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기

최근 회사에서,
여러 사람의 일을 좀 도와주고 있다.

그중 하나가, process를 해서 defect analysis를 하는 것인데…
비교적 새로 들어온 사람 한 사람이 defect analysis를 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내가 다른 사람의 credit을 빼앗아오지 말자…
내가 하는 일로 다른 사람이 benefit을 얻도록 하자… 는 등의 원칙을 지키려고 가능하면 노력하고 있는데,

최근 이 사람이…
마치 나를 자기 전속 technician인양 대하는 것을 몇번 접했다.

이런 것을 좀 해달라고 sample을 틱 던져주기도 하고…
이만하면 되었으려니… 하고 열심해 해서 주니까 더 요구해오기도 하고…
다른 이들과 이야기하면서는 자신의 일인 것으로 present 하곤 하고.

우씨…
그런 생각이 들다가…

그러면 어떤가.
그 사람이 나를 정말로… 막 부릴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면 어떤까.
그렇다면 내가 그 사람을 부려먹는 것을 원한단 말인가.

다른 이들을 exploit 하지 않겠다고…
복음적 삶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다른이들의 종이 되고 밥이 되고… 다른 이들에 의해서 이용당하는 한이 있어도 그것을 보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하나님께 의탁하고…
그런 것이라고 몇번씩 곱씹고 다른 곳에서 메시지도 하고 글도 쓰고 하지 않았던가.

아니…
나는 이 작은 해프닝 하나에도 이렇게 쉽게 내 안의 평안을 빼앗기다니.

함께 일하는 그 사람은,
그저 말하는 스타일이 그렇수도 있고,
당연히 내가 해주던 일이었느니 더 부탁하는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순전히 내가 그 순간 잠깐 다른 일로 기분이 나빠있었는데 그 사람이 약간 급하게 이야기하느라 퉁명스럽게 이야기한 것을 내가 과장해서 기분나쁘게 들었을 수도 있다.

내가 해야하는 일은…
그런 상황 속에서 나를 높이려는 이 추잡한 내 사고방식을 가슴아프게 여기고…
어떠한 상황에도 다른 이들을 exploit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다시 되새기고…
부지불식간에 내가 다른 이들에게 막대한 것은 없는지 반성하는 일이 아닐까.

지난 주일 설교를 들으며,
counter-cultural Christian way의 중요한 핵심이… 나를 드러내고 높이려는, 출세하고 더 많이 올라가려는 세상의 가치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다시 되새겼었는데…
빌립보서 2장을 다시 묵상해본다.

드디어 발표!

이번 학회는,

정말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도무지 쉽게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회사 일과 관련한 전략,
일을 왜 하느냐 하는 동기,
하나님 나라와 직장생활,
인간관계의 진실성과 피상성,
가치를 추구하는 것과 이윤을 추구하는 것과의 관계,
엔지니어가 된다는 것,
underdog이 되는 기쁨,
두려움과 기대감에 대한 생각,
성실함의 중요성,
리더쉽,
평가의 기준에 대한 문제…
등등…
정말 너무 많은 생각들로 정신이 없었다.
차차 이 블로그를 통해서도 그런 내용들을 좀 더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드디어 이번 학회를 통해서 우리가 세계 최초로 Roll-to-Roll fabricated flexible display를 만드는데 성공했음을 알렸다.
지난 11월 이후로,
대부분의 팀 멤버들이 연말 휴가도 반납하고… 주말과 밤에도 열심히 일한 결과이다.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

점점 매스컴은 타는데…

Economist에도 우리가 하는 일에 관한 기사가 났다.
점점 우리 그룹(HP Labs)  / 우리 회사(Phicot)이 하는 일이 소문이 나고… 매스컴도 타고 하는데..
점점 더 본격적인 게임에 돌입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딸깍 딸각 소리를 들어가며 오르막을 오르고 있는 기분이다. 


Used Car Salesman

내가 박사과정을 할 때,
내 지도교수는 늘 학회 발표는 used car salesman 처럼 하라고 이야기했었다.

스스로 motivate 되어서,
자신이 이야기하는 내용에 자신을 가지고,
장점을 부각시키고,
전달할 내용을 핵심을 잡아서 각인시키고…

나는 used car salesman과 같은 성향이 워낙 있는 지라,
지도교수의 그러한 ‘가르침’을 쉽게 배울 수 있었다.
어제 학회에서의 발표도… 그래서 그렇게 했다.

그런데,
과연 그게 잘한걸까.
글쎄…

나를 부끄럽게 한 우리 그룹 manager

지난 금요일 이었다.
아침에 우리 그룹 manager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제가 있는 장비를 어떻게 고치면 좋을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로 내가 나름대로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이것 저것의 문제점들을 이야기했고,
우리 그룹의 manager는 많이 들었다. 그리고 내게 이런 저런 것을 물어보았다.

그 이야기를 하고 나서 나는 그냥 퍼져서…
내 자리에 앉아서 data 좀 정리하고…
12월 첫째주에 있을 학회 invited talk 준비하고… 그러고 있었다.
(솔직히 가끔은 이렇게 몸을 움직여서 실험하고 하는 게 귀찮을 때가 있다. ^^)

그날… 저녁 7시쯤이 되었을때,
그 manager가 땀을 뻘뻘 흘리며 내 자리로 왔다.
내가 이야기한대로 장비를 손봤더니 문제있던 장비가 안정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내게 고맙다고…

어휴…
정말 부끄럽고 미안했다.
나보다 나이도 훨씬 더 많고, 경험도 많고… 내가 하라고 지시하더라도 내가 뭐라도 할말이 없는 그런 입장인데,
이 사람은 자기가 금요일 저녁 7시가 되도록 저렇게 땀을 흘려가며…
내가 한마디 틱~ 던진 말을 가지고 그렇게 장비와 씨름을 했던 것이다.

정말… 정말… 부끄러웠다.
그리고 그 우리그룹 manager가 존경스러웠다.

우리 그룹 사람이…

에스콰이어 잡지 커버이야기를 지난주에 썼는데,
그 이후에 우리 그룹의 어떤 사람이 그 잡지를 사서…
몇시간만에 아래와 같은 분석을 해서 회람을 시켰다.

우리 그룹  사람들은,
정말 보면… 뼈속 깊숙히 엔지니어들이다.

뭔가 만드는걸 정말 재미있어 하고,
엔지니어링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즐거워 하고,
이런 일들을 뚝딱 해내어서 나누는걸 기뻐한다.

이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즐겁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Esquire 잡지 표지

에스콰이어 잡지가 표지에 e-ink를 사용해서 최근 판을 냈다.

우리 회사에서 하려는 것의 아주 primitive한 형태의 proto type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신기하다… 해리포터의 움직이는 신문이 이제 나오는구나 등의 반응들이다.

사실 이건,
아주 기초적인 기술인건데… (물론 front plane으로 사용한 e-ink는 이미 나왔던 기술을 사용한 것이고)

하여간,
재미 있네

나도 ‘언론’에?

좀 지난 것이긴 하지만,
몇달전 내가 어디에서 짧게 강의와 발표 중간쯤 되는 것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게 어떤이의 ‘블로그’에 떴군요

http://www.pennwellblogs.com/sst/eds_threads/2008/05/080512-sail-to-fly.php

혹시…
제가 하는 일에 관해 좀 더 아시고 싶으신 분은 다음을 한번 참고해 보세요. ^^
http://www.avsusergroups.org/tfug_pdfs/2008_4kwon.pdf

쉬고 싶다?

내게는, 휴식도 ‘일’이다.
나는…
왜 ‘쉬고 싶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 것일까.

몇가지 생각이 있지만…

하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일 가능성이다.
(아마도 사실인 것 같다.)

두번째는, 내가 심한 일중독에 걸려 있어서 일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가능성이다.
(이것도 사실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고 있다.)

어찌 되었건 휴식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상태는 결코 건강하지 않은 것 같다.
그리스도께서 주시고자 했던 것이 ‘안식’일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