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ower?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가 들면서, 연륜이 쌓이면서…
나를 둘러싼 환경에서, 내게 주어지는 권한(power)들이 늘어간다.
직장과 Christian ministry, 그리고 가정에서도… (아이가 커가면서 cover 해야하는 영역도 더 넓어지고…)

정말 큰 power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파워일지 모르지만,
권력 추구형의 인물이 아닌 나로서는 그런 것들이 당황스러운 경우가 많다.

최근 1년여동안,
내가 내게 주어진 권한과 권력을 심하게 남용하였음을 조금씩 발견하는 과정중에 있다.
그리고 그런 권한들을 행사하는데 있어 그 권한의 효율성만을 극대화하려는 자세로 대했음을 많이 발견하고 있다.
그 권한의 nature가 무엇인지, 그 권한을 통해 섬겨야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그 사람들을 섬긴다는 것이 무엇인지 하는 것에 대한 것은 그저 auto-pilot으로 돌려놓고 깊이 생각하고 있지 않는 나를 보고 있다.

몹시 가슴아프고 힘들다.

대략 1년여 정도만…
내게 아무런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 그런 상황을 누릴 수 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겸손의 자세라기 보다는 회피의 자세임이 분명해 보인다.

빌립보서 2장을 다시 좀 더 깊이 묵상해보고 있는데… 아직은 빛이 보이지 않는다.

자세도 중요하다!

주일 설교에서,
목사님이 전 교인에게 월요일 하루만 ‘부정적인 것들’을 없이 사는 날로 하자고 제안을 했었다.
불평하지 않고, 불만을 말하지 않고,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고…

어제 하루,
정말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아아… 정말 내가 하루 종일 얼마나 많이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살려고 하니…
정말 할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그 부정적인 생각, 불평, 불만 중 많은 것들은,
내 ‘거룩한’ 신앙적 사고와 열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은혜에 대한 개념이고 뭐고 간에,
그저 이 부정적인 생각의 cycle로부터 나를 건져내는 것이 정말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은혜에 대한 개념이 내게 온전하게 이해되지 못한, ‘깊은’ 문제가 내게 있다고 생각했으나,
어쩌면 내 문제는 삶의 자세를 바로 잡아야하는 ‘얕은’ 문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아들 신드롬

지난주에 이어서,
이번 주에도 주일 설교가 ‘탕자의 비유’에 대한 것이었다.

이번 주에는 ‘큰 아들’에 맞춘 설교 였는데…
어쩌면 많이 들어서 아는 그런 이야기였다.
큰 아들도, 작은 아들 못지 않게 lost son 이었다는 것.
그런데 그 다 아는 이야기를 참 설득력있게 전달한 설교자의 재능이 참 돋보였다.

어제 목사님의 설교에서는 그 큰 아들의 문제를,
불평하는 마음이라던가, 부정적인 생각 등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으로 많이 지적하였다.

그런데,
최근…
나 자신이 그 ‘큰 아들’과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내 자신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나의 문제가, 불평하는 마음을 갖는 다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 같은 ‘얕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은혜, 그 자체의 깊은 의미가 그저 내 생각과 마음을 겉돌고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
judgmental함으로 가장 잘 드러나는 내 ‘은혜 없음’은…
내가 그 은혜의 의미를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게까지 하고 있다.

하나님의 일방적인 사랑으로 내게 주어진 선물, 은혜…
그 은혜의 의미가 그저 shallow한 수준으로 이해되거나 잠깐 뜨끔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내 골수에 사묻히도록 그렇게 새겨지면 좋겠다…

은혜… 은혜… 은혜…

천하태평 우리 딸

이번주 수요일부터 다음주 화요일까지,
민우는 학교에서 꽤 ‘중요한’ 시험을 본다.

말하자면 일제고사 비슷한건데…
이걸로 학생의 성취도도 측정하고, 학교의 수준도 테스트 하고 하는…
꽤 ‘big deal’인 시험이다.

그런데,
민우는 시험이라고 좋아한다.
그 이유는 숙제가 없다는 거다. -.-;

시험을 보기 때문에 긴장하게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왜 그런게 긴장이 되느냐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시험공부를 좀 따로 해야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냥 평소에 하는 거지 이걸 위해서 따로 공부를 하는 게 이상하다는 표정이다.
심지어는… 이걸 위해서 따로 뭐 공부를 하라고 해도 할게 없단다.  허억…

이런 천하태평이 어디에서 나왔나.
아빠도 엄마도 이런 스타일이 아닌데… ^^

간사님들, 존경합니다…

우리 간사님들중…
제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계심을 알기에,
그저 이렇게라도 한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간사님들, 존경합니다.
간사님들, 사랑합니다.

간사님들의 순수함이, 간사님들의 낮아짐이, 간사님들의 주님을 닮으려는 마음이…
정말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간사님들을 만나게 하신 우리 주님께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저 같은 사람도 여전히 “one of us”로 여겨주시는 간사님들께 어떻게 제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어제밤, 길지 않은 conference call을 마치고… 전 혼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한번 푼수를 떨어야 겠기에… ^^

@ 재작년 2009 kick-off 간사 수양회 사진 folder에서 찾은 사진입니다. 누구의 손인지는 모르겠네요. 혹시 아시는분?  (사진은 아마 그때 딸기 아저씨가 찍었던 것 같은데…)

겸손함

얼마전에,
내가 이 블로그에 내가 나의 무지함을 토로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 글을 읽더니 내 아내가 내게 말했다.

“솔직히 당신이 그렇게 무식하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
1. 정말 나는 내가 그렇게 무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가식적으로 혹은 관습적으로 그렇게 쓴 것일까.
2. 정말 나는 내가 무지하다고 인정하며 생각을 해도 주변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비추어지지 않는 것은 아닐까. (내게 늘 배어있는 교만함 때문에… 내가 솔직히 내 무지함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다는 뜻에서)

Grace!

지낸 주말을 지내면서,
몇편의 설교를 듣고…
나 자신의 영적 상태를 점검하면서 나름대로 묵상/생각할 기회도 있었다.

그 생각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내가 최근 몇년간 은혜(grace)에 대한 생각과 묵상을 거의 하지 않고 살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전혀 자격이 없는데 값없이 주어지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내 삶속에서 나타나는 모습은…
– 내가 무엇인가를 주도해서 하려는 성향이 과해지거나…
– 다른 이들을 향한, 그리고 심지어는 나 자신을 향한 compassion이 심각하게 약화되거나…
– 쉽게 용서하지 못하고 분이 오래 가게 되고…
– 다른이들에 대해, 심지어는 나 자신에게도 최소한 지켜야할 도덕률이나 책임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고…
– 하나님의 말씀이 그렇게 달콤하지 않다는 것등이다.

은혜, 은혜, 은혜…
Phillip Yancey가 이야한 대로…
어쩌면 기독교 신앙의 여러 용어중, 세상이 차용하여 뜻을 오염시키지 않은… “the last good word”.

그것을 말로 풀어내자면 그 풀어내는 작업 자체가 단어의 뜻을 손상시키는… 바로 그 은혜…

I really need to get back to that more often, daily…

기도에 대한 몇가지…

기도를 하지 않으면 문제가 보이지만,
기도를 하면 하나님이 보인다.

기도를 하지 않으면,
내 열정과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낼 수 없다.

기도 없이 하나님의 나라 백성으로 사는 것은,
빛이 전혀 들지 않는 어두운 방에서, 양말이 잔뜩 들어있는 정리되지 않은 바구니에서 같은 색깔 양말 두짝을 찾아내는 것과 같다.
가끔 일이 되기도 하지만, 결코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기도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기도의 중요성을 알수 없다.

기도는 하나님 나라 백성이 할 수 있는 가장 영광스러운 일들 가운데 하나이다.

—–

기도가… 고프다.

촉촉하지 못한 기행문

민우가 지난 4년동안, spring break을 한번도 아빠와 보낸적이 없었다.
그래서 작년 spring break때 민우와 약속을 했었다.
내년 spring break에는 무슨수가 있어도 꼭 아빠가 민우와 함께 놀겠다고.

그래서,
작정을 하고… 민우와 이번주에 많이 놀기로 했다.
비록 full week을 다 놀지는 못하지만.

안모 간사님의 강력한 협박에 가까운 강압에 못이겨…
우리 가족이 모두 함께 Yosemite에 다녀왔다.

여러가지가 참 기가막힌 여행이었다.
우리가 도착하기 몇시간전까지 Yosemite에 눈이 내렸다.
우리는 오후 3시경에 도착했는데…
그야말로 Yosemite 전체가 절.경. 그 자체였다.

아직 구름이 흩어져 있는 하늘에 밝게 빛나는 태양,
그 아래 반짝이는 눈 덮인 Yosemite는 정말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각 폭포마다 물이 쏟아져 내리고, 이미 봄꽃이 피어 있는 위에 내린 눈은 기가막힌 모습을 만들어 냈다.

야생 동물들도 볼 수 있었는데,
Cayote 한마리는 우리가 탄 차로부터 불과 몇미터 앞까지 다가오기도 하였다.

오죽해야 내 아내는…
내가 경치를 보면서 이렇게 감탄하는 것을 처음 본다고 하였다.

비록 trail에 눈이 덮여있어, 안모 간사님이 강력하게 추천하신 trail을 제대로 가보지는 못했지만…
정말 감탄에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름대로 그렇게 ‘촉촉함’을 누리는 와중에도…
내 머리속에는 여러가지 생각이 지나갔다.

이렇게 경치가 아름다운데도….
내게는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네.
세상에 거슬러 살아가는 당당한 그런 사람들 모습.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가 행여나 망가지는 것은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나는 사람이 망가지는 것이 훨씬 더 가슴이 아프네.
아름다운 창조질서를 잃어버린 사람의 모습.

허..참…
뭔가 좀 경치나 잘 감상할 것이지…
그 경치를 감상하는 와중에…
그 운치를 깨뜨리는 생각들은 또 뭐람.

지금쯤 와선,
거의 촉촉해짐을 포기하는 지경이 이르고 있다. -.-;

슬픈 부활절

어제는 부활절이었다.
예수께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이 2000년전에도 good news 였듯, 지금도 그것이 good news라는 선포와 함께 함께 축하하고 기뻐하는 크리스천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명절이다.

내가 다니는 교회는,
130년이 조금 더 된, 미국 장로교회이다.

보스턴에 있을 때에도 경험했던 것이지만,
비교적 오래된, 혹은 동네에서 좀 유명한 미국 교회를 다니다보면…
부활절이나 성탄절에 유난히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겪게 된다.

일년 내내 교회 안나오다가, 부활절이라고 해서, 자기 애들까지 예쁘게 차려입히고 와서는 예배를 드리고 떠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본다.
때문에 부활절에는 늘 예배드릴 자리가 부족하여 교회에서는 한차례 비상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영적인 센스가 있는 교회라면, 이런 부활절과 같은 명절을, 철저하게 복음의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기회로 활용한다.
오래전에 교회를 떠난… 그러나 그저 문화적으로 그 흔적만 남아서 명절때 한번 교회에 오는 사람들을 향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제 우리 가족은 약간 예배 시간에 늦었다.
때문에 예배를 드리던 본 예배당에 자리가 없어서, 임시로 마련된, video로 예배를 드리는 방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그 방에는,
정말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그러나,
그 방은 죽어 있었다.
일년에 한번 혹은 두번 나오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함께 찬양을 하는 시간에도 노래를 따라 부르는 사람도, 박수치는 사람도 하나 없었다.
헌금 바구니가 돌아가자 대부분의 사람이 그냥 ‘패스’를 했고, 어떤 사람들은 그저 자기가 가진 지폐 한장을 덜렁 넣는 정도였다.
내 옆에 앉아있던 아내는, ‘사람들이 박수를 안치네’ 하며 일부러 큰 소리로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런이들을 향해 이야기하는 목사님의 설교는 정말 간절하기 까지 했다.
예전에 ‘종교생활’을 했지만 이제는 그것이 ‘옛날 것’이 되어버린 사람들을 매우 전략적으로 target한 설교였다.
그런 이들에게… 문턱을 넘으라고, 그 역사적 사건이었던 부활의 주인인 예수와의 개인적인 만남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한 설교였다. (정말 훌륭한 message 였다!)

적어도,
내가 있었던 그 방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썰렁했다.
하다못해 설교중의 농담에도 반응이 별로 없었다.
그야말로 죽어 있었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정말 마음이 무거웠다.

왜…
이들에게 복음이 이렇게 죽은 이야기가 되어 버렸을까.

이런 모습이 비단 ‘미국교회’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만한 한국 교회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 될텐데… 아니 어쩌면 이미 그럴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복음으로부터 멀어져가는 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이 무척이나 가슴 아팠다.

그저 “우리가 하던” 대로…
예배당이나 잘 짓고, 예수 믿고 복받으라고 이야기나 하고, 헌금 거두어서 다시 예배당 짓고…
교인들이 뭔가 맥이 빠졌다 싶으면 특새나 돌려서 기강잡고…

민중의 아편이 되어버린 기독교가…
양식이 있는 사람들에게 매력이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영광스러운 부활의 아침…
그 부활의 주님을 따른다고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교회에서 조차…
그 부활의 영광을 소리높여 찬송하고 기뻐하지 못하는 현실이,
숨이막히도록 슬펐다.

그러나 더욱 슬픈 것은,
그런 현상을 바라보며 울지 않는 나 자신과…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이라 칭하는 이들의 모습이었다.