아야지… 이렇게는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했다가..
그 다음 날 저녁에는 “아… 진짜 내일은… “

이렇게 살다보니,
도저히 블로그에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블로그에 쓸 글을 생각하며 잠깐 10분 정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글을 쓰는 것이 실제 내가 여러가지 생각을 가다듬는데 도움이 됨을 깨닫는다.

물론 기도를 통해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
말씀 묵상으로부터 오는 용기를 얻지만…

잠깐 extra 시간을 사용해서 글을 쓰는 것이…
오히려 다른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듯 하다.

올해도,
아… 도저히 시간이 없다…
이렇게 살고 있지만… 블로깅은 멈추지 않는다. ^^

가장 바쁠때, 반가운 손님

그저께 밤에는,

한국 IVF의 대표이신 김중안 간사님과 IVF 학사회를 맡게되신다는 문 간사님이 방문하셨다.
김중안 간사님을 마지막으로 만났던 것이 아마 4-5년 전이 었던 것 같은데…
저녁을 함께 먹고,
정말 긴~ 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의 학생들 이야기, 미국의 학생들 이야기, 학생 사역의 흐름, 한국 교회의 움직임,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과 복음, 미국내 한인 유학생들의 동향에 대한 이야기, 영성 신학에 대한 이야기, 기독지성에 대한 이야기, 새로운 세대를 섬기는 패러다임에 대한 이야기, 한국 IVF와 KOSTA가 함께 동역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개인적인 삶 이야기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감정이 격해져서 가슴을 치며 안타까워 하기도 하고, 언성을 높이며 한국 사회에서 혹은 미국사회에서 경험되는 불의에 대하여 분노를 표하기도 하고, 함께 섬기는 이 일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하실 일에 대한 소망과 기대로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하고 침묵 속에 있기도 했다.
저녁을 먹고, 새벽 2시 반이 넘도록 계속 이야기를 했으니… 
40대 아저씨들이 정말… 엄청나다~
김중안 간사님과 이렇게 밤 늦게까지 이야기해보는건 정말 7-8년만의 일인 것 같다.
DC에서 족발 먹으며… 열띠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렇게 한결같이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헌신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참 커다란 힘을 제공해 준다.
너무 바빠서 참 몸과 마음이 힘든 날이었지만…
저녁에 이런 소중한 만남을 가질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의 배려에 감사드렸다.
그리고 김중안 간사님의 사역과 삶과 섬김을 위해서도… 비몽사몽간에 기도하다 잠이 들었다.

권한이 주는 테스트

조직에서 일을 하다보면, 어떤 이에게 특별한 권력(권한이라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지 모르겠다)이 주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 권력 혹은 권한은 한시적, 비공식적인 경우도 있고, 장기적, 공식적인 경우도 있다.

권력 혹은 권한은 그것을 가진 사람의 그릇이 어느정도인지를 드러내는 아주 좋은 잣대가 되는 듯 하다.

어떤 이는 그 권한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그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 보다는 함께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더 나은 사람은 자신과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 (부하직원, 동료 등)이 돋보이게 하고 자신의 공을 다른이들과 나누는데 인색하지 않으며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 바른 가치(value)가 세워지는데 노력을 다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이 세워지는 것에 많은 관심을 쏟는다.

내가 스스로…
권력/권한을 이용하지 않는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또한… 내가 속한 조직에서, 내가 섬기는 공동체에서 권력과 권한을 오용/남용하는 사람들이 마침내 승리하지 않도록 바른 가치가 승리하도록 지혜롭게 섬기는 일 역시 못지 않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회사에서 사람들을 보면서 그리고 나 자신을 보면서,
이런 생각들을 요즘 참 많이 한다.

바쁘다

뭐 내가 자주 투덜거리듯이…
요즘 바쁘다. ^^

회사일은 계속 ‘급한’것들이 내게 떨어지고 있고,
계속되는 이메일 폭탄에,
수없이 걸려오는 전화들,
매일 계속되는 conference call,
섬기는 모임에서 해야하는 일들…

한동안
아… 바빠지는구나… 지친다…
이렇게 생각을 했다가,
요즘엔 살짝~ 이 바쁜 속에서 경험하는 ‘생기’를 찾는다.

내가 다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차라리 내가 아닌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경험한다.
(내가 참 자주 망각하는 것이다 – 내가 아니고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이라는 사실)

바쁜 일정을 쪼개어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지내다보면,
내 헌신의 자세를 다시 추스리게 된다.
마치 운동을 할때 지방이 분해되는 것 같이… 내 삶속에서 더러운 찌꺼기가 태워지는 것을 경험한다.

물론,
바쁜 생활 속에서 내 spirituality가 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겠지만…
하나님께서는 나같이 허둥지둥 하는 사람의 분주함 속에서도… 온화한 미소를 짓고 계신다.

Boston 행 마지막 비행기

오늘은 내가 Boston행 마지막 비행기를 타는 날이다.
(다시는 Boston에 가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가족을 Boston에 두고 그 가족을 만나러 Boston에 가는 것이 마지막이라는 얘기다)

내일 아내가 졸업식을 한다.
졸업식같은 ‘형식’을 무척이나 쑥스러워하는 아내는 졸업식 안하면 안되냐고 계속 얘기해 왔지만,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에게, 특별히 장인어른과 장모님에게 좋은 event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역시 형식을 늘 부담스러워하고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잇어서 아내의 졸업식이라는 event가 기다려진다거나 그런것은 아니다. ^^
그러나 우리의 부족함과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지난 4년간을 인도하셨음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Boston행 마지막 비행기 안에서는 쉽게 잠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갑자기 정치적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식에 즈음하여,
갑자기 블로그의 글이 지나치게 정치적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줄 안다.
사실 그렇다. 정치적이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는 사람으로써,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 내 개인적인 정치성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로 하여금 복음에 등을 돌리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갑자기 정치적인 글을 쓰는 이유는 다음의 세가지 이유이다.

1. 하나는 자본주의=민주주의=한국적수구=조중동=한나라당=박정희=기독교근본주의=성경적 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위의 등식 가운데 하나도 성립하는 것이 없다!… 아 한국적수구=조중동=한나라당=박정희 정도는 성립한다고 해야 하나)
나는 성경을 진리로 믿는 복음주의자이다. 그러나 위의 공식은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내 신앙적 양심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2. 조중동에 반대하는 것이 좌파가 아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내가 가끔 나 스스로를 어설픈 좌파 라고 이야기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나는 좌파라기 보다는 자유주의자에 가깝다. (정말 좌파가 나를 보면… 꼴통 “반동세력”이라고 할 것이다!) 인간 개인의 판단을 존중하고 자신의 양심의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수구세력, 조중동, 기독교근본주의는 이러한 양심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나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인간에게 주어진 양심의 자유가 매우 위험한것이 될수도 있으나, 그 자유 자체를 인간으로 부터 빼앗아갈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고 믿는다.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우파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개념이라고 할때, 한국의 유사보수세력은 그 자유를 억압하는 가짜 우파인 것이다. 게다가 그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을 좌파로 몰아붙이다니!

3. 그나마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외쳤던 노무현 대통령의 외침이 그저 감정적 애도로 흘러가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인간 노무현이 불쌍하다. 불쌍한 노무현을 탄압한 이명박 나쁘다…는 식의 접근은 역사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말 노무현이 이야기했던 것 가운데 옳은 것을 한국 사회가, 특히 한국 주류사회가 어떻게 탄압했는지, 그것도 조중동이라는 비이성적 언론권력을 사용해서 어떻게 짓밟았는지… 한국 국민은 그 조중동의 선동에 어떻게 놀아났는지…
노무현=빨갱이=친북세력=김정일 지지=사탄=나쁜놈=반미 와 같은 비논리적 비이성적 주장을 어떻게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되었는지… (이 역시 위의 등식 가운데 하나도 성립하는 것이 없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믿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의 생각을 하도록 격려하고 싶었다.

아마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 열기가 식어감에 따라,
나도 이런 글을 훨씬 덜 쓰게 될 것이다.
내 생각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이런 글이 안먹힐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안타까운 일이다.

이상의 시대는 갔다?

사회학자이자 침례교 목사인 Tony Campolo는 University of Pennsylvania 에서 여러해 교수로 섬겼다.
언젠가 들은 그의 설교에서 특별히 학생들의 저항정신이 가득하던 1960년대에 사회학교수였던 것이 무척 exciting 했다고 이야기했다.

강의실에 들어가면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모습에 불만을 가득 품은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인 Tony Campolo를 향해 분노의 질문들을 쏟아부었다. 그 젊은이들은 비록 매우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것이었지만, 자신들이 세상에 나가면 세상을 바꾸어 보리라는 꿈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Bobby Kennedy, John F Kennedy, Martin Luther King Jr. 등 새로운 사회로의 이상을 이야기했던 사람들이 모두 살해당하는 일들이 일어났고…
그것과 같은 시기에 학생들은 점점 “me-generation”이 되어갔다고 회상했다.
(이 사람들이 취했던 정치적인 입장에 동의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떠나, 이들은 적어도 그 시대에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을 제시했던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비뚤어진 세상을 향해 분노를 품는 것을 중지한채, American pie에서 어떻게 하면 더 큰 조각을 차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세대가 점차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한국적 상황에서의 me-generation의 등장.

이렇게 갈수는 없는데… 정말 이렇게 갈수는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