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소녀였던 어머니

67년전 오늘,
하나님께서는 예쁜 여자아이를 이땅에 태어나게 하셨다.

늘 내게는,
어머니였던…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어머니일… 그분이,
작고 귀여운 여자아이로 태어났을 때를 상상해 본다.

그 작은 여자아이의 안에,
지난 40년 동안 내게 부어주셨던 그 사랑이 다 들어 있을 수 있었을까.

그 여자아이는,
어릴때 자신이 그렇게 일생을 헌신해서 일방적인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될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그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이땅에 주셔서 이땅의 한 구석을 비추게 하시고,
나 같은 사람에게도 그 사랑을 베풀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에 감사한다.

터널을 지나며

내 아내가,
UCSF에서 제공하는 specialty program에 들어가기 위해 interview를 하러 왔다가… 오늘 새벽에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갔다.

UCSF의 specialty program 외에도,
이 동네의 몇군데에 apply를 해 놓고 있는데…

이제 기나긴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터널을 지나고,
터널 밖에서 살 준비를 해야 할 때인 듯 하다.

추석

추석이다.

미국에서 맞는, 14번째의 추석이다.
한국에서… 큰아들 없이 추석을 14번씩이나 보내신 우리 부모님 생각에 마음이 참 아프다.
말씀은 안하셔도… 늘 허전하고 섭섭하고 그러실텐데.

나도 이렇게… 14년째,
마음이 무거운 추석을 보낸다.

쉼…

이제는 돌아가야 할때
그 먼 옛날
아련했던 그 어디쯤에선가
길을 잃었던 우리
이제는 돌아가야
할때
그 끝이 없을 것 같은 어둠도 가고 찬란한 새벽
새로운
하늘 열리는 지금

이제는 돌아가야 할때
끝없이 부르는
그리운 목소리
잃었던 동산을 찾아
이제는 돌아가야할때

영원한 노래와 영원한 평화와
영원한 쉼이 있는 곳으로.

by 하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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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하는 아내, 내 사랑하는 딸과 함께…
이런 ‘쉼’이 가능하다는 것에 감사하다.

not just physically, but also spiritually.

민우에게 해주는 아빠의 이야기

요즘 매일 저녁,
민우가 잠자리에 들기전, 민우에게 ‘아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해준다.

아빠도 민우와 같은 경험들을 했다는 것과,
그 과정 속에서 아빠 안에서 자리잡게된 긍정적 부정적 열매들을 이야기해줌으로써…
민우가 자신의 경험 속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를 보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친구들과 편을 갈라 야구를 하는데, error를 해서 부끄러웠던 일,
그 후 친구들이 편을 갈라 사람을 뽑을 때면… 나를 잘 뽑지 않아 화가 났던 일,
그 당시 전학을 하면서 친구들을 보고 싶어 울었던 일,
선생님 몰래 전자오락실에 갔다가 혼났던 일,
주일학교에 가기 싫어서 억지로 투덜 거렸던 일 등등.

민우는,
매일 자기 전이면…
오늘도 ‘함께 이야기하자’며 내게 온다.
그럼 나는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아빠도 민우와 그렇게 이야기하는게 참 좋아’ 한다.

민우에게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말 내게 ‘story’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민우에게 ‘가치’를 설명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가 하는 것을 경험한다.

민우와 같이 어린 아이에게도 그렇지만,
나 같은 성인에게도…
‘story’는 어쩌면 가장 강력한, ‘가치’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내게 story가 없다는 것은 어쩌면 내게 그러한 ‘가치’로 살아낸 삶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반성도 해본다.

드디어!

드디어,
오늘 밤이면… 보스턴에서… 내 사랑하는 토끼 한마리가 비행기를 타고 온다.
내 아내도… 이제 나이가 30대 후반인데… 나는 아직도 내 아내를 토끼라고 부른다. ^^
(내 아내는, 어떻게 10년이 넘게 그렇게 똑같냐며 푸념을 하곤 한다.)

그래도,
40대 아저씨인 나를… 고릴라라고 부르는 내 아내보다는 내가 더 나은 거라고 자위하곤 한다. ㅋㅋ

무려 한달만의 해후이다!

결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가족을 하나님보다 우선하지 않겠노라고…
그리고
결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일을 가족보다 우선하지 않겠노라고….
그런 다짐들을 연초에 했었는데,

두가지 모두 얼마나 지켰는지… 자신이 없다.
특히 두번째의 경우엔 더.

일주일동안,
진짜 알차게 보내리라!!

민우에게 들려준 아빠 엄마의 사랑 이야기

그저께 밤에는, 민우가 자기 전에,

아빠와 엄마가 어떻게 만나서 사랑하게 되었고 그 과정이 얼마나 blessing 이었는가 하는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그리고 true love를 찾게되어서 아빠와 엄마가 얼마나 blessed 되었는지,
그리고 그 사랑의 열매로 민우가 태어난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하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true love는 오래 기다리는 일을 수반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보통은 성교육의 차원에서 true love waits 라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하곤 한다.
그러나 내가 하고자 했던 것은 성교육의 차원에서 라기 보다는…
아직은 9살밖에 안된 어린 아이이지만,
머리 속에… 하나님 안에서의 사랑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하는 ‘이미지’를 갖게 해주려는 것이었다.

아빠와 엄마가 싸운 얘기, 그런 중에 힘들었던 얘기도 해 주었는데…
민우가 참 관심있게 잘 듣고, 여러가지 질문도 하고 그랬다.

삶의 중요한 원리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아이에게 이야기하고 싶을때,
그것을 경험의 이야기로 풀어내서 이야기하는 것 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는 듯 하다.

저녁마다,
내가 민우 나이였을때 (4학년일때) 겪었던 peer pressure 이야기,
경쟁심에 관한 이야기,
자존심/우월감/열등감 에 관한 이야기,
신앙과 삶에 대한 이야기,
등등을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민우가 적어도 나보다는 더 훌륭한 신앙인으로 성장하게 되길 바란다.

내 동생

나와는 1년 3개월 차이가 나는 여동생이 있다.

엄청

똑똑하고, 능력있고, 예쁘고… ^^ (키가 좀 작고, 잠을 좀 많이 자긴 하지만…)

어린(?) 나이에 서울의대 교수이고…

지난 1년동안 미국에 교환교수로 있다가 최근 한국으로 다시 귀국했는데
여기 있는 1년동안 마음을 많이 쓰지 못한 것이 참 마음에 걸린다.

나는 중학교 졸업이후 집을 떠나와서 내 동생과는 지난 25년동안 한집에서 살지 못한 셈인데…
지난 1년이 어쩌면 내가 더 내 동생에게 많이 마음을 쓸 수 있는 기회였을 텐데.

오늘은,
그 예쁘고 사랑스러운 내 동생의 생일이다.

올해는 유난히 동생의 생일이 내게 기쁘다.
하나님께서 내 동생이 어렸을때 부터 그 작고 똘망똘망한 어린 여자아이를 보시면서 기뻐하셨을 그 기쁨이… 왠지 더 느껴진다.

지난 세월 내 동생을 붙들고 계셨던 하나님의 손길이…
더 tangible 하게 느껴진다.

Boston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회사일로 여행을 하게 되었을때,
KOSTA등의 사역관련한 여행을 하게 되었을때,
아니면 Boston 집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다가…
Boston으로 가는 비행기편 sign이 나오면…
나는 그 자리를 쉽게 뜨지 못한다.

비행기 시간이 아무리 촉박해도,
그 gate 앞에서 꼭 몇초간이라도 멈춰있곤 한다.

회사에서 Boston에서 학회가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을 때에도,
나는 그 안내문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람과 함께 이룬 소중한 가정에 하나님께서 주신 천사와 같은 아이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의 이 소중한 사람들을 향한 내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져만 간다.

결혼해서 가정을 이룬지 10년이 더 지난 지금,
나는 결코 신혼의 미숙함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민우에게 나는 늘 한가한 사람

가끔은 민우가 내게 online chatting을 걸어올때가 있다.
그러면서 내게 하는 말은…
자기가 엄청 바쁜데 특별히 아빠를 생각해서 chatting을 잠깐 할 시간이 났다는 거다.
그리고… chatting 중간에 잠깐 다른 것이 할 일이 생각나면 이내 자신의 상태를 ‘busy’로 바꾸어 놓는다. 자기가 바쁘다는 거다…. 그리고 아빠는 한가하고. ^^
다른 일로 엄청 바쁠때에도 민우가 온라인 채팅을 걸어오면 나는 그것을 대부분 받아준다. 내가 다른 일을 하면서 그 답변을 하는 한이 있어도.

나는 민우에게 늘 한가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아내에게도 마찬가지이고.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내 가족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섬겨야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늘 한가한 사람이고 싶다.
그것은 내가 바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소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 내게 기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 사명이기 때문이다.

민우와 같이 어리고 철이 없을땐…
늘 자신이 제일 바쁘다고 생각하지만…
좀더 철이든 (hopefully) 내 입장에서는, 민우가 바쁘다고 하는 것 자체가 귀엽다.
그리고 내가 바쁜 것을 숨기고 민우를 위해 시간을 함께 보낸다.

내가 더 철이들고 성숙해지면,
내가 바쁘다고 엄살을 피우는 일도 줄어들고..
바빠서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조용히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될까.
내가 바빠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안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있기 때문에 말이다.

바쁘다는 엄살의 글을 막 써놓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한마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