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what happens…

This is what happens when you have a daughter who doesn’t throw away anything. 🙂

우리 딸내미는, 정말 절.대.로. 아무것도 안버리려고 한다.

이번에 이사하면서, 내가 15년도 넘게 입은 샤워 가운을 버렸다.

그런데… 며칠 전 우리 딸내미의 옷장을 보니 그게 있었다!

물어보니, 추억이 있는걸 그렇게 버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거기를 뒤져보니, 내 아내가 입다가 낡아서 버린 티셔츠, 오래전에 버렸다고 생각했던 수건 등등이 나왔다!

우리가 그런걸 버릴때 마다,

요것이, 쓰레기통에서 그걸 구원해내어, 자기의 아지트에 숨겨놓았던 것이었다.

어제,

이사 온지 한달이 훨씬 더 지나서,

드디어 민우방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다.

그러면서,

여기 저기 있던 인형들을 다 모아서 한꺼번에 진열해보니, 위의 사진과 같은 배열이 되었다.

그 와중에, 특별히 간택된 인형들은, 민우 침대 위에 있고, 이놈들은 최소한 사진을 찍은 어제는 간택되지 못한 놈들이다. -.-;

아빠와 장난치기 좋아하고,

인형 좋아하고,

여전히 하루에도 몇번씩 아빠 엄마에게 뽀뽀도 해주고,

아빠 엄마로부터 사랑한다는 이야기 듣고 듣고 또 듣는것 좋아하고…

그런 우리 민우가,

이제 오늘부터는 고등학생이다.

하나님께서 민우의 고등학교 시절을 잘 지켜주시도록 기도한다.

하나의 씨앗 교회

어제,

‘하나의 씨앗교회’가 ‘가정집’에서 드리는 예배를 벗어나서,

첫 정식(?) 예배를 드렸다.

예배시간을 여는 찬양을 하면서,

그리고 찬양 중간에 잠시 기도하면서,

그리고 말씀을 듣고 다시 잠깐 기도하면서…

나는 하나님께 물었다.

주님,

세상은 이렇게나 많이 망가져 있는데,

도무지 이게 어떻게 제대로 고쳐질 수 있을 것 같은 소망이 이렇게도 없는데,

그리고 그 깨어진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이토록 절박하게 신음하고 있는데…

아니 이 작은 교회가 하나 서는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주님은,

내게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나는 주님 제 이 기도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시는군요…

그렇게 기도를 마무리 했다.

예배를 마치고,

설교를 마무리 하신 목사님의 낡은 성경책과 설교 원고 프린트아웃을 보며…

그리고, 정말 적은 수의 사람들이 기대와 걱정과 두려움과 감사가 섞인 모습으로 첫 공식 예배를 마무리 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

내 그런 삐딱한 질문에,

한번에 답을 주시는 하나님이시라면,

이런 공동체 자체가 필요 없는 것이겠지.

그 해답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바로 교회인 것이겠지.

Resident alien 으로 이 땅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그게 교회인거지.

목사님도 그리고 참 별나시다.

새 교회를 시작하면서, 

사도행전의 강한 비전, 확 세상을 뒤집는 성령의 능력…

아니면

에베소서가 보여주는 교회의 영광, 하나님의 새로운 사회가 그려내는 짜릿함…

뭐 그런걸 설교하시는게 아니라,

나그네된, 흩어진, 고난받는… 성도들에게 주어주신 베드로전서를 가지고 설교하신다.

이 교회, 감이 좋다! (이동원 목사님이 이렇게 늘 말씀하신다지… ㅎㅎ)


관심 있으신 분들은, 주일 10시.


Cubberley Community Center,
Room A-3
4000 Middlefield Rd. Palo Alto, CA 94306


Thinking of you…

지난 직장에 있을때, 함께 일했던 내 직장 상사가,

최근 보스턴에 있는 어떤 회사의 부사장으로 갔다.

이 사람과 나는 함께 일하면서 정말 마음이 참 잘 맞았고, 서로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고 아껴주는 관계가 되었다.

서로 거침없이 ‘friend’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사람은, 내 MIT 십년쯤 선배가 된다. (내가 학부를 들어가던 해에, 이 사람은 박사를 졸업했으니… 그것보다 더 되는 건가.. ) 

이 사람은 기계과를 나왔고 나는 재료과를 나오긴 했지만.

보스턴에 간 첫날,

아침 일찍 내게 text와 함께 위의 사진을 함께 보내왔다.

‘Thinking of you!” 라는 말과 함께.

내가 던킨 도넛 커피를 좋아했다고 많이 이야기했던 걸 이 사람이 기억하고 내게 text를 보낸 것이다.

음…

Carl이 참 보고 싶다.

참 좋은 친구였는데…

이걸 보면서, 또 울었다.

이걸 보면서,

또 다시 울었다.

아… 아직도 어디선가는 복음이 이렇게 forcefully advancing하고 있는 거구나.

그렇지만 여전히 떨치지 못하는 고민은 이것이다.

19-20세기의 context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복음은 relavant하고 powerful 했지만,

21세기의 context에서 복음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온 코스타 집회를 위해 마음을 쏟아 기도한다.

이걸 보면서, 많이 울었다…

이걸 보면서…혼자 많이 울었다.

한때는 한국에서 복음이 이렇게 영광스럽게 드러난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시대가 간걸까.

가난, 독재, 분단 등등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복음이 소망을 주는 시대가 있었는데…

21세기 자본주의체제의 부속품으로 전락해버린 이들에게,

복음은 무슨 소망을 주고 있는 걸까.

아버지 팔순

지난 주말,

한국에서는 아버지의 팔순 축하 event가 있었다.

한국에 있는 두 동생/가족이 아주 멋지게 event를 치루어내었다.

아버지의 팔순 생신을 가까이에서 축하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속이 쓰리고 마음이 아파서…

주말에 많이 마음이 무거웠다.

아버지의 생신은 7월 4일이다. 그래서 지난 20년 가까이, K 운동을 섬기면서 아버지 생신을 제대로 축하해드리지 못했었다.

술을 잘 못하시는데,

아마 앞에 놓은 와인을 반잔 정도 드시고는 얼굴이 붉게 되신 것 같다.

딸, 아들 부부, 손자가 생신을 축하하는게 많이 기쁘셨겠지.


동생들이 수고가 많았다.


내가 집을 떠난 것은,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 였으니까,

벌써 30년 가까이 되었다.

그 이후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집을 떠나 살면서, 결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아이도 낳고…

이제는, 내 딸이, 내가 집을 떠나오던 시절의 내 나이만큼 컸다.

아버지께서 팔순을 맞으셨다는게, 잘 믿어지지 않는다.

아버지를 위해 더 많이 기도하게 된다. 아버지가 보고싶다…

함께 꾸었던 꿈

밴쿠버 학회에 가서,
15년만인가… 20년만인가…

참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후배를 만났다.

 

나와는 한살차이니까,
뭐 이제 이 나이에 선후배라기 보다는 그냥 친구이자 동지인데,
고등학교, 대학, 대학원을 함께 다니고, 교회를 함께 다녔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시간을 비롯해서 모든 일정이 꽉 잡혀 있어서,
이 친구와 이야기할 여유를 제대로 갖기 어려웠는데,
다행히도 하루 아침식사 시간을 함께 맞추어 그나마 한시간 남짓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함께 많이 웃고, 울고, 땀흘리고, 기도하고,
사랑하며 꿈꾸며 섬겼던 친구인데…

우리가 20대에 함께 꾸었던 꿈, 복음, 하나님 나라, 직장생활, 중년, 교회, 궁극적 소망, 은혜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정신 없이 나누었다. 아침에 맥도날드 breakfast를 먹으며 그래도 이렇게 이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그나저나,
이 친구와 나는, 스타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참 다른 점이 많은데,
이렇게 사진을 함께 찍고 보니, 뭔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멀리 떨어져서 20년을 보냈어도, 같은 소망을 함께 품고 있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게 된걸까. ㅎㅎ

딸 자랑… ^^

민우가 졸업을 했다.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이 바쁘게 지내다가 졸업식장에 허겁지겁 도착해서는, 뭐 중학교 졸업인데… 뭐 대단한 거라고… 하는 생각으로 식장에 들어갔다.


무심코 졸업식 순서가 나와있는 순서지를 보는데…

허걱…. 

민우가 Valedictorian에다가 Principal’s list에 올라 있었다! 

GPA 4.0 만점에 4.0

아니,

왜 얘는 이런 얘기를 우리들에게 하지도 않았던 거지?

깜짝 놀라면서도 참 기분이 좋았다.

민우가 나중에 설명해 주기로는, 자기도 잘 몰랐단다. -.-;

이 학교 특이하다. 졸업식 직전까지 valedictorian에게 그걸 알려주지 않다니.

그런데, 또 민우가 이야기하기로,

만일 미리 알았더라도 아빠 엄마에게 미리 얘기하지 않았을 거란다. ^^

이렇게 자랑하기 좋아하는, shallow한 아빠와는 달리, ^^

너무 쉽게 떠벌이고 자랑하지 않는 듯한 아이의 모습이 참 대견하고 기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