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없는 며칠

아내가 지난 화요일 오후부터 오늘까지 학회 때문에 San Antonio, TX 에 갔다.
오늘 밤 늦게 돌아오게 되는데…

아내/엄마가 있건 없건…
민우도 나도, 그저 매우 정상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내가 없어서… 가장 아쉬운게 무얼까.
가만 가만히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제일로 꼽을 수 있는 건…

‘재미 없다’ 인 것 같다.
별로 내가 장난을 쳐도 많이 받아주지도 못하긴 하지만…
그래도 마누라에게 장난치는게 참 재미있는데… ^^

 

Signs of Aging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내게도 나이가 들어가는 육체적인 sign들이 꽤 있다.
몇가지를 들자면

1. 하루에 다섯시간 수면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나이가 들면 잠이 주는거 아닌가… 요즘은 여섯시간  – 여섯시간 반 정도는 자 주어야 밸런스가 유지되는 듯.

2. 커피의 효과가 있다.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실제로 밤에 잠이 덜 잘온다. ^^

3. 더 적은양의 음식으로 생활이 가능하다.
예전에 먹던대로 먹으면 금방 살이 찐다.

4. 무리해서 견딜 수 있는 최대 기간이 줄어들었다.
대학때는, 한참 공부 열심히 할때는 일주일 통틀어서 10시간 자며 공부한 적도 있었는데…
이젠 2-3일 정도만 4시간 미만으로 자면 후유증이 며칠 간다.

5. 흰머리가 눈에띄게 늘었다.
^^

6.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해 많은 묵상을 하게 된다.

– 아직은 애송이지만…. 

나는 사람들이 싫다

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일반적으로 그렇다. ^^

물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기도 하고,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것을 기뻐하지만…
사람들과 함께… 어떤 이슈를 풀어나가는 일을 몹시도 고통스럽게 느낀다.

그래서 내가 흔히 취하는 태도는 ‘내가 하고 말지’ 인 것 같다.

가령,
회사에서 복사기 주변이 늘 지저분하면,
함께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서 복사기 주변을 깨끗하게 하자고 격려하기 보다는,
내가 치워버리고 만다.

그래서 나는 늘 일복이 넘친다. -.-;

그렇지만 한편 일이 안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겉보기에 매우 부지런하고 유능한 사람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심지어는 착한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그저 사람들과 부딛히는 것이 싫은 것이다.

“내가 하고 말지” 라는 자세는,
성실함이나 부지런함으로 부터 나온 것도 아니고,
(오히려 다른이들과 함께하려는 것을 피하는 게으름에서 나온 것이다.)
착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다른이들을 정죄하고 속으로 나를 높이는 아주 악한 마음이고…)
유능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을 대하는데 무능한 것이다.)

내게 자꾸만 “내가 하고 말지”의 자세로부터 벗어나라는 nudge를 요즘 자꾸 경험하곤 하는데…
실천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사람

끊임없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사람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특별히 그것이 지나쳐서 자신과 주변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못한 채, 과대평가한 자신으로만 보고 있기 때문에,
그 자신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을 보기도 한다.
그 사람이 특별히 내가 아끼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모습을 보는 것이 몹시도 마음이 아프다.

그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볼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tentatively 정리하고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나는 절대로 그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정확하게 보게할 능력이 없다. 하나님께서만 하실 수 있는 일이다.

2. 특별히 하나님의 ‘은혜’만이 과대평가라는 보호막으로 자신을 보호하고자하는 뒤틀려짐(distortion)으로부터 그 사람을 끄집어 낼 수 있다.

3.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 사람과의 정직한 대화, 사랑의 포용, 질책이나 충고 등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내용에서,
1과 2는… 어떤 의미에서 내게 많은 위안을 준다.
결국 내가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3의 항목을 생각해보면,
참 길이 막막하다.

어떤때 그 사람과 정직한 대화를 해야 하는지, 어떤때에는 지적보다는 포용을 해야 하는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어떤 tone으로 충고나 질책이 필요한건지 등등…
참 많은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그러나 major battle이 3의 항목에 있지 않고, 1과 2의 항목에 있는 것이라면,
비겁한 회피일수는 있겠으나,
3의 항목을 접하면서 느끼는 답답함이나 frustration을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도 성장하고 성숙해 나가는 것이고.

Computer Game 보다 재미있다!

아침에 예배를 다녀와서,
오후에는 우리 가족이 근처 호수가에 가서 연날리며 놀았다.

우리 집 근처는 늘 바람이 많아 연을 날리기 좋은데,
어제는 모처럼 시간을 내서 함께 산책 겸 (약 1마일 정도 걷고) 놀이겸…

민우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연날리기에 몰입했다.
컴퓨터 게임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아쉬워했다.
(저녁에 잘때 보니, 선블락을 바르는 것을 깜빡해서, 안경자국이 얼굴에 생겼다. ^^)
엄마도 함께 했는데, 엄마 것 보다는 민우의 연이 훨씬 더 높이 떴다.

밝은 햇살 아래서,
함께 뛰기도 하고, 걷기도 하고, 연도 날리고, 이야기도 나누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오후였다.

Too Personal?

최근 이 블로그의 글이 다소 ‘개인적인’ 영역에 치우쳐져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사실 그렇다.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묵상도 거의 없고, 거대담론에 대한 이야기도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순전히 코스타 때문이다. ^^

금년 코스타의 주제가 Growing up into Christ 이다보니…
내 자신을 돌아보는 묵상을 많이 하게 되고 있고…
해서 블로그가 자꾸만 ‘개인적인’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

@ 제 블로그가 요즘 따분하다고 느껴지는 분이 계시면요, 코스타를 blame 하세요. ㅎㅎ

하나님의 은혜

살다보면,
무한정 쏟아져들어오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라는 파이프를 통해서 흘러나가도록 되어 있는데…
내 파이프가 막혀있어, 그것이 제대로 나가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때로는 그 은혜를 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발견하여 제거할 수 있기도 하고,
때로는 그 은혜를 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기는 하지만, 제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그 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지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그 절망감 속에, 가난한 마음이 되어,
내 힘으로 그것이 제거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나면,
두배, 세배 이상 큰 은혜가 다시 밀고 들어와…
그 막힌 것이 순전히 은혜로 뚫려지는 경험을 하게되기도 한다.

어떤의미에서,
바로 그런 순간이야 말로…
순전한 은혜를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다.

많은 이들에게,
그런 은혜가 있기를…

Big Loss, Big Hope

내가 아끼는 후배의 어머니께서 며칠전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다.
투병생활을 하시는 도중에 그 후배가 어머니를 위한 기도부탁을 하는 것을 들으며,
함께 참 간절하게 기도했었는데…

큰 상실을 경험한 그 후배에게 무슨 말을 해서 위로해 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을만큼… 그 상심이 크겠지만…

그런데,
그 커다란 상실 앞에서,
이땅의 것이 최종의것이 아니라는 궁극의 소망을 맞닥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결국… 우리의 소망이 이 땅에만 속한 것이라면,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불쌍한 사람들인 것인데 말이다.

가장 아픈… 그 곳에서만 비로소 하늘이 열리며 보게되는…
가장 깊은 소망.
그 후배에게도 그 소망의 하나님께서 형언할 수 없는 위로로 함께하시길…

감사하는 삶, 멍청한 삶

사람이 너무 좋으면 다소 모자른듯 보인다고들 한다.
이래도 허허, 저래도 허허 하면 배알도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겠지.

늘 감사하면서 살라는 성경의 말씀은,
그렇다면 모자른듯 보이도록 그렇게 살라는 뜻일까.

물론, 그것은 아닐테고 성경에서 불의를 보면서 분노하는 것, 바운더리를 설정하는 것 등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door mat’이 되는 것을 반드시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겠다

그렇지만,
때로는 감사하는 모습이 늘 넘쳐서,
다소 모자른듯 보이는 삶으로 좀 shift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래도 허허, 저래도 허허 할만큼 늘 감사한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