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소식

내가 많은 fellowship을 나눌 수는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한국의 한 목사님이 계시다. 

그분의 생각과 설교를 좋아하기도 하고, 그분이 그리는 바람직한 인간상에도 깊은 공감을 가지고 있다.

지금 섬기시는 교회가 큰 교회도 아니고, (물론 아주 작은 교회도 아니지만…)
게다가 강남과 같은 ‘중심’에 교회가 위치한 것도 아니다.
대외적으로 인지도도 그렇게 높지도 않다.
그렇지만 참 성실하게 섬기시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데 어제, 그분에 대한 뉴스를 들었다.

한국의 한 아주 아주 유명한 교회에서 그분을 담임목회자로 모시기 위해 그분을 찾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을 거절했다고 한다.

요즘 그런 뉴스 들어보기 참 쉽지 않은데…

그 뉴스를 듣고서는 내가 이렇게 반응했다.
“아, 그분이라면 당연히 그거 거절했을 거예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그분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이다 라고 그분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고,
그분은 다른이들이 그분에 대해 예상하는 것대로 (혹은 그분이 평소에 말씀하시던 대로) 그대로 행하셨던 것이다.

아…. 참 그분 멋지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멋지다!

빠릿빠릿한 나

나는 대체로 “빠릿빠릿”한 편이다. ^^
이게 꼭 자랑은 아니고…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이게 자랑이 아니라는게 들어나겠지만…)
그냥  내가 그렇다는 것이다.

대체로,
이렇게 빠릿빠릿한 사람 옆에,
다소 느긋하거나 동작이 느리다거나 여유가 있는 사람이 있게되면,
그 느긋한 사람의 성품은 너무나도 자주 ‘열등함’으로 잘못 비추어지곤 한다.
느긋하거나 여유가 있는 것이 결코 열등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성품은, 그 성품 자체가 공격적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의도하지 않게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게되기도 하고.)

그런데,
가끔… 아주 가끔…
강.적. 들을 만날때가 있다.
느긋하고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옆에서 그 느긋함이.. ‘더딘 열등함’이 아니라…
‘선이 굵은 깊음’으로 드러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는,
내 빠릿빠릿함이 가벼움으로 비추어지게 된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들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앞으로 두어달동안… 그런 분들 몇분을 오랜만에 만나게 될 것 같다. 기대가 크다.)

스스로 높아져서…

가끔 여러 경로를 통해서,
다른 회사 사람들이 접촉해오는 경우가 있다.

물론, 우리가 하고 있는 project 관련한 일들은 아주 많지만,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접촉은, 그것이 아니라…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접근을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리크루팅이다. ^^)

어떤 사람들은, 접촉을 하면서 내 CV를 보내달라고 부탁을 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들은 다짜고짜 밥을 한번 먹자고 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한국의 회사에서 접촉하는 분들은,
나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있다. -.-;
내가 어느 학교 나왔고, 어디에서 일했고 하는 것 뿐 아니라,
내가 무슨 장학금을 받았다는 것이나…
아무개 아무개와 동기라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내가 무슨 학회에서 발표한 자료나… 다른 setting에서 강의한 자료등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 지도교수가 누구고, 어느 직장에서 상사는 누구였고… 등등.

그런 연락을 받고나면,
뭐 그리 기분이 나쁜것은 아니다. ^^
어쨌든 내가 쓸만하다는 뜻일 테니까…

그런데,
그렇게 우쭐한 기분이랄까… 그런 것을 내가 스스로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하는 것은,
내가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meeting이나 전화 대화를 끝내고 나면…
내가 한편 우쭐하면서도 한편 그 우쭐함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중적인 내 모습에..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논리로 나를 추켜세우거나,
내가 딱 끌리지 않는 것으로 나를 motivate 하려고 하는 대화를 나누고 나면,
그런 상황 속에서 내가 그 사람들을 진실하게 대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도 늘 마음에 많이 남고…
(결국은 돈, 출세, 더 좋은 기회 등으로 나를 lure 하는 것인데, 나는 어떤 의미에서 그것들 보다는 ‘가치’에 훨씬 끌리는데 말이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지금 한참 여러가지로 인기있는 분야를 하고 있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반짝 나를 더 원하는 것일수도 있고… 
지금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위치가 뒤바뀔수도 있는데…

진실성이나 헌신할 만한 가치 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을 따라 움직이도록 요구받는 것에 쉽게 스스로 높아져 버리는 내 모습을 보며…
아직 내가 갈길이 멀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The Best is Yet to Come?

나이가 들어가면서 <추억>이 많이지고,
(그것이 특별히 아름다운 추억이라면)
그 추억과 연관된 일이나 사람이나 장소등을 ‘let go’ 해야하는 경험을 하면,
아… 그 아름다운 추억들이 함께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아 옛날이여’를 되뇌이게 된다.

과거의 추억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그 ‘let go’ 하는 과정은 더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

어제 오후의 짧은 전화 한통은,
이제 겨우 40대 초반인 내가,
그 옛날을 머리속에 떠올리게 만들었다.

육체적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마음과 생각이 ‘낡은 것’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 지향적이기보다는 미래 지향적일 필요가 있을텐데…

과거가 아름다웠지만, The Best is Yet to Come 이라는 소망을 복음안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되뇌이면서도,
아쉬움에… 좀 더 그 추억에 머무르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웠다.

그래도… 정말 The Best is Yet to Come 이겠지!! 

엔지니어로서의 내 능력

회사에서의 일이…
하도 이것 저것 잡다한 분야로 많아서,
정말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등등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 competency와 gift는 어느쪽인지 스스로 분석해 보고 있는데,
현재까지 tentatively 매긴 점수는 대충 다음과 같다.

성실성 : A0
창의성 : B0
분석력 : A0
이해력 : A-
통합능력 : A+
대인관계 : B+
의사소통 : A0
모험심 : C+

이렇게 보면,
나는 이해력과 지적통합능력이 좋은 편이고, 성실성과 의사소통에 약간의 강점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detail에 강하기 보다는 방향설정이나 trend 분석에 강점이 있고, 그것을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사람들과 communicate 하는데 장점이 있다.

반면,
모험심이 많이 떨어지고 (소심…) 그래서 두려움이 많아 새로운 것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것이 약하고,
대인관계에 관한한 치우친 면이 많다.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많이 갈리고, 때로는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귀찮아 하거나 꺼리기도 한다.

….

이런 분석을 통해서 보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어떤 특정한 부분은 사실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냥 되는대로 열심히 사는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 

달리기

언제부터인가 내가 달리기에 푹 빠지게 되었다.
열심히 달리기 시작한 것이… 이제 거의 4년 정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

처음에는 5분 달리는 것도 숨이차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여건만 허락되면 꽤 오랜 시간/거리를 달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회사일에 조금 여유가 있는 날이면, 
6-7마일(10-11 Km) 정도를 점심 시간에 달리기도 하는데,
그것이 몸을 몹시 개운하게 한다!

일주일(주말 빼고 주중만)에 20마일 정도를 달리면 그래도 꽤 괜찮게 했다…고 생각을 하는 편인데,
최근에는 거의 매주 20마일은 달리고 있는 것 같다.
월요일 부터 금요일 사이에 20마일을 달리면, 하루평균 4마일 정도 달려야 하는데, 
대개는 매일 달리지 못하니까, 하루 평균 5마일을달려야 20마일이 채워진다.

달리기를 하면,
내 천식 증상도 매우 잘 control이 되고,
몸도 더 가뿐해지고,
체력도 좋아지고,
적게 자더라도 덜 피곤하고,
게다가 달리면서 audio book을 듣거나, 각종 설교/강의 들을 듣고 review 하거나, 혹은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거나, 심지어는 설교준비나 실험 data 분석을 하기도 한다.
(사실 달리는 시간은 내게 매우 productive한 시간이다!)

누구든 가능한 사람들에게는, 나는 달리기를 강추하고 싶다.

After You Believe

지난번 코스타 집회 마치고 독서토론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급하게 사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게을러서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읽으면서… 와… 참 잘썼다… 정말 쉽게 귀/눈에 쏙쏙 들어오게 썼구나… 싶었다.

괜히 N.T.Wright 하면 어려울 것 같고… 복잡할 것 같고… 그런 편견이 있을 수 있으나,
정말 쉽고, 재미있게 썼다.

그렇지만…
내 생각을 강화시켜주는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통쾌해지는 내 모습을 보며,
어쩌면… 이게 내게 정말 필요한 책은 아니었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
(그럴만큼 내 마음과 생각을 콕~ 찝어주는 책이다. ㅎㅎ)

물론 내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라남’을 설명하는데 missing 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되었다.

가령,
내가 존경하는 신앙의 선배님들에게,
지금껏 그리스도 안에서 성숙해오는 과정을 겪으면서,
이 책에 쓰인 논리와 과정을 통하셨는지 여쭈어 본다면…
아마도 아닐 것 같다. ^^
나 역시도 내 성숙의 과정이 그런 과정을 통했던 것 같지 않고.

내 아내는 버얼써~ 몇달 전에 다 읽었고… (읽고 나서 좋다고 내게 얘기도 해주었고…)
예전 우리 동네분이 쓰신 eKOSTA 서평도 있었는데… ^^

이 기사에 관한 생각을 3-4 페이지 썼다가 지웠다.

내 신앙과 삶에 가장 영향을 크게 끼친 분 가운데 한분인, 어떤 목사님의 인터뷰 기사가 떴다.
(내가 조선일보 기사를 링크하게 될 줄이야. ㅎㅎ)

이 기사를 읽고나서,
이 블로그에 올릴 생각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3-4 페이지 정도 써내려갔다.
정말 쓰고 싶은 생각들이 많았다. 3-4페이지의 글을 한번도 쉬지 않고 따다다다다다다다다닥 소리가 나게 키보드를 치며 써 내려갔으니까.

그런데,
그 글을 써내려가다… 내가 그 글을 써서 올릴 수 없음을 깨달았다.

나는…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 기사에대해 어떠한 말도 덧붙일 수 없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한 선배님의 이메일에서

지난 토요일 밤, 동부에 계신 한 선배님과 이메일을 하면서…
동부시간 자정에, 그분이 내게 보내온 짧은 이메일에 담겨있는 한 단락이 내 마음을 파고 들었다.

존경을 받을 만한 분이나…
그런 면을 보면서 존경을 하는 분이나…

—–

A 님을 참 존경합니다.
주의 종의 모습을 보여 주셔서요.

원래 주의 종이란, 주님이 명령할 때 까지 자기 계획을 세울 수 없는, 그런 사람이지요.
그리고 주님의 일들을 먼저 살피는 사람이지요…


게을러졌다!

이번주에는, 
우리 팀에서 중요한 장비를 돌리던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휴가를 갔다.
그래서 내가 그 사람을 대신해서 그 장비를 돌리는 일을 추가로 맡아서 했다.

그 사람은, 자신이 그 장비를 ‘own’ 하고 있다는 것을 매우 강하게 claim 하면서,
자신이 팀에서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늘 떠벌이는… 그런 사람이다.
(그 사람의 그런 모습을 나는 늘 불편하게 여기고… -.-;)

그런데, 사실 어떤 의미에서,
이 장비에 대한 전문성은 내가 가지고 있고..
이 사람은 성실하긴 하지만 이쪽의 전문가는 아니어서…
늘 내가 comment 하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defensive한 반응을 보이곤 한다.
처음 이 장비를 setup 하는 과정에서, 우리 lab director가… 나도 이 장비를 setup하는 일에 involve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으나,
내가 이미 하고 있는 일이 너무 많기도 할 뿐더러, 이 사람이 워낙 자신이 exclusive하게 그 장비를 사용하겠다고 우기는 바람에 내가 그냥 조용히 양보했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이 사람이 run 하고 있는 여러 condition이 충분히 optimize되어있지 않아 보이고,
그것이 늘 좀 보기에 답답했다.
그런데 그것을 지적하면 그 사람이 워낙 방어적으로 나와서 뭔가 좀 개선하는 것이 많이 어렵고…

그래서,
이 장비를 이번주 한주동안 맡으면서,
이번주에 확~ 열심히 해서 그동안 이 사람이 할 수 없었던 것을 한번 해 보리라….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일주일동안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하나도 못하고,
그저 주어진 일만을 때우는 형태로 시간을 보냈다.

말하자면 이 장비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금쪽같은 일주일이 우딱~ 지나가버린 것이다.

내가… 많이… 게을러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